8월29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연수원에는 2019 삼성화재배 개막을 축하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선수와 관계자들 5백여명이 한 곳에 모였고 축제를 즐겼다.
32강 토너먼트는 30일부터 시작해 9월2일까지 쉼 없이 열렸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4일부터는 결승3번기 대결을 치른다.
매 라운드가 끝날 때 마다 탈락한 선수들은 집으로 돌아갔으며, 선수들을 응원하던 사람들도 하나 둘 짐을 쌌다. 연수원은 썰렁해졌고, 검토실은 텅 비었다.
가을 단풍이 시작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의 5일을 되돌아본다.
①5일간의 기록, 9단도 집 메우기는 어려워
②5일간의 기록, 같이 이기면 기쁨이 두 배
③5일간의 기록, 텅 빈 검토실
[8월29일 개막식]
비가 쏟아지던 8월29일. 개막식 전 진행된 프로암 행사에는 32강에 진출한 프로기사 15명과 아마추어 바둑팬 15명이 참여했다.
여자랭킹1위 최정은 김태훈 영화평론가에게 9점 지도기를 펼쳤다. 김태훈 평론가는 관전은 자주하지만 바둑은 아주 오랜만에 둬 본다고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프로암에 참석한 KBS해설위원 한준희. 한국랭킹1위 신진서에게 지도기를 받는 영광을 얻었다. 지도기를 받은 바둑판에 신진서가 사인을 하고 선물을 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신진서가 빨리 쉴 수 있도록 지도기를 빨리 끝냈고 전하며 "지난해 안국현 선수한테 지도기를 받았는데 안국현 선수가 결승까지 올라갔다. 이번에는 신진서 선수를 만났으니 최소 결승까지 오르지 않을까 싶다" 고 말했다.
지도기를 가장 먼저 끝낸 신진서가 휴대폰을 보고 있다. 신진서 옆에는 삼성화재 광고모델 정해인의 입간판이 눈에 띈다.
개막식 중에 펼쳐진 퓨전국악 공연.
두근두근 32강 대진추첨을 기다리는 선수들.
강력한 우승후보 신진서는 가오싱을, 박정환은 당이페이를 만났다. 중국랭킹1위 커제는 이영구와 대결한다.
만찬장에는 화려한 음식들이 개막식 주인공들을 기다리고 있다.
[8월30일 32강]
32강은 11시부터 시작됐다. 대회 시작 전부터 검토실에 모인 많은 사람들.
바둑국가대표 목진석 감독도 검토실에서 열심히 대국을 연구하고 있다.
바둑TV에서는 박정환과 당이페이 대국을 생중계했다. 생중계 도중 박정환의 모습을 가린 천야오예. 천야오예는 바로 옆 자리에서 한국여자랭킹1위 최정과 대국 중이었다.
먼저 바둑을 끝낸 박정환은 옆자리 최정과 천야오예 대국 결과에 관심을 보인다. 최정은 천야오예를 상대로 중반 내내 우세한 내용을 보여줬지만 불계패했다. 박정환은 당이페이에게 대역전승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절망적인 형세였지만 끝내기에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박정환과 당이페이가 계가를 할 때 기자실에서는 잠깐 웃음 꽃이 피었다. 한국룰에 익숙하지 않은 당이페이가 집을 세는데 어찌할 줄 몰라하는 손동작이 화면에 잡힌 것. 결과는 박정환의 반집승이다.
66세 서봉수의 16강 진출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서봉수가 중국 신예 궈신이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검토실은 술렁였다.
궈신이와의 대국에 대해서는 “비몽사몽 두었다. 시작부터 너무 난해해서 어려웠는데 운이 따른 것 같다”고 평하며 “대마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겼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고 말을 더했다.
승자 모두가 즐거웠던 시간. 대역전승한 박정환과 가장 마지막에 16강에 오른 강동윤, 승부가 즐거운 서봉수는 짧은 대화를 나눴다.
좀처럼 카메라 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박정환은 이날 만큼은 환하게 웃었다.
대진 추첨을 위해 모인 기사들. 박정환과 김지석이 휴대폰으로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랴오위안허(분홍색 남방)는 대국 후 숙소로 돌아가 옷을 갈아 입고 왔다.
한국은 32강에 10명이 출전해 6명이 승리했다. 16강 대진 추첨이 끝나고 단체 사진 촬영 시간. 차렷자세가 인상적인 신민준.
저녁 식사를 끝내고 다음날 있을 16강에 대비해 선수들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열정이 넘치는 선수들은 다시 검토실로 향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검토실에 모인 선수들과 동료들은 바둑 연구를 계속했다. 평소 젊은 기사들과 연구를 즐기는 서봉수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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