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시평
바람의 검객, 일지매 유창혁의 승천
반상의 수읽기! 일지매의 승천을 기대하며
2007-09-07 오후 4:25:59 입력 / 2007-09-07 오후 4:31:11 수정
이 세가지 놀이는 조선의 3대 반상 게임으로 승마 활쏘기 축국과 더불어 조선 체육의 전부(?)였다. 우리가 아는 일지매가 등장한 시기가 이 시기다. 연려실기술은 바람의 자객을 일지매라 기록한다. 탐관오리의 징치를 위해 다녀간 일지매의 흔적은 오직 바람 한점 이란 것이다. 이 일지매를 조금더 자세 하게 부연한 사람이 조수삼이다. 조수삼은 조선 위항인의 한 사람으로 시. 바둑 .해학 삼절로 불리던 희대의 인물이다. -일지매는 협객이다. 탐관오리의 부정한 재물을 빼앗아 양생송사(먹고살기와 당장 장례를 치루기도 힘든)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는 처마와 처마를 달라 다니고 벽에 붙어 다닐 정도로 몸이 빠르다. 도둑이 든집에 매화 한가지를 표식으로 남긴것은 다른 사람들이 의심을 사 곤혹을 치루지 않기 위해서다. (一枝梅盜之俠也.每盜貪官汚吏之財自來者. 散施於能養生送死者而飛詹徒壁捷若神鬼.被盜之家.固不知何盜也. 而及自作朱標刻一枝梅爲記羔不慾移怨於他也. 조수삼 추재집 ) 탐관오리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탐관오리는 성군 세종때도 성종 임금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벼슬을 탐하고 재물을 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속하는 것이기에 어느 시대라도 그들이 없기를 바란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일지매는 이런 난망의 정치에 민중이 던지는 페이독소이자 골계다. 조수삼이 말한 일지매를 현실속에서 찾아내어 기록한 사람이 조희룡이다. 조희룡은 호산외기에서 김수팽을 주목한다. 김수팽은 호조의 아전으로 남다른 협기가 있다고 했다. 같은 아전인 동생이 물감 들이는 일을 부업으로 하자 물감통을 모조리 부수어 버리고는 호구(虎口)를 연명할 수 있는 아전이 가난한 백성들의 일까지 탐한다는 이유로 질책을 퍼붙는다. 김수팽의 꼬장바리 근성은 상급자들에게도 예외가 없다. 김수팽이 하루는 급한 공무를 결재 받으러 상급자의 방에 가자, 한참 바둑판이 벌어져 경황(?)이 없었다. 김수팽은 조금 기다리다 바둑판을 들어 엎고는 죄를 청한다. - 공무가 급해 죄를 지었습니다. 이 결제를 해 주시고 아전(나)을 파직 하십시오. 상급자는 어이가 없어 하며 그를 문책 하지 못한다. 김수팽은 한번은 대형 사고를 친다. 호조의 금고를 지키는 자리에서 숙직을 서는 밤에 내관이 왕명이라며 금 1만냥을 내달라고 한것이다. 김수팽은 금고 책임자의 결제가 없이는 죽어도 못내준다며 해가 뜰때까지 버텨 내관을 곤혹스럽게 한다. 화가 난 왕이 연유를 알고는 오히려 김수팽을 기특해 한다. 조희룡은 김수팽의 사람됨이 그 어미로 부터 비롯되었다고 했다. 김수팽의 노모가 남다르게 강직했던 모양이다. 조희룡은 김수팽을 생각 하니 마치 바람이 불어 오는 듯 들은바와 같은 인물이다 평을 한다. 바람의 아들은 일지매뿐만은 아닌 것이다. 일지매는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를 바람의 칼이란 이미지로 당대의 선과 악을 경계하고 경고한다.
유창혁이 일지매란 별호가 붙혀진 이유는 바람의 수읽기(數讀)를 지칭한 것인듯 하다. 대국 상대자에게 언제 당했는지도 모르게 데미지를 주는 수…유창혁은 한 때 그런 바둑을 둔적이 있었다. 92년 4회 동양증권배에서 일본 가토오마사오(加藤正夫)와의 대국에서 유창혁은 40수 앞을 내다보는 놀라운 수읽기를 보여 주었다. 초반 집으로 밀린 판에서 포위된 자신의 대마에서 손을 빼고 큰곳을 두어 균형을 맞춘 유창혁은 모두 죽었다고 생각한 대마를 수십수전에 사는 수를 읽어두고 유유자적 큰곳을 두어 승리를 챙기는 수상(數相)의 묘미를 만천하에 보여준바 있다. 유창혁은 그 깊은 수 읽기로 응창기배 후지츠배등을 석권 성가를 높힌 바 있다. 유창혁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별명도 있다. 바람의 검객이란 일지매의 이미지도 이곳에서 나온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영화배우를 능가 하는 그의 외모도 한축을 담당 했을 것이다. 유창혁이 얼마전 개인적으로 1천승을 했다고 한다. 기록의 게임이면서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바둑계의 처사(?)를 놓고 팬들의 걱정과 비난이 쇄도 했었다. 정작 유창혁 본인은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하는 것이란 말로 자위를 한다. 얼마전 유창혁은 아직 승부를 포기 하지 않았다는 인터뷰를 한적이 있다. 도장을 마련하고 신예들의 지도에 나서자 승부와 지도의 구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한 그의 말이다. 필자는 유창혁의 팬이기도 하다. 언젠가 한국 기원에서 그를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 장강의 물은 뒤의 물이 주도 할 수 없는 것이 역사의 순리다. 오늘의 고수는 내일의 고수에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하는법 그 순리앞에 조훈현도 조치훈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역린(逆鱗)의 강물이 있어 잠깐은 반란을 꿈꾸게 된다. 지는 노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가장 진한 색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직 승부를 포기 하지 않았다는 유창혁의 다짐이 귓전을 멤돈다. 제12회 삼성화재배 8강에 오르며 분전하는 그의 모습이 미덥다. 바람의 검객 일지매의 다시 한번 승천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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