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1국에서 패했던 설현준이 반격에 나서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설현준이 결승1국의 패배를 설욕하며 반격에 나섰다. 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위치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3번기 2국에서 4회 대회 준우승자 랭킹 6위 설현준(1999년생)이 6회 대회 준우승자인 랭킹 17위 박건호(1998년생)를 맞아 253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설현준의 흑번으로 시작된 이날 대국에서 초반 박건호가 발빠른 행마로 이득을 보면서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중반 박건호가 백112의 악수를 두면서 국면은 순식간에 미세해 졌고, 이후 박건호가 백148, 백150의 실착을 범하면서 승부는 설현준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박건호가 추격전을 펼치며 격차를 좁혀나갔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 결국 253수만에 박건호가 돌을 거뒀다.

승리를 거둔 설현준은 종국 후 인터뷰에서 "초반부터 계속 만만치않다고 봤는데 그런 흐름으로 가다가 제가 우상귀에서 두 점을 잡으면서 확실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흔들리기는 했지만 차이가 커서 잘 마무리했던 것 같다"라고 총평했다.

결승3국을 앞두고 설현준은 "사실 결승1국에서 무기력하게 눈뜨고 졌는데 내용이 안 좋아서 포기했는데 그래도 오늘 어렵게 이겼으니까 재미있게 열심히 싸워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전기 대회 준우승자인 박건호는 이번 대회에서 김승구, 이재성, 김은지, 송규상을 연파하고 결승전에 올랐으며, 후원사 시드를 받아 본선부터 출전한 설현준은 원제훈, 기민찬, 이연, 문민종을 꺾고 결승전에 제4회 대회에 이어 다시한번 결승 무대를 밟았다.

설현준은 이날의 승리로 박건호와의 상대전적에서 6승 9패로 격차를 좁혔다. 

여섯번째 크라운해태배 우승컵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결승3국 최종국은 7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2023 크라운해태배는 만 25세 이하(1998년 이후 출생) 프로기사 74명(남자 70명, 여자 24명)이 출전해 지난해 11월 예선을 치렀다. 예선을 통과한 28명(남자조 21명, 여자조 7명)은 전기 준우승자 박건호와 후원사 시드를 받은 박하민, 김은지, 설현준과 함께 32강 토너먼트로 벌여 결승 진출자를 가렸다. 

크라운해태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23 크라운해태배는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지며 우승상금은 3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1200만 원이다. 결승3번기는 바둑TV와 유튜브, 네이버 스포츠에서 생중계된다.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3번기 2국에서 박건호(좌)과 설현준의 대국 모습.

▲전기 대회 준우승자 박건호가 결승2국에서 패하면서 1-1 동점이 됐다.

▲승자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설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