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① "회장님, 바둑대회가 많아지면 좋아질까요?"
제33대 손근기 신임회장과의 인터뷰
2018-02-27 오전 11:49:53 입력 / 2018-02-27 오후 1:09:55 수정
손근기가 제33대 한국기원 프로기사회장으로 당선됐다. 첫 출마를 당선으로 이끈 손근기는 1987년생, 31세로 최연소 기사회장이다.
'이 동네를 좋게 만들고 싶었다’는 손근기 신임 회장이 생각하는 바둑계의 전반적인 문제점과 보완이 필요한 점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손근기 회장과의 대화를 1,2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① "회장님, 바둑대회가 많아지면 좋아질까요?"
② "회장님, 이 동네 어떻게 좋게 만드실거에요?"

Q.바쁘겠다.
2월에 기사회장이 되고 여러가지 이슈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 요 몇일이 좀 힘들었는데, 계속 이렇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날이 추워서 인지 부고도 3차례있었고, 개막식과 시상식도 세 번 있었다. 바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실제로 기사회장이 되고 나니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적응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2월28일에 있을 기사회 임시총회이다.
Q.축하도 많이 받았나.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깐 아주 많이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축하를 해주면서도 ‘축하 할 일인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섞인 목소리도 들었다.
Q. 당신은 누구인가.
1987년생이고, 2003년에 입단을 했다. (꼭 프로기사 성적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런 것 말해도 되나 싶긴 한데, 내가 알기로는 기사총회에서 기사회장 선거를 했을 때 최다득표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 프로기사 수가 급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에 최다득표가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기원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목소리를 냈던 사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바둑 말고도 경제나 사회나 관심이 많다. 강연 같은 것들을 자주 들으러 다녔다. (어떤 강연이 기억에 남는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강연을 들었는데, 주진우 기자가 말한 “진짜인가 싶었던 것들이 나중이 되니까 진짜였던 거죠.”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책도 많이 읽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 읽고 있다. 참, 몇 일 전에 ‘아마존 세상에 모든 것을 팝니다.’, ‘구글의 미래’ 라는 책을 샀다.
(특별한 취미가 있다면) 예전에는 PC게임을 많이 했다. 투자한 시간으로 보면 프로게이머가 됐어야 했는데, 재능이 없었다. 최근에는 뭔가 만들어야겠다? 그런 것을 느끼고 있다.
Q.왜 기사회장이 되고 싶었나.
바뀌어야 된다고 봤다. 많은 것들이. 그냥 한 명의 프로기사로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주체가 될 수는 없다고 느꼈다. 주도적으로 나서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이 동네를 좋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Q. 프로기사 생활을 주로 했기 때문에 행적적인 업무를 하는데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다.
행적적인 업무가 처음은 아니다. 의료영상소프트웨어 회사에 3년가까이 있었다. 지금은 경영에서는 손을 떼고, 주주로 남았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바둑 관련된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려다 보니 프로기사의 조언이 필요했고 섭외가 들어왔다. (어떤 사업이었는지 말해줄 수 있나.)바둑을 두면 기보가 남는다. 기보는 기록자가 혹은 대국자가 남겨야 하는데, 예선전 같은 경우에는 기보를 남기기 힘든 구조이다. 이를 무인화하는 작업을 했다. 카메라가 영상을 찍고, 이를 분석을 해서 만들었는데, 올해 중에는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Q.프로기사회는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
기사들의 권익 보호가 가장 크다. 항상 무엇이든지 역사가 있다. 질문을 하나 하겠다. 중국을 예로 들면 ‘중국이라는 나라, 당, 군대’ 중 무엇이 가장 먼저 생겼을까. 나는 ‘당-군대–국가’ 순이라고 봤다. 아마 프로기사회도 처음에는 그랬을 것이다. 기사가 있고 회를 결성했다. 회가 결성된 뒤 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필요했던 단체가 한국기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친목단체일 수 밖에 없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Q.양건 회장에게 인수인계를 받았는가. 뭐가 가장 힘들다고 하던가.
인수인계는 물론 받았다. 나는 이전부터 대의원회였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을 해왔었다. 물론 기사회장이 되니 더 많이 알게 된 것도 있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아, 홀가분하다는 이야기는 하셨던 것 같다. 옆에서 늘 함께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Q.당장 해결이 필요한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가. 이세돌9단 기사회 탈피 파동, 대한바둑협회에서 프로기사 제도를 만든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기사들을 위한 기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프로기사 누구라도 이 회에 속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고, 전체 기사들이 더 발전하고 지지할 수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데 신뢰에 있어서 부족한 느낌이다. 이세돌9단도 내가 속한 단체에서 어떤 혜택도 못 받지 못하고, 단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탈퇴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기사들한테 필요한 기사회가 되도록 하겠다. (아직까지 이세돌9단 이슈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세돌이 기사회에 내야 하는 돈 5%는 현재 한국기원이 보유하고 있으며, 기사회와 이세돌9단 아무 곳에도 이 돈을 주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대한바둑협회에서 프로기사 제도를 만드는 것에는 법적으로 이슈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이 누굴 선택하느냐, 어디에 더 공신력이 있느냐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Q.프로기사들 사이에서 기전이 줄어서 힘들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말은 너무 자주 들어서 바둑인이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단지 '경제가 좋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는가? 기전이 왜 사라졌다고 생각하는가.
경제적인 요소도 있고, 바둑계 내부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대회를 흥미롭게 제공을 못했을 수도 있다. 고민이 필요한 부분들이다.
지금 시대는 모든 것이 경쟁하는 시대이다. 바둑은 일반인에게는 취미 활동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취미로 게임, 낚시, 농구를 할 수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기전들이 없어진 것 아닐까.
(말만 힘들다고 들었지, 실제로 기사들의 생활이 어떤지 궁금하다.) 현재 선수로 살면서 생활을 유지하는 프로기사가 몇 명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토너먼트로 치면 32~64강 안에는 들어야 선수로 살면서 생활 유지가 되지 않을까.
Q.기전이 많아지면 모든 것이 좋아질까.
좋아지긴 하겠지만, 기전이 많아져도 어차피 상위 랭커들이 다 독식하지 않겠는가. 프로기사들 바둑대회는 1등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가는 구조다. 골프 같은 경우는 우승 상금이 총 상금 규모의 20%를 넘지 않는다. 또한 우승과 준우승 상금의 차이가 두배가 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여러가지로 비효율적으로 가는 구조이다.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을 보면 선수가 코치가 되고, 또 코치가 감독이 되는 흐름들이 있다. 나를 앞서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히스토리가 있는데 바둑 쪽은 이런 것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시스템이 잘 구축이 되어야 산업이고 시장이 견고해진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