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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물

바둑으로 노래한 '남녀의 사랑, 시작부터 헤어짐까지'

바둑 앨범 발매한 작곡가 '그네'

2020-08-04 오전 10:47:06 입력 / 2020-08-04 오전 11:31:58 수정

프로기사들이 음원을 낸 것은 여러 차례 있었다. 1996년 9월 노영하 '바둑은 내 청춘', 유병호 '바둑은 나의 인생' 이라는 곡을 발매한 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다케미야 마사키가 ‘백로와 까마귀의 러브게임’이라는 싱글앨범을 낸 적도 있다.

2014년에는 프로기사 6인이 타이젬과 합작해 ‘특별한 겨울’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는데, 이 앨범에는 목진석, 조한승, 한종진, 안조영, 한해원, 김효정 등이 참여했다.

프로기사들이 바둑관련 음원을 낸 것은 여러 번인데 얼마 전 바둑을 전혀 모르는 아티스트가 ‘바둑’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다.  놀라운 것은 6개의 노래가 ‘착수, 수싸움, 초읽기, 화점, 불계패, 복기’로 모두 바둑 용어다.

바둑앨범의 작곡, 작사를 맡은 아티스트 ‘그네’와 대화를 나눠봤다.

 

 


▲'바둑' 앨범을 발매한 작곡가 그네. 앨범에 수록된 곡의 제목 모두가 바둑 용어다.



Q. 바둑 팬들 중에 '그네'님을 모르시는 분들이 꽤 계실 텐데,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A. 1인 프로젝트 '그네'라는 그룹에서 작사, 작곡, 피아노 연주를 맡고 있는 양경모라고 한다.

 

 

Q. 그네라는 이름이 굉장히 독특한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A. 제가 예전에 처음 썼던 곡 제목이 그네였다. ‘너는 내가 아무리 밀어내도 다시 돌아온다'라는 가사가 있다, 그네라는 어감도 좋고, 두 글자기도 해서 그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됐다.

 

 

Q. 음반 이름이 ‘바둑’ 이라는 것이 인상 깊다. ‘바둑’을 모티브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카페에서 단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야지 했던 날도 아니었고 정말 그냥 가만히 있었던 날인데 문득 생각이 났다. 바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하나의 미니앨범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을 했다.

 

 

Q. 바둑 한판을 표현해주셨는데, ‘바둑전문가’ 같아 보인다.
A. 제가 바둑에 대해서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둘 줄 알았다면 이 앨범이 더 다채로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는 정말 바둑의 '바'자도 알지 못하고 흰 돌, 검은 돌, 중앙에 천원 그런 것 정도만 아는 사람이다.

 

 

▲토이라는 아티스트를 굉장히 좋아해서 '언젠가는 나도 작곡가 중심의 앨범을 만드는 아티스트가 돼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게 됐다.

 

 

Q. 바둑을 모르니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다. 누군가의 조언을 받기도 했는지.
A. 조언은 없었다(웃음). 검색을 통해서 블로그를 많이 참고를 했던 것 같다. 제가 원했던 것은 단어의 뜻이었고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잘 몰랐다. 제목을 지을 때 많이 참고했던 것 같다.

 

 

Q. 바둑이 주제로 떠오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바둑에 대한 선입견도 있을 수 있을 텐데.
알파고-이세돌, 드라마 미생 등을 접했기 때문에 바둑은 좋은 이미지였다. 바둑 규칙 등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지만 일상에서 많이 이용하는 바둑용어들도 좋았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화점 정석이 뭔지 궁금해졌다.(웃음)

 

 

Q. 주변 반응은 어떤가.
A. 음악을 업으로 삼고 계시는 분들에게서는 꽤 긍정적인 반응이었던 것 같다. 제 스스로도 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대중적인 부분을 봤을 때는 약간 ‘제가 생각했던 기대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고 판단했다.

