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씨배
이치리키료 '응씨배 우승' 19년 만에 일본바둑 역사 썼다
결승5번기에서 셰커에게 3대0으로 승리
2024-09-08 오후 8:17:11 입력 / 2024-09-09 오전 8:34:01 수정
▲일본 바둑의 역사를 새로 쓴 1997년생 이치리키료. 응씨배에서 우승하며 일본에 19년 만에 우승컵을 안겼다.
이치리키료가 응씨배 우승을 차지하며 19년 만에 일본에 우승컵을 안겼다.
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결승5번기 3국에서 이치리키료가 셰커에게 237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이치리키료는 결승5번기 중 1,2국에게 승리해 유리한 입장에서 3국을 맞았다. 대국은 시종일관 치열했고, 10시 30분에 시작한 대국은 19시 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결승5번기 3국에서 이치리키료가 셰커에게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3대0으로 우승했다.
유튜브 채널 ‘타이젬TV'에서 이 대국을 해설한 최철한 프로는 “치열했던 하변 전투가 마무리 되고 점심시간이 됐다. 점심 식사 후에 둔 셰커의 중앙의 첫 번째 수가 위험한 수로 이때부터 그래프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치리키료가 정확한 수로 대응하며 셰커의 고생길이 시작됐다. 하지만 좌변에서 어려운 장면이 나왔고 이치리키료가 하변 수상전에서 지면서 그래프가 셰커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셰커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좌변에 눈을 돌리면서 이해할 수 없는 착각의 수를 두면서 사실상 대국이 끝이 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이치리키료는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통했다. 게다가 일본에 19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컵을 안기며 일본 1인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일본은 2005년 장쉬가 LG배에서 위빈을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 19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이다. 일본은 공개 해설장에 100여명이 넘는 팬들이 찾았고, 대국이 이뤄진 상하이 현지에는 일본 주요 매체 기자들이 취재를 나서기도 했다.
▲일본 1인자 이치리키료. '왕위안쥔-투샤오위-류위항-쉬자양-커제-셰커'를 잡았다.
우승한 이치리키료는 소감에 대해서 “세계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의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 상황을 타파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 “우승을 하게 돼 안심이고 트로피를 들고서야 실감이 난다. 뿌듯함은 있지만 앞으로 다른 세계대회에서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며 말했다.
이치리키료는 일본 기성 타이틀을 3년간 유지하고 있으며, 천원 본인방 아함동산배 등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1인자다. 결승 무대 전 셰커에게는 4연패 중이었으나 3연승하며 상대전적도 3승4패로 격차가 줄었다.
중국랭킹13위 셰커는 전기 대회 결승에서 신진서에게 0대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이치리키료에게 0대3으로 패하며 2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문 셰커. '김진휘-원성진-쉬하오훙'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응창기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은 ‘전만법(塡滿法)’의 방식으로 계가가 이뤄지는데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 반)이다. 이번 대회 총 상금은 68만 9200달러이며, 우승 40만달러, 준우승 10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56강 탈락자는 800달러, 28강 탈락자는 1200달러, 16강 탈락자는 5000달러, 8강전 탈락자는 1만5000달러, 준결승전 탈락자는 2만5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응씨배는 응씨바둑규칙(전만법)을 적용하여 덤8점(빅 흑승), 기본 대국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벌점제(20분 3회), 준결승전은 2시간 30분, 벌점제(25분 3회), 결승5번기는 각자 3시간 30분, 벌점제(35분 3회)로 진행되며, 매 대국 돌가리기를 하여 맞힌 자가 흑백 선택권을 갖는다.
▲[현장영상] 이치리키료는 대국 전 “2번의 대국에서 승리하고 자신감이 생겨서 일본 국내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었다. 평소대로 눈앞의 대국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셰커는 “이틀 전에 한마디 말을 배웠는데 ‘성공은 확실하지 않지만 옳은 일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번 대회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철한 프로가 설명하는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결승5번기 3국 '이치리키료-셰커' 대국 하이라이트. 유튜브 채널 ‘타이젬TV'에서는 최철한 프로가 8시간 30분 동안 라이브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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