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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시선집중

'3/4집 패?' 박정환도 당한 중국룰 전격 해부

공배도 집? 중국룰과 한국룰, 어떤 차이가 있을까?

2022-03-25 오전 11:28:40 입력 / 2022-07-28 오전 10:14:54 수정

▲중국룰에 운 박정환. 국내기전 '우슬봉조' 챔피언에 오른 박정환은 "세계대회에서도 한 번 정도 더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춘란배에서는 그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하루 전 24일 끝난 춘란배 16강전에서 박정환이 중국 ‘밀레니엄 베이비’ 리웨이칭(2000년생)에게 반집을 져 탈락했다. 엄밀하게 설명하면 ‘¾子’ 차이 패배였다. 

 

생중계를 감상하던 바둑 팬들은 “4분의 3집 패는 대체 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해설을 하던 백홍석9단은 “아… 중국룰입니다. 중국룰입니다…”를 반복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정환이 패싸움 끝에 팻감 부족으로 반집을 졌다. 여기까지는 모두 알고 있는 사실. 하지만 무슨 패였는가. 소위 ‘반패’라고 부르는 1집짜리 패를 하다가 반집을 진 것이 아니다. ‘공배패’라는 한국에선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패싸움을 하다 졌다.

 

 

▲먼저 살펴볼 장면은 종국 당시 상황이다. 고사양 카타고가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타이젬 인공지능 승률 분석에서조차 종국 시점에서 백 승률이 90%를 넘는다. 하지만 대국실 클라이언트 상단 결과엔 명백하게 '흑 반집승'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공배패라니, 그게 무슨 말인지 의아하실 독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프로기사들에게조차 처음엔 생소했던 중국 계가 방식으로 이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공배도 집이다.” 중국룰에 관심이 있는 바둑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얘기하면 조금 수정이 필요한데, ‘공배’가 집이 아니라 반상에 놓인 바둑돌이 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계가를 할 때 바둑돌을 함께 세기 때문이다.

 

대체 중국룰은 무엇이며 왜 한국‧일본 바둑룰과 차이가 나는 것일까?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한국식으로 먼저 계가를 해보면, 반상에 형성된 집과 사석을 모두 센 후 합쳐서 어느 쪽이 몇 집 많은지 따져보면 된다.

 

 

먼저 흑은 좌하귀 6집+좌변과 상변 13집+우상귀 18집+하변 25집=62집이다. 한국(=일본)식 계가에서 집을 계산할 때, '반상에 잡은 돌'은 2배로 계산한다(내 집 1집+계가 시 상대방 집을 메울 수 있기 때문). 예시로 좌하귀를 보면 흑집은 4집, 백돌 사석 1개(=2집)를 합쳐서 6집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흑집은 위와 같이 집을 세서 나온 62집과 우측 상단에 표기된 잡은돌(서로 돌 뚜껑에 담아 놓는 상대방 사석) 22개를 더해 총 84집이 된다. 백은 좌상귀 13집+우하귀 3집+하변 4집+상변부터 중앙·좌변까지 이어진 백 모양 전체 38집=58집, 사석 19개를 더하면 총 77집이다. 

 

이제 의문이 생길 차례다. 흑집 84집에서 백집 77집을 빼면 결과값은 7집. 춘란배는 중국 규정을 적용해 덤이 7집반인데, 그렇다면 왜 박정환의 백 반집승이 아니라 리웨이칭의 흑 반집승인 것일까?

 

여기서부터 다소 복잡할 수도 있다. 일견 의아한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어렵기로 소문난 중국룰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 놀라운 승부호흡으로 '중국룰'을 활용해 반집(=¾子)을 낚아올린 리웨이칭.

