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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바협 조건호 前회장, '바둑은 나의 말 없는 즐거운 동반자'

젊은이들에게 '오늘은 우리의 남은 생의 첫날이다, 늦지않았다, 시작하라' 격려

2023-12-28 오후 4:33:56 입력 / 2023-12-29 오후 3:51:20 수정

▲(사)대한바둑협회 초대~2대 회장을 지내며 협회의 주춧돌을 놓은 조건호 前회장.

 

 

2005년에 설립된 대한바둑협회는 우리나라 아마추어 바둑 활성화와 바둑인구 저변 확대를 목표로 설립됐다. 대한바둑협회는 바둑을 국민에게 널리 보급하여 국민의 여가선용과 두뇌 훈련에 기여하고, 우수한 바둑인을 양성하여 국위선양 도모 및 국민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을 주목적으로 한 사단법인이다.

 

대한체육회 정가맹 단체로서 지금까지 초대, 2대 조건호, 3대 허동수, 4대 홍석현, 5대 신상철, 6대 윤수로, 7대 이재윤, 8대 서효석, 9대 정봉수 등 총 8명의 회장을 배출했으며, 산하에 17개 시도바둑협회 비롯하여 한국유소년바둑연맹, 한국중고바둑연맹, 한국대학바둑연맹, (사)한국여성바둑연맹 등 4개 연맹이 있다. 

 

서울 송파구 핸드볼경기장 내에 위치해 있던 대한바둑협회가 11월 말경 인근 올림픽회관으로 새 보금자리를 찾아 이사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눈이 내리는 날 그곳에서 대한바둑협회 초대~2대 회장을 지내며 대한바둑협회의 초석을 놓은 조건호 회장을 만나봤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는지 A4용지 몇 장 분량으로 메모를 해 오셨다.

 

Q. 뵙기에 굉장히 건강해 보이시고 또 외부 활동도 가끔 하시는 것 같은데 요즘 근황은 어떠시고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건강 관리는 뭐 별것 없어요. 요즘은 친구들 만나서 점심 먹으면서 저녁 먹으면서 와인 한잔 하면서 담소하는 게 제일 즐겁고 그다음에 건강관리는 매일 6천 보에서 8천 보 걸어요. 그리고 이제 제가 헬스클럽에 나가니까 헬스클럽에 가서 한 주에 3~4회 근력 운동도 하루에 한 30~40분씩 하고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Q. 바둑 이외에 또 다른 취미 같은 거 있으신가요?
바둑 이외에 제 취미는 여행을 좋아해요. 여행 다니는 걸 제일 좋아하는데 지금은 뭐 여행 갈 처지가 서로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건 많이 못 하고 있지만 매일 하루에 1시간 내지 2시간은 인터넷 바둑을 둡니다. 내 기력은 6단인데 그러는데 지금 아마 6단보다는 좀 약할 거예요.

 

Q. 바둑의 매력이 또 무엇이며, 또 바둑이란 나에게 무엇인가라고 여쭙는다면요?
바둑이란 나의 말 없는 즐거운 동반자다. 왜 그러냐 하면 바둑을 두면 굉장히 집중이 잘 돼요. 그리고 승부를 할 때는 겸손해야 되고 겸손하지 않으면 져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한두 시간 바둑을 둔다고 그랬는데 굉장히 나의 정신 건강에 참 좋은 것 같아요. (무엇인가에)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중요해서 바둑을 둬요. 그다음에 저는 국내라도 요샌 여행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Q. 바둑을 두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치매 예방이나 이런 거에도 좋다는 말도 하는데 그렇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까?
제가 지금 80인데 멀쩡하잖아요. 치매도 없고. 물론 꼭 그것 때문 만은 아니겠지만 굉장히 정신 집중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Q. 회장님도 애기가이니까 좋아하는 프로기사가 있을 것 같은데 가장 좋아하는 프로기사가 있다면 누구이며 이유는 뭔가요?
제가 2000년부터 한국기원 부이사장을 했어요. 그러다가 이제 2005년에 대한바둑협회를 만들어요. 부이사장을 하면서 그때 자주 만난 친구들이 유창혁, 최규병이 그리고 지금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등 이 세 사람하고는 한 달에 한두 번씩 꼭 점심 먹으면서 얘기하고 그랬어요. 굉장히 친했는데 이제 한 6~7년 전부터는 뭐 뜸하게 만납니다.

 

 

Q. 대한바둑협회 창립자로서 협회의 창립 배경과 그 의를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면 어떨까요? 
제가 2000년부터 바둑에 관한 일을 했는데 2005년에 대한바둑협회를 만드는 것 자체가 바둑을 스포츠화하면서 좀 널리 보급을 시키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스포츠 정식 종목이 되는 게 중요해서 한국기원과 별도로 대한바둑협회를 만들게 됐습니다. 대한바둑협회를 만드니까 그다음부터는 여러 바둑 애호가들이 좋아하고 주위에서 국회의원들도 도와주고 해서 참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됐죠.

