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중국바둑대기사전 우승을 차지한 리쉬안하오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리쉬안하오가 대기사전 우승을 차지했다. 24일, 중국 선전에 위치한 선전바오안1990문화관에서 열린 2024중국바둑대기사전 결승전에서 리쉬안하오(1995년생)가 전기 우승자 양카이원(1997년생)를 맞아 258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대국에서 리쉬안하오는 초반부터 미세하게 유리한 국면을 이어가다 중반 양카이원의 흑101 악수를 놓치지 않고 공략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어 양카이원이 흑117, 흑125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리쉬안하오는 격차를 벌려갔으며 AI는 88% 리쉬안하오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후 양카이원이 추격전을 펼쳤으나 판세를 뒤집지는 못하고 결국 258수만에 돌을 거두면서 리쉬안하오의 대회 첫 우승이 완성됐다.

이번 우승으로 리쉬안하오는 개인 프로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리쉬안하오는 "초반은 양쪽이 비슷했으며 대략 40수 정도는 거의 AI 추천수였다. 이후 한 전투에서 변화가 시작됐고, 제가 상대의 마늘모를 보지못해 실전에서 손해를 좀 본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줄곧 팽팽했고 중반까지 큰 차이가 없었다. 후반에 상대가 두 번 실수한 이후에야 제가 조금 앞서가기 시작했고 비교적 운이 좋았던 것같다"라고 총평했다.

이어 현재 자신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며 최근 기풍과 기력 모두 예전보다 많이 향상된 것 같다는 평가에 리쉬안하오는 "그렇지 않다. 이번 대회에서 두세 판 정도는 확실히 잘 두었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선전에 오기 전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전에 두 번의 국내 대회와 갑조리그에서도 졌다. 그래서 이번에 우승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본선1회전에서 14강전을 벌여 7명이 본선2회전에 진출한 뒤 전기 우승자 양카이원을 포함해 8강전을 진행했다. 리쉬안하오는 셰커, 쉬자양, 미위팅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에 올랐으며, 양카이원은 류치펑, 판팅위을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리쉬안하오는 2024년 들어 몽백합배와 왕중왕전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고, 실시간 랭킹에서 양딩신을 제치고 다시 랭킹 1위에 올랐다. 양카이원은 대기사전 제2회 때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했고, 제3회 대회에서는 재도전 끝에 우승을 차지해 '대기사'로 등극했다. 양카이원의 생애 첫 우승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총 13번 맞붙어 리쉬안하오가 10승 3패로 앞선 상황에서 이날 결승전에서 만났다.

올해부터 선수권전으로 바뀐 대기사전은 제1회 대회 때 딩하오가 구쯔하오를 1-0으로 꺾고 초대 우승을 차지했으며, 제2회 대회 때는 딩하오가 도전자 미위팅을 2-0으로 누르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3회 때는 도전자 양카이원이 딩하오에 도전해 승리를 거두면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위기협회와 선전시바오안취 인민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중국바둑대기사전은 각자 제한시간 2시간, 60초 초읽기 5회로 진행되며, 우승상금 50만위안(한화 약 9100만원), 준우승상금 20만위안, 4강 탈락자는 2만4000위안, 8강 탈락자는 1만위안, 14강전 탈락자는 6000위안 등의 상금이 주어진다.

▲2024중국바둑대기사전 결승전에서 양카이원(좌)과 리쉬안하오가 대국하고 있는 모습. 이 대국에서 리쉬안하오가 승리를 하면서 실시간 랭킹에서 양딩신을 제치고 다시 랭킹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