 

 

한국과 일본은 계가 방식이 동일하다. 종국 시점에 서로 지은 집이 몇집인지 확인해서 오직 그 숫자의 우열로만 승부를 가린다. 따라서 돌 뚜껑에 담아 놓은 사석은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계가할 때 상대방 집에 메워 한 집이라도 더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기사 간 공식 대국이 아닌 경우엔 공배를 메우는 순서나 공배를 누가 더 많이 메웠나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때로 바둑돌이 부족하면 한 쪽에서 공배를 여러개 메우기도 한다. 집 계산을 할 때 바둑돌 갯수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중국 계가 방식은 매우 다르다. 우선, 이 점을 숙지하는 게 중국룰 이해로 가는 첫 걸음이다. 중국은 계가 시 상대방과 대결하지 않는다. 상대방 집보다 많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바둑판 361칸을 절반으로 나눈 '180.5'에 대입했을 때, 반상에 놓인 내 돌의 갯수와 내가 지은 집의 총합이 더 높은지 낮은지로 승패가 갈린다.

 

 

▲다시 박정환과 리웨이칭 대국 종국 장면. 중국룰 계가에선 쌍방 잡은 돌은 서로의 돌통에 다시 돌려주게 된다. 중국인들이 마음씨가 착해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아래 설명에서.

 

 

다소 어렵더라도 중국룰 계가 방식을 정리하면, 바둑판 절반을 나눠 '180.5'라는 값을 도출한 만큼, 덤 또한 7집반은(이것을 반으로 나눈) '3과 ¾'에 해당한다. 중국룰에서 흑이 바둑을 이기기 위해서는 180.5+3과¾='184와 ¼'집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반대로 백은 180.5에서 3과 ¾을 뺀 '176과 ¾' 이상을 만들면 승리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바둑판 위에서 '¼'이나 '¾' 같은 걸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즉, 흑은 '184와 ¼'이 아니라 185집을 획득하면 '반집(=¾)' 승리하게 되고, 백은 '176과 ¾'이 아니라 177집을 만들면 '반집(=¼)' 승리하게 된다.    

※이 차이점 때문에 흑이 '¾子'(중국룰에선 집 대신 2배로 곱해 계산하는 子라는 표기법을 사용한다) 승리하면 '반집승'으로 표기되지만 백이 ¾子 승리할 경우엔 '1집반승'으로 표기된다. 박정환-리웨이칭 대국도 중국식으로는 흑 ¾子승, 한국과 일본식 표기로는 '흑 반집승'이다.

 

 

▲박정환-리웨이칭 대국과 같은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초대 몽백합배 결승5번기 이세돌(왼쪽)과 커제 대결 최종국에서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공배를 메우며 패를 버텨 반집 역전승한 커제가 환하게 웃는 반면, 이세돌은 허탈한 표정이다. 

 

 

다시 종국 상황으로 돌아와서 중국룰로 계가를 해보면, 일단 흑집은 (사석은 모두 들어내서 상대에게 돌려주게 되므로) 54집이다. 한국식 계가보다 8집이 줄었는데, 그 이유는 '반상에 잡은돌' 8개를 16집으로 계산했던 한국식과 달리 중국은 사석을 돌려준 후 그 자리에 남는 흑집 1집만 세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은 흑돌을 셀 차례다. 백이 몇 집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실제 중국룰 계가에서도 계산조차 하지 않는다(왜냐하면 361을 반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의 계산을 완료하면 다른 쪽 값이 자동으로 도출되기 때문이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실전 흑▲(321수)로 패를 때려낸 종국 장면에서 반상에 흑돌은 (백에게 잡힌 사석 12개를 제외하고) 모두 130개다. 그렇다면 130(돌)+54(집)=184. 앞서 흑은 184와 ¼보다 많아야(즉 185를 만들어야) 승리한다고 했는데, 딱 1집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이대로 끝난다면 백 승리인 것. 그러나 슬픈 반전이 있다.    

 

 

▲백은 팻감이 없기 때문에 착수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타이젬 대국 검토 화면에는 착수포기가 없기 때문에 임의로 백1로 집을 메웠지만, 중국룰로는 실제로 이렇게 해도 계산은 동일하다), 이때 흑은 2로 잇게 된다.  