 

Q. 협회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선 것은 경기단체 승인이라든가 정가맹 승인 이후인 것 같은데 이런 과정에 대해서 좀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우선 제일 중요한 게 바둑협회가 2003년인가 인정단체가 됐는데 그때 대한체육회의 김정길 체육회장이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2005년에 준가맹, 2009년인가 정가맹(2009년 2월 19일)이 됐잖아요. 그때는 이연택 장관이 체육회장 할 때 도와주셨는데 두 분 다 제가 총리실에 근무할 때 모신 상사들이었어요. 그래서 그분들이 찬동을 하고 또 좋아하셨고 특히 이연택 장관이 마지막에 참 많이 도와주셨죠.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정봉수 회장이 한 달 전에 이연택 장관을 만나 감사패를 드렸어요. 이연택, 김정길 전 체육회장들이 대한바둑협회를 위해서 굉장히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Q. 초대~2대 회장을 역임했는데 눈에 띄는 업적 중 하나가 국무총리배 창설인데 이 창설 과정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아마 2005년에 대한바둑협회를 만들고서 국무총리배 같은 것을 해야 되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2006년에 아마 전주시장 송하진 시장이 열의를 가지고 우리 전주에서 하면 좋겠다고 해서 2006년에 전주에서 제1회 국무총리배 세계 아마바둑대회를 했습니다. 그때는 대회를 하면서도 계속될까 하는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2007년에 제 5년 후배인 김종민 문체부장관이 도와줘서 예산을 확보해서 지금까지 18년을 했죠. 이렇게 말씀드리면서도 도와주신 분이 참 많이 떠오릅니다.

 

Q. 회장님 임기 중에 창설하신 내셔널리그 이것도 빼놓을 수가 없는 것 같은데 이거 내셔널리그 창설 과정도 좀 소개 좀 해 주시죠.
아마 제가 두 번째 회장을 하고 나서 2010년~2011년 경에 내셔널리그 시도별 리그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13개 시도 도지사 시장을 만났어요. 다니면서 설득을 해가지고 그때 이제 어느 정도 얘기가 됐고 2012년에 하나은행 쪽에 어떻게 접촉을 해서 거기서 1억 원을 지원하겠다해서 그때 12개 시도팀을 만들어서 시합을 했습니다. 그게 시발점이 된 거죠. 그 이후에 서너 개가 더 만들어졌지만 맨 처음에는 제가 하여튼 도지사, 시장을 만나러 다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해서 영향력이 좀 있을 때인데 기업들한테 많이 도와줘서 그런 걸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초대~2대 회장을 하실 때 협회 재정 능력도 넉넉지 않고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이런 어려움을 다 이겨내셨는데 그런 과정 중에서도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돈 문제는 참 어려웠어요. 특별히 뭐 나오는 데는 없고 회장이 옛날에는 후원을 많이 했는데 저는 공무원을 오래 했기 때문에 돈 낼 처지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을 좀 많이 찾아다녔고 그중에 몇 개 기업이 조금씩 지원해 준 경우도 있었고요. 이후 대한바둑협회 직원이 3~4명 있었는데 인건비는 일단 대한체육회에서 보조금이 나왔고, 문화체육관광부하고 얘기를 해가지고 예산도 좀 따야 되겠다 해서 예산 가지고 이제 여기 운영을 하게 됐죠. 그전에는 전부 뭐 기업인이니 바둑 애호가들의 후원금 가지고 운영했는데 대한바둑협회가 된 다음에 예산의 지원을 받아가지고 그래도 견뎌 온 거죠.

 

