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란배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변상일(좌)과 중국의 리쉬안하오.

국내랭킹 3위 변상일(26)이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제14회 춘란(春蘭)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결승3번기가 17일부터 중국 충칭(重慶)에서 열린다.

변상일의 결승 상대는 중국랭킹 5위 리쉬안하오(李軒豪ㆍ28)다. 결승이 열리는 충칭은 리쉬안하오의 고향이기도 해서 변상일은 원정 경기로 춘란배 우승컵 사냥에 나서게 됐다.

17일 결승1국에 이어 19일 2국이 열리며, 1-1 동률이 되면 20일 최종국을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변상일은 지난해 12월 온라인으로 열린 4강에서 중국의 탕웨이싱에게 대역전승을 거두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2년 입단한 변상일은 국수산맥(국제), 크라운해태배 우승 등으로 6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진출은 입단 11년 만에 춘란배가 처음이다. 지난해 삼성화재배와 2020년 LG배 4강에서는 각각 최정과 커제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변상일과 우승컵을 다툴 리쉬안하오 역시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경력은 아직 없다. 2008년 입단한 리쉬안하오는 2012년 리광(理光)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2014년 전국개인전, 지난해 왕중왕(王中王)전과 란커(爛柯)배 등에서 우승했지만 세계대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3월에는 커제을 제치고 입단 후 첫 중국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메이저 세계대회 최고 기록은 2017년 3회 몽백합배 4강 진출 한 차례밖에 없었는데 이번 춘란배 결승 진출로 본인의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에게 승리하며 결승행을 확정지어 주목을 받았다. 리쉬안하오는 이 바둑에서 인공지능(AI) 일치률 85%에 달하는 경이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다. 이 대회 8강에서 리쉬안하오에게 패한 양딩신은 신진서과의 4강전을 지켜본 후 리쉬안하오의 치팅 의혹을 제기해 중국 바둑계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변상일과 리쉬안하오의 통산 전적은 1승 3패로 변상일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중국행 비행기 트랩에 오르는 변상일은 “춘란배 결승을 앞두고 신진서ㆍ박정환 등 정상급 기사들과 실전을 벌이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리쉬안하오에게 3연패 중인데 3차례 모두 힘 한 번 쓰지 못했던 완패였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중국바둑협회가 주최하고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제14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30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 주어지며 우승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 9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약 6300만 원)다.

전기 대회 결승에서는 신진서이 중국의 탕웨이싱에게 2-0으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는 한국이 7회 우승했고 주최국 중국이 5회, 일본이 1회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