 

 

참고도처럼 흑이 패를 이겨 2로 잇는 순간, 위에서 했던 계산이 달라진 걸 알 수 있다. 흑돌이 130개에서 131개로 한 개가 늘어나는 것. 이것은 흑만 늘어난 수치고 백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흑은 돌과 집을 합쳐 매직 넘버 '185'를 달성하게 됐고, 그것으로 이 바둑 승패가 뒤바뀌게 됐다.

 

그렇다면, 검증을 위해 이번엔 백집과 백돌을 세봐야 하는데 이건 의외로 너무 간단하다. 바로 바둑판 전체 숫자인 361에서 흑이 달성(돌 갯수와 집의 총합)한 185를 빼면 그게 바로 백이 획득한 집과 돌 갯수 총합이 된다.

 

정말 그럴지 한 번 살펴보자. 우선 집부터 살펴보면, 기존 58집에서 사석 12개를 뺀 나머지이므로, 백집은 46집이다. 흑에게 잡힌 돌을 제외하고, 반상에 살아 있는 백돌은 130개. 더하면 176이다. 176과 ¾ 이상이어야(즉 177집을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는 백은 딱 한 걸음이 모자랐다. 백이 만든 총합(집+생존한 돌 갯수) 176과 흑 총합 185를 더하면, 그게 바로 바둑판을 상징하는 숫자 361이다.  

 

 

▲실전에서 리웨이칭은 흑1·3으로 끝내기를 했다(흑3을 그냥 이으면 백이 귀로 한 점을 빠지는(A.18) 수가 있어 안 된다). 이제 이곳에 남은 1집짜리 패(일명 '반패'라고 불리는)가 마지막 승부인 줄로 모두가 알았다.

 

 

▲문제의 장면은 바로 박정환이 백1로 팻감을 썼을 때. 이때 흑이 귀를 막아서 받아주면 여기서 더 이상 팻감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우상귀에서 백1 이외에 팻감이 나오지 않는다면 팻감은 흑이 1개 더 많았다.

 

 

▲하지만 리웨이칭이 흑1로 한 점을 따내서 응수하자 한국 중계진에선 "실수가 나왔다"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추후에 이곳을 되따내는 패를 또 쓸 수 있기 때문에 우상귀에서 팻감이 1개 더 발생하게 생긴 것. 그렇다면 역전인가, 싶은 장면에서 리웨이칭은 흑3으로 시원스레 한 번 더 가일수를 하며 4의 곳 1집짜리 패를 양보했다. 모두가 의아해 하고 있을 때-

 

 

▲리웨이칭이 공배라고 여겼던 곳에서 별안간 흑1로 패를 걸어가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후에는 한국룰 관점에서 보면 황당한 수순이 끊임없이 전개되는데, 팻감이 부족한 박정환이 백1로 공배를 메우자 리웨이칭은 패를 해소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흑2로 공배를 같이 메웠다. 이런 방식으로 '공배를 팻감으로' 사용하며 박정환도 마지막까지 패싸움을 전개해봤지만 팻감이 모자랐고, 결국 반상에 마지막 공배를 흑이 메운 후, 백이 팻감이 없는 틈을 타 패까지 잇게 되면서 리웨이칭(흑) 반집승이 확정됐다.

 

 

중국 계가 방식에서 '공배도 집이 된다' '계가할 때 바둑돌을 함께 센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 모두 이해하셨을 텐데, 한 번 더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박정환-리웨이칭 대국을 기준으로, 반상에 놓인 백돌은 130개, 백집은 46집이었다. 만약 백이 스스로 자기 집을 메운다면, 집은 45집으로 줄어들지만 백돌 갯수는 131개로 늘어난다. 총합은 176으로 변동이 없다.

 

그러나 이 대국처럼 마지막 공배까지 모두 메운 후에 남아 있는 패(집으로 계산하지 않았던 곳)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한 번 더 착수한다면, 그것은 돌 갯수에 '추가'되므로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입성한 바둑 경기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 3개 모두 중국룰로 진행된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가 중국룰을 잘 숙지해야 한다는 점은 두말 하면 입이 아프고, 관전하는 팬들도 중국룰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한다면 한층 더 재밌게 바둑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을 것이다.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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