Q. 재임 당시에 내가 이거 진짜 잘했다 이렇게 생각되는 것 한 가지하고 이것은 내가 못하고 임기를 마쳐서 좀 아쉽다라는 것 한 가지씩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일 잘한 거는 대한바둑협회 만든 거죠. 그리고 두 번째는 제가 전경련 부회장 시절인 2005년~2006년 일본기원과 중국기원을 방문해서 아시안게임에 바둑을 넣자고 설득을 했어요. 제가 중국이나 일본에 가면 그곳의 경제단체 회장하고 회의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면서 중국체육총국에도 좀 얘기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그런 얘기들이 오가서 굉장히 힘이 됐거든요. 그래서 아시안게임을 광저우에서 할 때 바둑이 정식 종목으로 들어 갔죠. 세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 대회를 계속 꾸준히 해 와서 지금도 50여 개 국가에서 선수 한 명을 보내면서 유지됐다는 게 굉장히 뿌듯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Q. 2005년 11월~2013년 1월까지 대략 한 7년 조금 넘게 재임하셨는데 자신의 임기 동안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을까요?
만점은 어떻게 받겠어요. 방금 말한 그 세 가지 일을 한 것과 또 지금 올림픽회관에 이렇게 큰 사무실까지 차리고 10명 정도의 식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80점은 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대한바둑협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재정적인 자립도를 높이는 게 아주 중요한 것 같은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것은 우선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의 예산 지원을 확대하도록 우리가 접촉하면서 노력해야 되고 둘째는 회장과 임원들이 후원하는 기업들을 찾아서 대회 열 때 좀 도와달라고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다음에는 우리가 각 시도협회하고 또 각 4개의 연맹이 있지 않습니까? 연맹과 협력해서 동호인들의 즐거운 이벤트를 많이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저변을 넓힐 수 있고 저변을 넓힌다는 것은 우리 지지 세력이 많다는 거니까 거기에서 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Q. 대한바둑협회하고 한국기원은 앞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공조해 나가야 될지 조언을 한마디 해 주시면?
지금 바둑에 좀 문제들이 있죠. 바둑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고 그리고 각종 기업이나 이런 데에서 기회가 없어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참 문제가 있는데 한국기원은 정말 오랜 역사와 정통성을 가진 우리 바둑의 총본산이기에 아주 중요하죠. 그렇지만 바둑의 미래는 아마추어에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저변을 확대하려면 아마추어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대한바둑협회도 굉장히 중요한데 두 단체가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고 이제 그래야 합니다. 따로 가지만 또 같이 협동해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둘이 서로 목적은 같다고 해도 여러 가지 행동이나 이런 게 다를 수 있으니까 따로 가면서 또 같이 가자라는 생각입니다. 아프리카에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라는 말이 있는데 멀리 같이 가려면 두 단체가 합심할 수밖에 없죠.

 

Q. 올해 대한바둑협회에 불미스러운 일로 어려움도 겪었는데 외부에서 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을 것 같아요. 그때 심경은 어떠셨나요? 
씁쓸하죠. 이런 단체에 외부에서 온 분들은 바둑의 여러 가지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 봉사하려고 오신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은 꼭 하고 싶습니다. 협회장은 완장 차고 완장질 하는 자리가 아니고 봉사하는 자리다. 그것으로 말을 대신하겠습니다.

 

Q. 현재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수습이 되면서 현재 정봉수 회장님이 새로 취임을 하셨는데 기대하고 당부하고 싶은 말 한마디 주시면 어떨까요?
제가 정봉수 회장 취임사를 한 몇 달 전에 읽어봤어요. 취임사의 그 뜻도 참 좋고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는 정봉수 회장이 잘하고 계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봉수 회장이 취임사의 말처럼 초심으로 돌아가서 행정과 예산 집행을 투명화하고 그리고 기부 형식이 아닌 비즈니스적으로 자생적인 그런 자립 단체가 되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뭐 기부 가지고 운영하면 그건 단체가 아니거든요.

 

Q. 건강 관리도 잘하시고 굉장히 젊게 사시는 것 같은데 만약 지금보다 한 10년만 젊어진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뭘까요?
저는 세계 여행을 계속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한 70개국을 다녔거든요.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여행 자랑하면 저는 '남극 가봤어? 북한 가 봤어?' 이렇게 딱 두 곳을 얘기합니다. 제가 북한은 공무원 때 비동맹그룹 아시아각료회의에 참석을 했어요. 김일성 있을 때 가봤고, 남극은 제가 총리실에서 근무할 때 남극에 세종과학기지가 있는데 거기 갔다 왔어요. 제가 지금 생각해 보면 (세종과학기지가)'7대 불가사의'인 것 같아요. 7대 불가사의 있잖아요. 만리장성, 타지마할, 피라미드, 콜로세움 그 다음에 제가 안 가본 게 마추픽추, 페트라와 이스타섬의 모아이석상. 근데 거기는 너무 멀고 제가 페트라는 내년에 꼭 가보려고 합니다.

 

 

Q. 바둑을 사랑하는 젊은이와 바둑 팬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 혹시 있으신가요?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도 얘기하고 또 건전한 여가활동을 제공하는 스포츠잖아요. 그래서 즐겨라. 이분들은 바둑을 아시니까 바둑을 즐기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만 얘기한다면 오늘은 우리의 남은 생의 첫날이다. 그러니까 뭐든지 후회 말고 시작해라. 늦지 않았다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Q. 젊은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 한 권 정도 있을까요? 
저는 이걸 추천하고 싶어요. 삼국지. 삼국지는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저도 10권짜리 3회 정도 읽은 것 같은데 중학교, 대학교, 그다음에 어른 됐을 때 읽어 본 것 같은데 삼국지는 추천하고 싶고 그 외에 인생에 참고될 책을 하나 더 얘기한다면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있어요. 한 400페이지 되는데 일기식으로 1월 1일부터  2~3페이지 이렇게 쭉 나오는데 저도 다 못 읽었어요. 한 4개월 읽었는데 근데 굉장히 좋은 책이에요. 거기는 뭐가 있냐 하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3가지 주제로 톨스토이가 자전적인 것을 말년에 쓴 거예요. 여러분이 인생의 참고서로 한 권 사서 집 안에서 쭉 내려봐도 좋을 책이고 일반적으로는 삼국지를 추천합니다.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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