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의
강점 ④
뛰어난 유연성과 균형감각
박영훈의 바둑에서는 분명 부분적으로 손해인 것 같은데, 전국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형세와 국면 상황에 자유자재로 대처하는 박영훈의 유연성과 대세의 균형을 맞추어나가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바둑에서는 상식적인 발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감각이 곧잘 등장하는데, 그러고도
결과가 나쁘지 않은 것은 역시 빼어난 균형감각 덕분이리라.
▲ 장면5 (기상천외한 작전), 1회 중환배 16강전
●저우쥔쉰(周俊勳) 9단 ○박영훈 9단 <2004. 9. 16, 백 4집반승> |
박영훈이 기상천외한 사석작전을 성공시켜 승기를 잡은 바둑.
흑1로 몰자 박영훈은 백2 이하로 거침없이 살려나간다. 일견 백의 무리.
검토실에서는 백이 좋은 바둑임에도 공연히 흑에게 찬스를 주는 것 같다고 난리인데, 박영훈은 태연하게 백20으로
지킨다.
중앙 백 일곱 점이 위험해 보이는데, 도대체 어찌하려는 것일까?
흑1로 포위하자 박영훈은 수상전을 해 보지도 않고 백2로 물러서 싹싹하게 ○들을 포기한다. 최대한 키우더니
이제와서 맥없이 죽이다니, 부분적으로는 백의 실패가 분명하다.
그런데 백4로 못질하고 보니 바둑은 어느새 백승 확정 아닌가. ○들은 키워 죽였으나,
외곽(×)을 조이는 게 모조리 선수라서 어느새 좌변에서 좌상귀 일대가 완벽한 백집으로 굳어진 것이다. 흑의
최대 노림이었던 ▲의 뒷맛도 완전 소멸된 모습.
사고의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낳은 비범한 사석작전이었다.
백2·4로 정비하는 것이 보통의 발상. 그런데 흑5로 따내고 나면 ▲의 뒷맛이 고약해 실전보다 백이 불안한
모습이다.
박영훈은 이처럼 뒷맛이 남은 집 모양을 아주 꺼려한다.
※ 3편으로 이어집니다.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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