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타
베트남 정부도 관심을 갖는 '베트남 바둑의 발전'
질적, 양적으로 모두 성장 중인 베트남 바둑계 소식
2026-06-20 오후 4:59:14 입력 / 2026-06-21 오후 6:54:46 수정
2010년부터 베트남에서 K바둑을 전파하고 있는 이강욱 프로가 베트남 바둑계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내용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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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질적, 양적 동반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베트남 바둑계 소식을 간단히 전합니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베트남 바둑의 간판 스타 하꾸윈안 선수는 2025년 삼성화재배,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에 이어 4월 벌어진 몽백합배 동남아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몽백합배 동남아 예선에서는 일본 프로로 활동 중인 말레이시아 창푸캉 프로를 꺾는 성과를 거두며 실력에 대한 의문부호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제는 베트남 뿐만이 아닌 명실상부 최강 아마추어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여자 입단대회를 목표로 맹훈련을 하며 첫 베트남 출신 프로기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꾸윈안, 신한은행 세계기선전 베트남 대회 우승 직후.
하꾸윈안의 뒤를 이어 베트남 바둑의 미래라 불리는 장비엔민 군 역시 바둑 공부에 집중하고 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트남 전국대회 속기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대교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의 북부도시 박닌 (BAC NINH) 에는 초등학교 1학년 나이에 타이젬 1단까지 오르는 유망주도 있습니다. 고작 1학년 나이에 5~6학년 학생들을 이기는 모습을 보고 저 역시도 깜짝 놀랐었는데요. 이제는 질적으로 충분한 세계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는 베트남입니다.

▲베트남 박닌 (BAC NHIN) 1학년 유망주.
양적인 변화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베트남 문화 체육청 산하 체스 연맹 (체스, 바둑, 장기)에서 주관하는 공식 바둑대회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베트남에 파견 나올 당시만 해도 매년 1개 대회만 개최되었고 그마저도 개최 여부에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베트남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한솔섬유배를 비롯하여 컵 대회, 팀 단체 대회, 베트남 최강전 등 (2026년 총 5개) 이제는 선수들이 본인 일정에 따라 대회 참가를 조정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특히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4년에 1번 열리는 베트남 전국체육대회에 바둑이 새로운 종목으로 선정된 것 입니다. 전국체육대회에 선정된 종목은 각 도시에서 상당한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매달 지급되는 훈련비와 성적에 따른 두둑한 포상금까지 책정되어 있어 지금 베트남은 우수 선수들을 섭외하기 위한 스카웃 전쟁이 한창입니다.
2010년 베트남 전국체육대회에 잠시 이름을 올렸지만 그 저변이 미비하여 제외됐던 바둑이 16년만의 다시 선정됨은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도 바둑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국체육대회 체스, 장기, 바둑 부문 포스터.
바둑대회에 참가 인원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분위기 또한 많이 바뀌었습니다. 늘 대회들을 참관 다니다보면 성인들의 참가가 주를 이뤄 대회장이 고요하다 못해 다소 삭막하기까지 했었는데 작년부터 어린 학생들의 참가가 부쩍 늘면서 활기찬 분위기로 변모 중입니다. 대회장의 6~70%가 학생들이 자리하며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 학생들의 부모님, 가족 분들의 참여까지, 이제는 조금 소란스럽다 싶을 정도의 극과 극 체험 중입니다.
바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자녀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려는 부모님들이 많이 늘고 있고 실제 저에게도 바둑교육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그 변화를 피부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체스 연맹도 그에 호응하듯 기존 체스대회에 바둑 종목도 함께 편입시키며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도록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베트남 체스대회와 함께 하는 바둑.
물론 베트남에서의 바둑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얼마 전 베트남 체스대회가 있어 살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단일대회에 무려 800명의 참가 인원을 기록하였습니다. 학생들의 보호자, 인솔자들까지 생각하면 1000~1200명은 왔을 거라는 체스 연맹 관계자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연간 체스대회의 수 또한 10 여개 이상으로 바둑이 따라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체스대회 시상식.
하지만 매년 전국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한솔섬유를 비롯하여 세계 기선전의 신한은행 등 한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베트남 바둑의 지형을 많이 뒤바꾸고 있습니다. 바둑에 전혀 관심이 없던 베트남 체스 연맹의 관계자들이 이제는 제게 먼저 다가와 인사하며 근황을 묻고 베트남 바둑 발전에 대해 질문하고는 합니다.
국가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세계 무대로 도약을 준비 중인 베트남 바둑에 저 역시도 미약한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한국에 계신 바둑팬분들께서도 베트남 바둑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에 더하여 베트남도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꿈꾸며 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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