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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물

전혀 다른 두 원석이 반짝인 순간

이변 연출한 신예기사 김범서·조완규

2021-10-20 오후 12:41:19 입력 / 2021-10-20 오후 7:31:30 수정

될 성부른 떡잎을 골라내는 신예 대회가 연달아 열렸다. 각축을 벌인 결과 두 명의 싹을 발견했다. 떡잎부터 달랐던 프로기사들은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닌다.

2021년 하반기 눈여겨 볼 선수 두 명이 탄생했다.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변이 연출됐다. 포스트 신진서가 없다는 우려를 씻어내듯 2004년생 김범서는 이붕배 정상에 올랐고, 2001년생 조완규는 전자랜드배 정상에 올랐다.

 

 

▲2021년 하반기 신예대회에서 우승하며 화제를 몰고 온 조완규(왼쪽)와 김범서.



먼저 이슈몰이를 한 것은 이붕배 우승자 김범서. 강력한 우승후보 현유빈에게 완승하며 입단 3개월18일 만에 신예기전 정상에 올랐다. ‘신예기전 및 제한기전 최단기간 우승 기록’이다.  제한기전 최단기간 우승은 박정환(당시 2단)이 2007년 제6기 마스터즈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기록한 1년6개월.

이날 기록만 세우고 끝났다면 ‘김범서’ 이름은 박물관에만 전시됐을 지도 모른다. 우승한 뒤 가장 먼저 “송규상 사범님이 빌려준 옷이 생각난다”며 생글 미소 지어보였다. 원석이 씩씩하게 빛을 밝히는 순간이었다.

결승전에 입은 옷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생애 첫 결승 무대에 앞서 소화가 잘 되려고 선택한 점심 메뉴는 죽집에서 판매하는 비빔밥. 하얀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하필 고추장이 튀고 말았다. 급한 마음에 평소 잘 따랐던 규상이 형한테 SOS를 쳤다. 송규상은 김범서가 8강 올라갔을 때부터 결승에 올라가면 고마운 사람으로 꼭 말해달라고 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쯤 되면 제주도에 계신 부모님 반응도 궁금해진다.
“엄청 기뻐하셨어요. 우승하고 다음날이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생신 축하한다고 말해야했는데 그 점이 아쉬워요. 기록에 대해서는 대국 전에 잘 몰랐어요. 얼떨떨했는데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아서 실감 나더라고요”

 

 

 

▲2004년생 김범서. 2021년에 입단했다.



6일 뒤 또 하나의 샛별 조완규가 떠올랐다. 입단 3년차 조완규는 후원사시드를 받아 전자랜드배에 출전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은 신진서가 춘란배 결승 1국에서 탕웨이싱에게 역전승을 거둬 떠들썩했던 날이다. 조완규는 비교적 차분한 하루를 보냈다. 곁에서 한 결 같이 응원해주시는 부모님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 차분하지만 은은하게 원석이 반짝였다.

“시드를 주셔서 감사했지만 너무 강한 상대들이 많아서 그냥 열심히 두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더 기뻤고 특별 했어요”

결승전을 앞두고 평소처럼 공부를 했고 긴장은 하지 않았다. 금지우와 결승전은 중간에 좋지 않았지만 역전승했다. 130수 만에 끝난 단명국이었다. 4강이 고비였는데 오병우에게 승률이 1퍼센트까지 하락하는 최악의 위기가 있었지만 역전승한 것이 고비였다.

신예들에게 신예기사들만 출전하는 대회는 이름을 알리기에 좋은 기회다. 두 기사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생애 첫 우승으로 자신감도 생겼다.

조완규는 제한기전 초단기 우승자 김범서에게 “저는 입단하자마자 지기만 했는데 멋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1년생 조완규는 2019년에 입단.

 

 

#정반대 매력 ‘뿜뿜’

두 기사는 정반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조용한 목소리와 큰 표정 변화 없이 말하는 조완규는 대국 전에 긴장을 많이 해서 속이 좋지 않을 때가 많다. 오랫동안 대국하다 보면 힘들다는 느낌을 받아 작년부터 헬스장에 다닌다.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 등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게임은 일시적으로 하는 것일 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다시 이기는 것 밖에 없다.

