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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아가(P)-밤하늘의 유니콘

울아가(P)-밤하늘의 유니콘

2007-12-21 오전 11:25:38 입력

유니콘은 일각수(一角獸)라고도 불리우는 고대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비스러운 생물체다. 머리 중간에 뿔이 달린 하얀 말인데 궁지에 몰리면 사납게 싸우지만 처녀의 손길에는 유순하고 성녀와 함께 순수함을 상징한다.

중세의 전설에 따르면 유니콘은 무적의 힘을 과시하지만, 오직 처녀의 매력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처녀의 무릎을 베개 삼아 잠들어버리는 버릇이 있다고 전한다.

제5회 동양생명배 한·중·일 세계바둑오픈에서 예선을 포함해 7연승을 달리며 8강에 오른 울아가(P)는 많은 것이 비밀에 가려있는 기사다. 울아가(P)는 예선부터 타이젬의 이름난 고수들을 연파해 많은 타이젬 회원들이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타이젬 회사로 전화를 하는 통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면 과연 울아가(P)는 누구일까?

먼저 아이디가 울아가(P) 라는 것을 보면 우리 아가 라는 말 같은데 이 기사(棋士)가 애 아빠인지 총각인지 아니면 사귀는 애인을 울아가 라고 부르는 닭살 커플인지 통 알 수가 없다.

오래전에 A는 군복무 때문에 고향에 내려갔다. 신병교육대에서 기본 군사 훈련을 마친 그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K 기우회 사람들의 인맥을 통해 바둑 친구 Y를 만났다. Y는 깡마른 체구와 함께 재주가 번뜩이는 날카로운 기풍의 소유자였다. 그 해 여름 A는 한 기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소년을 만나 7점 지도기를 두었다.

며칠 후 소년은 Y에게 본격적으로 사사를 받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불때부터 이듬해 2월까지 A는 6개월 동안 소년과 20판의 지도기를 두면서 맹자(孟子)의 저서인 진심편(盡心篇) 군자삼락(君子三樂) 중 세번째인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깨달았다.

소년은 곧 새로운 바둑 사부를 찾아 유학을 갔는데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더니 전국 어린이 대회에 연거푸 입상을 하고 입단대회의 관문을 가볍게 통과해 버렸다. 주위 바둑 관계자들 조차도 이구동성으로 “평소 실력에 비추어볼 때 빠른 입단이다.” 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입단 이후에도 실력이 부쩍 늘었지만 워낙 다른 기사들과의 차이가 커서 성적을 내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조금씩 기량이 향상돼 최근에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울아가(P)의 기풍은 어떨까? 참고로 S기사의 말에 의하면 "어디에서 졌는지 모르겠어요. 두다보니 져 있더군요. 그것 참 묘하네요.”

필자가 볼 때 울아가(P)는 기본기가 잘 갖추어져 있고 수읽기가 강하다. 설렁설렁 두는 것 같지만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하는 곳에서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중앙 행마의 리듬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끝내기와 정리하는 능력이 발군이다. 나는 울아가(P)의 바둑을 보면서 밤하늘의 유니콘을 떠올려보았다. 그는 주로 밤에 출연해 때때로 격렬하게 싸우면서 범인(凡人)들은 찾기 힘든 구상을 선보인 후 어둠속으로 홀연히 사라진다.

다음은 일본의 choisas(P) 하고 둔 바둑이다.

참고도1

우하귀에서 흑3으로 빠진것이 보기 드문 수다. 나는 몇 년 전에 홍태선 8단이  이렇게 두는것을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선수를 잡은 백이 상변을 갈라쳐 쌍방간에 불만이 없어 보인다.

참고도2

흑이 좌상귀를 선수로 처리한 후에 우변을 두다가 다시 좌상귀에서 패를 걸어왔다. 쌍방간에 팻감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참고도3

흑이 패를 해서 우변을 얻었지만 좌상귀 백의 실리가 너무 컸다. 백 30까지 백의 실리가 돋보인다.


참고도4

흑이 상변을 밀어올렸지만 뒷문이 열려서 큰집이 아니다. 백은 부자몸조심으로 우하귀를 보강하면서 우변 흑진영의 발전 가능성을 막았다.백 30을 보는 흑의 심정이 처량하다.


참고도5

흑이 우하귀 백 한점을 잡는 사이에 백은 중앙 부근에 큰 집을 집자고한다. 갈 길이 바쁜 흑은 중앙 백 모양이 부담스럽다.  


참고도6

흑1로 중앙 백을 삭감하면서 기회를 노리지만 백은 침착하게 응수한다. 좌중앙 흑의 연결이 신경쓰여서 좌변 흑 넉점도 살릴 수가 없다. 

초반 좌상귀 패를 둘러싸고 흑의 손해가 컸고 이후 백은 노련한 반면 운영으로 흑의 추격을 끝끝내 뿌리쳤다. 울아가(P)의 완승국이다.


필자가 ‘냉혹한 킬러 레옹’ 이라고 표현했던 중국의 xiabscheng과의 8강전 경기를 예상해보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회 당일 동양생명배 서버로 고고싱 해야겠다.

TYGEM / 북악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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