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강전] ● 저우쥔쉰(대만) ○ Fairy(P)(한국)
12월 둘째 주의 바둑가는 ‘빅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8일(월)에는 명인전 도전2국이 이세돌:강동윤(1승)의 대결로 벌어지고, 9일(화)에는 GS칼텍스배 도전3국이 박영훈(2승):원성진, 10일(수)에는 국수전 도전3국이 이세돌(2승):목진석 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3일 연속 다른 도전기가 치러진 예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단연 강동윤이 등장하는 명인전이 빅카드이다. 최근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그가 과연 동문사형 이세돌을 뛰어넘을 지 관심이 모인다.
우변에서 처음으로 접전이 생긴다. 흑1은 '가'로 조금 유연하게 둘 수도 있지만 중앙 백이 수습하는데 방해를 하기 위해 빈틈없는 빡빡한 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Fairy(P)는 백4로 날렵하게 뛰어두며 관망하려 한다. 이에 저우쥔신 9단은 흑5로 재차 견고하게 붙여간다. 흑‘나’의 날일자가 보다 편한 진행인데 말이다. 그런데 5는 놓이고 보니 그렇게 좋은 수가 아닐 수 없다. 기세 좋게 백6으로 뻗었지만 흑7부터 11까지 백 두 점을 잡고 나니 흑이 편하게 되었다.
백4가 문제였다. 아예 ‘다’로 한줄 왼쪽으로 뛰어두었으면 아마도 흑‘나’ 정도로 받았을 것이다. 또한 백6도 기세이긴 하지만 7로 차라리 당겨두는 것이 나앗다.

또 백6으로는 <참고도1> 백1로 기대는 것이 맥이긴 한데, 흑2․4로 다 받아먹고 나면 백이 역시 뭉친 상태에서 공격만 받게 되니 안 될 그림이다.
백12으로 장대 같은 백 대마를 돌보긴 하지만 과연 무엇 하러 세력을 쌓았는지 알 수 없는 장면이다. 모름지기 세력을 쌓았으면 공격하는데 쓰라고 했거늘, 지금은 공격당할 흑 말이 없지 않은가. 흑13로 걸치자 Fairy(P)는 백14로 실리에 애착을 보인다. 흐름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수일 것이다.

평범하게 둔다면 <참고도2> 백1로 쉽게 받아두는 것. 그러나 이 경우엔 흑A로 침입하는 수가 남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주변 흑이 워낙 강하니까 말이다.
흑15로 뛰어 들어가자 백16으로 갈라치기를 한다. 상대의 돌은 이렇게 분리를 시켜야 힘이 약해지는 법이다. 또 두 길로 돌이 갈라지게 되며 어느 한쪽부터 수습을 하면 된다. 그러고 보면 바둑은 참으로 쉬운 것이다. ‘연결과 절단’만 신경 쓰면 될 것이니 말이다. 바로 흑17부터 21까지가 한쪽을 수습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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