아버지가 스타크래프트 하는 것을 봤다는 김범서에게 ‘컴퓨터 게임의 바둑이라고 보면 된다. 지면 엄청 열 받는다’고 조완규가 덧붙이니 고개를 끄덕인다.

씩씩한 목소리와 활동적인 표정의 김범서는 바둑을 두다 보면 오히려 긴장이 풀린다. 바둑 두는 것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즘은 관전도 재밌고 두는 것도 재밌다.

승부욕이 강한 김범서는 승부에서 지면 울면서 괴로워했지만 스스로에게 손해인 것 같아서 요즘은 져도 덤덤해지려고 한다. 친구들과 카트라이더 게임을 하기도 하고 축구를 즐겨한다. 스트레스 푸는 데는 운동이 딱이다.

두 기사는 게임이 바둑보다, 축구가 바둑보다 자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풍과 평소 생활도 다르다.

전투를 싫어하고 안정적이고 실리를 좋아하는 편인 조완규는 대부분을 집에서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공부 좀 하다가 운동하러 가요. 도장에 가기도 하고요. 집에서 사활 풀거나 인공지능이랑 사람이 둔 바둑 보는 걸 좋아해요. 제가 두면 너무 괴로워서 분석하는 것이 더 좋더라고요”

인터넷 대국도 아예 하지 않다가 최근에 조금씩 두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두면 속기에 익숙해질 것 같고 머리가 아프기도 한 것이 이유다.

김범서는 실리를 좋아하며 쉽게쉽게 두는 편인데, 상대가 싸움 걸면 마다하지는 않는다.

9월에 바둑국가대표 청소년 대표팀에 뽑혀서 훨씬 바빠졌다. 대표팀 훈련 전에는 도장 생활을 했는데 지금은 180도 달라진 생활에 적응하려고 한다.

국가대표팀에서 많은 훈련을 하고 있는 김범서는 인터뷰 당일에도 강동윤에게 한 수 지도를 받고 왔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국을 자주하며, 인공지능으로 자신의 바둑을 놓아보면서 공부하는 중이다.

두 기사가 공통점이 있긴 하다. 입단 전에 모두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 출전할 기회를 얻어 각국의 선수들과 대국을 했다는 점이다. 김범서는 2016년 12세에 역대 최연소 선수로, 조완규는 2018년 18세였다.

‘중국 선수한테 지고 광탈했던 것’만 기억나는 조완규와 달리 김범서는 ‘프로 대회는 처음 출전이라서 재밌었다. 방송 대국이어서 긴장을 하긴 했는데 두면서 긴장이 풀렸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중국과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면서 신예 기사의 발굴과 빠른 성장이 요구되고 있다. 두 기사에게 가장 자극이 되는 선수와 대국하고 싶은 선수에 대해서 물었다.

조완규는 국내에서는 이창석을 따라잡고 싶고 세계무대에서는 양딩신과 커제와의 대결을 꿈꾼다. 바둑리그에 나가고 싶고 열심히 해서 바둑이 더욱 세지는 것이 목표다.

비슷한 또래 왕싱하오와의 대결을 꿈꾸고 있는 김범서는 문민종을 뛰어 넘는 것을 단기 목표로 꼽았다.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가 되고 싶다.

같은 시기에 탄생한 빛나는 원석들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조완규가 3살 동생 김범서에게 전했다.
“나 보다 커리어가 좋은 것 같다. 이붕배 결승이 방송 대국이기고 했고, 큰 승부였는데 훌륭한 대국을 했다. 한국바둑의 미래의 힘을 느꼈고, 더 열심히 해서 세계대회 우승도 하는 기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범서도 조완규에게 말했다.
“형, 우승 축하해. 앞으로 둘 다 열심히 성장해서 다른 대회 결승에서 만나자”

전혀 다른 원석이 각자의 매력으로 반짝였다.
씩씩하게, 은은하게.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원석이 보석이 되는 과정을 기대해본다.

 

 

※정통바둑매거진 월간바둑에 타이젬 정연주 기자가 기고한 '전혀 다른 두 원석이 반짝인 순간'을 옮겨왔습니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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