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강사 양성에 중점 둔 '바둑학과' 개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바둑학과 유승엽 전임교수 인터뷰
2024-09-17 오전 11:15:57 입력 / 2024-09-20 오후 1:56:31 수정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에 바둑학과가 개설됐다. 명지대 바둑학과가 폐과(廢科) 수순을 밟고 있던 상황에서 희소식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10대 총장을 지낸 이민우(80) 이사가 바둑학과 창설 산파역을 맡았다. 대한바둑협회 이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통화에서 “바둑은 동양 최고의 문화 유산이자 대표적인 마인드 스포츠”라며 “우리 대학이 그 가치 선양에 앞장서게 돼 큰 영광”이라고 했다.] 고 바둑학과 설립 배경에 대해서 전했다.
정원 30명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며 바둑학과를 이끌어갈 전임 교수는 유승엽(58) 씨가 선임됐다.
유승엽 교수와 25년부터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에 개설될 바둑학과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바둑학과를 이끌어갈 전임 교수는 유승엽(58) 씨.
"명지대 바둑학과가 바로 폐과가 된 것은 아니다. 이번에 신입생을 모집 못하게 되면서 결국 몇 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다. 초창기부터 바둑학과에서 강의를 많이 했던 사람으로 안타깝다. 이번에 바둑학과가 생기면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은 예전부터 바둑이 문화예술 쪽으로 적절하고 온라인 학습도 활용이 가능한 학과라고 생각을 해서 개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명지대 바둑학과 폐과 소식이 들려오고, 바둑학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던 학생들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서두르자는 마음으로 학과를 신속하게 개설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홈페이지에 안내된 바둑학과 개설 소식.
디지털대학은 1997년에 개교한 학교로 대면과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 사이버대학교가 많이 있는데, 문화와 예술 쪽으로만 학과가 있는 학교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이 유일하다. 20년이 좀 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며 오직 문화예술 관련 학과들만 만들고 있다."
바둑학과는 12월부터 25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1월 안에 교육과정을 수립해야 해서 빠듯한 일정이다. 내년 3월에 학기가 시작되는데 준비는 어느 정도 됐을까.
"첫 번째로 4년간의 커리큘럼을 짜고 있는 중이다. 명지대 바둑학과를 처음 만드신 정수현 교수님과 긴밀하게 협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제가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분야는 ‘바둑 교수법 정착’이다. 강사를 많이 양성할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 추세에 있는 인공지능 바둑도 빠뜨릴 수 없다."
▲유승엽 교수는 '바둑강사 양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많은 학문 중에 ‘바둑 강사 양성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바둑인구의 감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에 방과후 바둑교실이 생긴지 20년이 훨씬 넘었다. 지금까지 초등학교에서 바둑을 배운 학생들이 굉장이 많다. 그 초등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모두 다 바둑을 두고 있다면 바둑인구는 줄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바둑인구로 남은 비율은 1%가 안 된다. 초등학교 때 몇 달 배우고, 기력이 낮은 상태로 바둑을 그만 뒀으니 어딘가에서 바둑을 둘 수 없을 것이다.
저도 방과후 강사를 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는 사람 중의 한 명인데, 제대로 못 가르쳤으니까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강사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 좋은 강사들이 많이 나와서 초등학교 때 바둑을 배웠던 친구들이 제대로 바둑 인구로 남기를 바라는 측면이 강하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홈페이지에 안내된 바둑학과 교과 과정.
바둑강사는 초등학교에 몰려있는데 성인이 바둑을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시니어 맞춤 강사도 필요하다는 설명도 더했다. 또한 졸업 후에 바둑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업무를 했을 때 이질감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실무 위주의 교육에 집중할 생각이다.
바둑학과를 목표로 두고 있던 학생들 및 바둑 유학생들에게 희소식으로 홍보도 그만큼 중요해 보인다.
"어려서부터 바둑을 접한 사람들이 바둑학과에 올 거라고 생각을 한다. 입단을 못해서 바둑에서 멀어진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꼭 프로기사만이 바둑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전문가를 양성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바둑 전문가들이 많아지면 바둑 산업도 커지고, 그러면서 바둑계가 좀 더 풍성해지면 점차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바둑 발전의 주역이 되고 싶다' 하는 사람을 모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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