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정봉수 회장, '행정의 투명성과 예산의 투명성 제일 중요'
바둑 보급 전진기지의 시군구바둑협회 설립 정책 지원 강조
2023-10-15 오전 10:35:20 입력 / 2023-10-15 오후 1:32:04 수정
▲제9대 대한바둑협회 정봉수 회장의 인터뷰 모습.
지난 9월 28일 제9대 대한바둑협회 회장 보궐선거에 (주)아덱스 정봉수 회장이 단독 출마하면서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앞둔 지난 11일, 정봉수 대한바둑협회 회장 당선자를 일산에 있는 그의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의 말투에서는 산적한 협회의 과제와 운영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넘쳐 보였다.
Q. 간단하게 먼저 대한바둑협회의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는데 소감부터 한 말씀 하시면?
대한민국 바둑인들을 대표해 제 능력 이상의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협회가 큰 혼란 시기를 거치고 보궐로 당선된 회장으로서 그동안에 잘못된 어떤 관행이나 협회가 바둑인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했던 부분들을 빨리 잡아서 바둑인들의 사랑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Q. 보궐선거로 당선되셔서 짧으면 짧고 또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임기 동안 협회를 이끌게 됐는데 현재 대한바둑협회에 산적한 일도 많이 쌓여 있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것과 또 하고 싶은 것 각각 하나씩 말씀해 주세요.
앞으로 1년 남짓 단기 회장으로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전국체전 배점을 상향시키는 일을 중점과세로 삼겠다. 그리고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바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디비전사업의 승강제 등 이 세 가지는 제 임기 동안 꼭 성취해 보고 싶은 과업이다. 그리고 17개 시도와 우리 140여 개 시군바둑협회의 활성화에 대한바둑협회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 바둑 보급에 힘쓰도록 하겠다.
Q. 바둑 보급 관련에 있어서 어떤 구체적인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제가 경기도협회장을 하면서 그리고 시군구 협회장들을 만나보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 전국의 시군구 바둑협회가 활성화되고 시군구바둑협회가 없는 곳은 새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에는 협회가 다 있지만 바둑 보급의 토양이라고 할 수 있는 시군구바둑협회가 없는 곳은 많다. 그런 곳에 협회가 생기는 것이 곧 바둑 보급이고 이런 시군구 협회들이 바둑 보급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에서 행정적인 노력과 지원을 빨리 만들어 나가겠다.
Q. 내셔날바둑리그 정상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아마추어 바둑리그 KBF는 아픈 손가락이다. 우리 KBF 선수들이 바둑리그를 통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KBF 선수들은 자주 이적하지 말고 그 시도에 애정을 갖고 그 시도의 대표선수라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활동해 주길 바란다. 중앙에서도 이런 선수들에게 더욱 좋은 환경 속에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 노력을 뒷받침하겠다.
Q. 제8,9대 경기도바둑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인상 깊었던 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가요?
가장 뜻깊은 것은 우리 경기도바둑협회에서 생활체전 정식 종목으로 들어갔다. 이에 경기도의 각 시군 협회들이 행정적인 지원을 많이 받게 한 것이 참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최초로 동호인 리그전을 개최해 우리 바둑 동호인들에게 행복의 장을 열어준 것도 큰 보람이었다고 생각한다.
Q.바둑하고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소개해 주세요.
초등학교 때 아버님이 서울에서 기원을 하셨다. 그때 어깨 너머로 바둑을 배웠다. 그리고 우리 작은아버님도 바둑판(장기판) 사업을 하셔서 어떻게 보면 저도 바둑인 가족의 한 사람이다. 최근에 바둑이 크게 늘었는데 바둑TV 방송에서 한종진 프로기사회장에게 한 수 배우면서 좀 모양 있는 바둑을 둬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바둑을 많이 뒀다. 기력은 타이젬바둑으로 4단 둔다
Q. 대한바둑협회가 어수선한 가운데 이번에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1,은1, 동1의 메달을 힉득했는데 이번 성적에 대해서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굉장히 기쁘다. 비록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싹쓸이한 것에 비해서 좀 아쉬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의 꿈과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서 우리 선수단에게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바둑이라는 게임의 매력은 어디 있다고 생각하세요?
너무 많다. 딱 하나 말씀드리면 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바둑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저도 사업을 20년 넘게 해오면서 느꼈던 게 뭐냐면 사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통찰력이라고 생각한다. 통찰력이 뭐냐면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어떤 비즈니스가 향후 5년~10년 후에 어떤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를 볼 수 있는 게 통찰력인데 바둑을 두면 한 수 한 수에 내 미래가 담겨 있다.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없으면 바둑판이 잘 짜여지지 않듯이 바둑을 두면서 통찰력을 굉장히 얻었던 것 같다.
Q. 바둑계의 수장을 맡기 전에 개인 사업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관련 사업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면?
20년간 아크릴 사업을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현재 넘버 1,2위 정도 위치에 저희 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신규 사업으로는 야외 운동기구, 반도체 소재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Q. 대한바둑협회가 바람 잘 날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그동안 주변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오셨고 또 이제 중앙의 신임 회장으로서는 어떻게 그것을 바꿔나가고 싶은지?
대한바둑협회는 행정의 투명성과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선행되면 신뢰를 얻게 되고 이런 신뢰 바탕 속에서 예산 등이 바둑 보급에 실질적으로 잘 쓰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보기에 이전에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원래 정부 예산은 대한바둑협회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국민들한테 널리 바둑을 보급하고 국민들의 건전한 여가 문화 선용에 쓰라고 해서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 정부 예산을 사용함에 있어서 제 임기 중에는 그와 관련된 논쟁은 없도록 투명하게 하겠다.
Q. 대한체육회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은 후 첫 공식 행사가 전국체전이 될 것 같은데 거기서 거기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바둑인이 주인이 되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싶다. 바둑인들이 진정한 협회의 주인이다. 저희는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다.
Q. 많은 협회가 그렇듯이 대한바둑협회도 재정자립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데 이를 위한 정책적인 방안이나 구상이 있으신지요?
대부분의 협회들이 협회장의 재정적인 기부 형식에 많이 의존해 왔는데 지금은 어떤 종목이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분명히 사업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는 아주 중요한 문제로 앞으로 바둑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으로 여러 의견을 청취해 중지를 모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겠다. 구체적인 어떤 사업 계획들은 제가 차후 이렇게 말씀드리는 그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기원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해 나갈 계획인가?
우리가 역사적으로 잘되는 기업들을 보면 누군가의 희생이 꼭 따른다. 미래를 예지하는 통찰력을 가지고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합심해야 우리 바둑이 정말 발전할 수 있다. 정말 우리 시대가 아닌 바둑의 내일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그 마음 자세가 열려 있어야 협상도 되고 화합도 되고 사업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어떤 이해관계를 다 떠나서 한국 바둑의 내일을 위해서 정말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자기 것을 내려놓고 그런 장을 한번 만들기를 저는 간절히 원한다.
Q. 바둑을 좋아하시니까 좋아하는 프로기사도 있을 것 같은데?
네, 서봉수 기사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예전에 유행처럼 일본에서 바둑을 배우고 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그분의 바둑은 한국에서 잡초 바둑으로 정상급까지 간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인생의 그 어떤 비주류로 살다가 언제든지 저런 노력을 통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정봉수 회장은 "바둑이라는 게임의 매력은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라고 말했다.
▲신임 정봉수 회장은 "대한바둑협회는 행정의 투명성과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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