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씨배
4년을 또 기다릴 순 없다!
이창호, 이세돌과의 잉씨배 4강에서 승리-최철한도 류싱에게 완승
2008-09-26 오후 5:10:0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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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창호답게, 그리고 가장 최철한답게 상대를 제압한 쾌승이었다. 9월2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6회 잉씨배 세계바둑선수권 4강전 2국에서 이창호와 최철한은 각각 이세돌 류싱에게 2-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두 사람의 승리도 예측키 어려웠지만, 2-0으로 완승을 나란히 거둔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하기 어려웠다. 사실 뚜껑을 열기 전에는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이 예상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이창호, 예상외의 완승 쾌승!! 더욱이 세계랭킹 1위 이세돌을 제압하기는 쉽지 않았다. 올 초만 하더라도 삼성화재배 LG배를 연속 재패하며 중천에 떠 있는 세계최강자를, 3년째 세계대회 우승 맛을 보지 못한 이창호가 셧아웃시킬 것이라고는 몰랐던 것이다. 전반기와 하반기의 성적이 ‘널뛰기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세돌도 전력이 불안한 것은 매한가지. 올 초 두 번의 세계대회 우승이 있다곤 하지만, 최근 급성장세를 나타내는 중국기사와 겨룬 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 도요타덴소배와 후지쯔배에서 씨에허와 구리에게 패해 탈락한 것은 불안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창호는 이세돌에게는 상대적인 강점이 있었다. 바로 통산전적에서 24승19패로 앞서 있었고 자신이 부조를 거듭하던 2005년 이후의 전적에서도 5승5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었던 점을 보면 말이다. 주목받는 승부에 강한 이창호 "이창호 9단이 초반부터 적극적인 수를 구사하여 기분 좋은 흐름이었고, 끝까지 두텁게 지켜내어 승리를 굳혔다." 2국의 해설을 맡은 김만수 7단은 이창호의 완승임을 강조했다. 그것은 이창호 특유의 형세판단이 빛을 발했다는 얘기였다. 이겨도 가장 이창호답게 이긴 셈이다. 이세돌로서도 크게 잘 못 둔수가 없을 정도로 서로 최상의 컨디션에서 맞붙었으나 이창호는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능숙한 수읽기와 형세판단으로 최강 이세돌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앞으로도 명인전리그, 삼성화재배 8강전 등에서 이세돌의 리턴매치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이번 패배로 그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잉씨배에서 무너진 독사, 잉씨배로 일어나라 최철한의 분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류싱이 무명기사에 속하지만 중국바둑 2008년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힌 기대주였기에 그랬다. 중국 아함동산배 2년 연속 보유하고 있으며 후지쓰배 4위 도요타덴소배 8강까지 오른바 있는 류싱이었다. 그러나 최철한의 파워는 명불허전이었다. 1국에 이어 2국에서도 류싱의 대마를 함몰시켰다. 8강전에서도 구리의 대마를 때려잡았다. 그의 바둑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본연의 최철한’으로 돌아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겨도 가장 최철한답게 이긴 것이다. 제한시간이 넉넉한 점을 십분 활용 잉씨배는 제한시간이 각자 3시간30분이다. 따라서 비교적 장고대국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읽기를 바탕으로 하는 두 사람에게 유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맘만 먹으면 30분 간격을 3회까지 연장할 수 있으므로(대신 벌점은 2점씩 늘어나지만)최장 5시간 동안 충분히 수읽기가 가능하다.. 이창호도 제한시간이 2시간인 삼성화재배에서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것이라든지 국내 바둑이 대체적으로 시간이 짧아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익히 알다시피 그가 미동도 감지하는 저울질로 승부를 결하는 쪽이다. 따라서 넉넉한 시간은 그에게 더없이 심적 안정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이창호의 안정된 수읽기와 형세판단력이 발휘될 수 있었고, 최철한의 바둑이야 말로 곱게 가다가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그 순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KO을 거두는 타입이다. 두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은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5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창하오도 비슷한 타입이다.
잉씨배 경험의 우위도 한몫 반면 이창호는 이미 한 번의 우승경험이 있다. 최철한도 4년 전 생애 최악의 좌절을 이미 맛 본 터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상황도 작용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하여 2번밖에 참가하지 못한 이세돌로서는 잉씨배 경험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대회일정상 하루 휴식이었던 24일 모든 일행들이 방콕 관광에 나섰지만 이창호는 유독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방콕'했다. 자신의 약점이었던 체력문제 건강상문제가 혹여 재현되는 것을 철저히 봉쇄한 것이다. 또한 이창호는 1국의 포석단계에서부터 돌도 거스르면서 적극책을 들고 나오기도 했고, 2국의 중앙전투에서 4단 젖히기 같은 과격한 수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다소 파격적인 사고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뉴이창호’의 면모이다. 창호·철한의 자신감 회복은 한국바둑의 두터움으로 다가 올 것 중국기원에서는 류싱에게 만들어준 최철한 기보집도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의 창치배를 잉씨룰로 진행하기 때문에 잉씨배의 적응문제도 완벽하게 되어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마사냥꾼의 포스 최철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농심배·후지쯔배·도요타덴소배를 연거푸 중국에 내주며 한국바둑이 암울모드로 바뀔 즈음 등장한 이들의 분전은 그만큼 눈부시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이들이 오랜만에 자신의 바둑을 구사했다는 점이 가장 반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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