 

 

Q. 여섯 개의 음원이 한 편의 드라마같이, 영화 보는 느낌이 들던데 그것도 의도한 것인가.
A. 그렇다. 완벽히 트랙 순서부터 제목까지 다 의도를 했다.

 

 


▲'바둑' 앨범에는 착수, 수싸움, 초읽기, 화점, 불계패, 복기 등 6개의 곡이 담겨있다.

 

 

Q. 6개의 음원(착수, 수싸움, 초읽기, 화점, 불계패, 복기)에 대해서 차례로 설명을 부탁 한다.
A. 이 앨범은 하나의 대주제를 가지고 소주제로 풀어낸 앨범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시작부터 헤어짐까지 표현했다.

1번 트랙인 착수는 사전적 의미를 찾았을 때 ‘돌을 두다’였다. 저는 그것을 마음을 두다라는 식으로 해석을 했다. 2번 트랙 수싸움은 남녀가 처음 알아갈 때 ‘내가 얘를 좋아하는 건지, 쟤가 나를 좋아하는 건지’ 등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런 묘한 밀고 당김, 그런 것들을 표현한 게 수 싸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초읽기는 그 마음이 계속 익어가는 단계, 어떤 시간의 흐름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타이틀 곡인 4번 트랙 화점은 ‘바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화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바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아홉 개의 점을 바둑에서 잃어버리면 게임의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것들을 다 잃어버린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어서 이별, 후회 그런 마음을 표현했다.
 

제목이 특이했던 불계패는 이번에 알게 된 용어인데, 야구로 따지면 퍼펙트게임 같았다. '만나는 동안 나는 너한테 이미 졌다.' 바둑에서 불계패가 이미 져서 바둑돌을 놓는다 이런 뜻인 것처럼 나도 너에 대한 마음을 놓겠다, 포기하겠다. 이런 뜻이다. 복기는  마치 바둑에서 복기를 하는 것처럼, 마지막에 모든 것을 끝내고 돌이켜 보는 가사를 담았다.
 


Q. ‘바둑’ 앨범을 어떤 마음으로 들으면 될까.
A. 제가 만든 음악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 감성적이고 가사 위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좋아하실 수 있을 만한 앨범이라고 생각을 한다.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 한 번 순서대로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아무래도 타이틀곡 위주로 듣고 나머지 수록곡들은 잊혀지는 경우가 많은데 순서대로 들어보시면 이 작곡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좀 더 느껴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추구하는 음악 세계는 무엇인가.
A. 음악 세계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저만의 색은 있는 것 같다. 곡을 계속 쓰다 보니까 그 색깔이 뭔지 알 것 같더라. 아직까지는 제 음악적 색깔을 빨간색, 파란색이라고 딱 정해서 말할 순 없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그게 분명히 보여질 것 같다. 일단 제가 지금 추구하는 것은 조금 더 대중들에게 들리게 하는 것,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대중들이 좋게 듣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작곡가 '그네'는 카페에서 문득 바둑이라는 주제가 생각났다.

 


Q. 바둑에 져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음악을 추천한다면.
A. 화점? (웃음) 농담이다. 안정에 어떤 음악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즐겨듣는 음악이 DAY6라는 그룹의 음악이다. 그분들의 음악이 되게 제 스타일이다. 원래 예전에 신나는 음악을 되게 안 좋아했는데 DAY6의 음악을 들으면 신나고, 신나는데 뭔가 슬프고, 우울한데 또 신나는 느낌이다. (Q. 계절별로도 궁금하다.)  봄에는 이적의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여름은 데이식스 ‘Afraid’, 가을은 성시경의 ‘And we go’, 겨울은 김동률 ‘귀향’을 추천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바둑 앨범을 들을 바둑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제가 바둑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이제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크다. 이번 앨범은 바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표현한 앨범이다. 미생은 '바둑은 인생과도 같다'라는 명언을 통해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작품성,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바둑이라는 주제는 음악으로 만들어져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만큼 굉장히 심오하고 멋있는 스포츠라고 생각을 한다. 바둑을 통해 남녀 간의 사랑을 시작부터 헤어짐까지 표현한 이번 앨범 많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

 

 


▲바둑앨범 타이틀곡 '화점' 잠깐 들어볼까?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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