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사신기
유아독존-이세돌vs구리②
2008 라이벌 열전! 기왕사신기
2008-12-30 오후 3:06:16 입력 / 2008-12-31 오전 10:02:05 수정
| 2008년 삼국의 고수들이 총출동해 파란만장한 승부의 드라마를 연출했으나 정상 8부 능선의 윤곽을 보면 4인의 강자가 포착되었으니 그들은 이창호, 이세돌, 구리, 창하오. 타이젬 간판 김종서 작가가 올 한해 바둑계 승부의 드라마를 황해대전(한·중 4인방의 시대), 유아독존(이세돌vs구리), 첩혈쌍웅(이창호vs이세돌), 와호장룡(이창호vs창하오), 19로의 風車 등 5개의 스토리로 나눠 화려한 필체로 구성됐다. 타이젬에서 준비한 강력한 연말·연시특집은 12월 29일 부터 1월 2일까지 차례로 연재된다.
이세돌 VS 구리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 천상계 인간계 지옥계(삼계)가 모두 고통스러우니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 싯달타가 처음 태어나서 일갈했다는 소리다. 심오한 실존의 철학이 담긴 말이라는데 오늘날은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인다. 쓰임새야 어떻든 한중 랭킹 1위 이세돌과 구리의 전쟁이 벌어지는 중원의 들판에 깃발로 내걸고 싶은 표현이다. 19로의 영원한 지존 이창호도 아직 건재하지만 2008년의 판세는 아무래도 이 두 고수의 첨예한 기세가 바둑계를 뒤흔들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바둑TV 연말특집 다큐멘터리 ‘2008 별들의 전쟁’ 취재 팀이 중국으로 건너가 구리에게 라이벌 이세돌에 관해 물었다. 힘이 좋고 수읽기가 빠르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너무 뻔하고 인터뷰 도중 포착된 도발적인 구석만 발췌하자면- 구리 : 이세돌 9단과 상대전적은 아마 내 쪽이 좀 나을 걸요. 이 대답이 아주 묘하게 거슬린다. 상대전적 따위는 손가락으로 헤아려보지도 않았지만 대충 이긴 기억이 많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한 마디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는 거다.
창하오 : 이세돌은 좀 묘해요. 나는 사실 그에게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매 번 당하는데 극복하기가 어려워요. 이창호에게 연패를 당할 때와 느낌 이 전혀 달라요. 녜웨이핑 : 이세돌뿐만 아니라 한국기사들 바둑이 다 까칠해요. 아마 매운 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봐요. 사실 내 제자 구리도 쓰촨성 출신이거든요. 쓰촨 지방 음식도 매콤하지요.
골 때리는 상황이지만 너무 아쉬웠던 상대가 덥석 돌을 들어 미로를 풀어보자고 덤볐다. 결과는 더 참혹한 상대의 대마몰살이었다. 어쨌거나 국내의 전문가들도 이세돌과 구리의 맞대결은 팽팽하다고 증언한다. 박영훈 : 구리의 포석 감각은 최고입니다. 누구와 두어도 50수까지는 항상 앞서갑니다. 그러므로 어디서 전단을 찾지 않으면 그냥 밀려버리기 십상이지요. 박정상 : 구리 기풍은 공격적이죠. 그러면서 끝내기도 완벽합니다. 이세돌과 기풍이 흡사합니다. 구리와 이세돌의 기풍이 닮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이렇게 말한다. 이세돌 : 둘 다 공격적이죠. 하지만 저는 실리를 추구하는 공격형이구요. 구리는 공격을 위한 공격을 하는 것같더라구요. 무슨 차이일까? 미묘하지만 이세돌이 체감하는 차이가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아주 명쾌한 진단 아닌가? 위빈 :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강하지만 구리는 이창호의 평정심을 아직 따라가지 못합니다. 쉽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어요. 다소 산만하게 이세돌과 구리를 이쪽저쪽에서 쑤셔보았으나 양국의 기사들 시각을 종합해보면 두 라이벌에 대한 이미지가 걸러지리라 믿는다.
이세돌 : 아마 내가 좀 많이 졌을 걸요. 그래서 갚아야 할 빚이 있죠. 구리한테. 양건 : 이세돌은 기세의 승부사입니다. 바둑이 아니라 주사위 게임을 해도 이세돌이 던지면 그 쪽에 걸고 싶어진다니까요. 희한하게. ^^ 이세돌 : 하하하 주사위를 하는데 왜 저한테 겁니까? 그냥 쪽박찰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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