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신라면배
커제, SNS통해 시간패에 대한 입장 내놓았으나…
커제 '현장에서는 아무도 나를 도와 이의제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주장
2024-09-09 오전 10:53:14 입력 / 2024-09-09 오전 11:29:13 수정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3국에서 시간패를 당한 커제가 SNS에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신의 심경을 밝혔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7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농심 백산수 공장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3국에서 김명훈이 중국의 커제에게 시간승을 거뒀다.
당시 이 대국을 생중계하던 바둑TV에 나타난 AI의 형세 판단은 167수가 진행된 상황에서 백번의 커제가 5.7집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계시기가 초읽기 "아홉"을 넘겨 곧 "열"을 부를 것 같은 타이밍에 착수하고 수차례 계시기를 눌렀지만 결국 시간패로 됐다. 관계자가 다가가 계시기를 확인하는 하자 상황을 인식한 듯 커제는 자신의 뺨을 한 차례 때리며 자책했다.
이후 관계자들이 계시기를 점검한 끝에 이상이 없었고 영상을 확인한 결과 커제의 착수가 늦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간발의 차이로 시간패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커제는 한국의 설현준과 일본의 히로세유이치를 꺾고 김명훈을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대국 국면 형세도 유리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자 중국 바둑팬들은 분노했다.
중국 네티즌은 "커제는 이번 3판의 대국에서 각종 실수를 범했는데 결국 시간패까지 나왔다", "우세한 국면에서 끝내기도 복잡하지 않았는데 시간패라니. 제멋대로라도 이렇게 제멋대로일 수는 없다. 이는 전체의 명예와 관련된 일로 조작 대국이 의심된다. 엄중하게 조사하고 국가대표에서 퇴출하여 영원히 다시 부르지 말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간단한 끝내기에서도 시간패가 나온다, 승복해라"라고 했으며, "국가대표라고 웃기지 않은가? 계시기 누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런 상황이 연달아 발생했다. 코칭 스텝은 무슨 훈련을 한 것인가?"라고 비판하는 이도 나왔다.
그 외 "3연승 후 어떻게 인터뷰할까 생각하다가 갑자기 시간패가 된 것을 알았다", "은퇴하고 조용히 인터넷 인플루언서가 돼라. 그러나 바둑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그가 인플루언서가 될 자격이 있었을까?", "커제는 바둑이 안 맞는다, 직접 식당 사장님이라 해라"는 등의 조롱도 나왔다.
이에 커제는 대국이 끝난 날 7일 저녁 10시 넘어서 iphone 15Pro Max를 통해 SNS에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저는 결코 인정하지 않았으며, 경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 이의제기를했지만 결과는 변경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현장 상황이 그들이 줄곧 시계를 점검하면서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는지 테스트해 보니 시계는 문제없다고 나에게 결과를 알렸다. 그런 후 나에게 한국의 TV 영상을 보여주며 그냥 안 눌렀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당시 아주 이상했다. 현장에서는 아무도 나를 도와 이의제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그들이 모두 확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쉬움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 대단히 죄송하다.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바둑을 두다가 처음으로 시간 초과를 당했는데 교훈으로 삼기를 바란다"
커제의 해명이 나온 이후 중국 바둑팬들의 반응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중국 네티즌은 "계시기를 건드린 것과 누른 것을 혼돈해서는 안된다, 계시기를 눌러야 비로소 되는 것이다", "꼭 1초를 남겨두고 계시기를 눌러야 했는가? 교훈에는 학비가 필요하다", "열을 불렀는데 계시기 누르면 무슨 소용이냐?", "(영상은) 여러 번 봤는데 열 소리가 난 후 계시기를 눌렀으니 억울할 것 없다", "기사는 신중해야 한다. 마지막 1~2초를 누고 계시기를 누르지 말고57초 쯤에 누르면 안 되나, 좋지 않은 습관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커제를 나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커제는 이번 대회에서 수준 높은 플에이를 했다. 일부 사람의 평론이 왜 이렇게 악의적이냐?", "내가 보기엔 아홉에 계시기를 눌렀는데 계시기 문제인 것 같다", "한국에서 계시기를 조작한 것 아니냐"라는 등 두둔하는 소수의 의견과 억지 주장도 있었다.
▲[현장 영상] 제26회 농심신라면배 1차전 3국, 커제가 김명훈에게 시간패 후 비디오 판독 결과를 확인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