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대하드라마 속의 우정과 사랑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KBS 대하드라마 '천추태후'가 그것.
'천추태후'는 여성이 운명을 개척한다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에서 비춰졌던 여성들과 달리 상당히 다른 각도에서 연구한 대하 드라마로 KBS에서 첫 방송 시청률이 20%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관심 속에 시작된 '천추태후' 제4회(1월 11일 오후 10시)에 바둑이 출연을 한다. 바둑이 나오게 된 것은 천추태후의 신창석 PD의 아이디어였다. 신창석 PD는 황금사과, 무인시대, 명성황후 등 KBS의 간판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바 있다.

여의도 KBS 별관에서 만난 신창석 PD는 편집과 인터뷰 요청에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근에 워낙 자극적인 게임이 많이 나와서 바둑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바둑은 동양 문화의 정수라고 생각을 한다. 바둑은 수담을 나누는 게임으로 정신적 교감까지도 나눌 수 있다. 드라마에서 바둑은 강감찬(이덕화)과 왕욱(김호진)의 우정을, 왕욱과 헌정왕후(신애)가 바둑을 두면서 사랑을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며 바둑이 극 초반에 나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1월 11일에 방송될 제4회분을 맛보기(?)로 보는데 바둑 두는 장면이 길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손 놀림 한번에도 바둑 고수는 티가 난다. 때문에 바둑 두는 장면에 대역을 사용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대역은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갓 입단한 프로기사가 수고를 해줬다."며 바둑을 사랑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신창석 PD는 어릴적 놀거리 자체가 없었을 때 바둑을 알게 되었다며 바둑은 한계가 없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들에게도 바둑을 권유했을 정도.
바둑두는 장면은 왕욱(김호진)과 황보설(신애-아역 박은빈)의 대화에서 처음 시작된다.

| [천추태후 제4회 대본에서]
왕욱이 설과 바둑판을 마주하고 앉아 있다. 바둑을 두고 있는 듯하지만 설의 관심은 온통 왕욱에게 쏠려있을 뿐이다. 왕욱이 한번 두고 나면 설은 바둑돌을 든 채, 재잘 거리기에만 바쁘다.
왕욱 : 그 바둑돌은 언제나 되어야 내려놓을 것이냐?
황보설, 당황하여 바둑판을 살피다가 대충 바둑돌을 내려 놓는다. 왕욱, 다시 바둑판 보는데.
황보설 : 그리 다니시면 댁에… 군부인께서 근심이 크시겠네요? 왕욱 : 우리 작은 공주님께서 바둑에 집중을 못하시는 것이 밤이 너무 깊었나보구나. 그만 일어나자. 황보설 : 아니, 아니예요. 바둑 잘 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 어디다 두셨죠?
| 또한 바둑을 둔 다음 침실에 든 두 여자 주인공 황보수(채시라-아역 김소은)과 황보설(신애-아역 박은빈)의 대사가 바둑팬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 [천추태후 제4회 대본에서]
황보설 : 언니는 어떤 사람과 혼인을 하고 싶어? 황보수 : 갑자기 무슨 소리야? 황보설 : 말해봐. 어떤 사람하고 혼인하고 싶어? 황보수 : 음…. 광개토 대제. 그분 같이 이 세상을 품을 다 품을 수 있는 남자와 일생을 함께 할 것이다. 너는? 황보설 : 나는 함께 이 세상 아름다운 곳을 주유할 수 있는 분과 혼인하고 싶어. 그리고, 그리고, 음율을 아는 분이면 더 좋겠구…. 그리구 바둑을 아주 잘 두는 분이 좋아.
| 후에 황보설(신애)은 왕욱(김호진)과 사랑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한다. 아직 촬영 전이지만 바둑은 여기서도 둘의 사랑의 매개체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해 기대가 배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배우와 스탭들도 바둑을 생소해 했으나 좋은 아이디어라며 바둑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창석 PD는 장희빈, 장녹수 등 조선 시대 여인들은 사랑싸움을 벌였지만 천추태후는 스스로 자신과 국가의 운명을 개척한 여인이라며 고려 초기 영웅의 고뇌와 여성영웅으로서 논란이 많았던 천추태후를 재조명하여 사대사관에 의해 역사적 평가가 폄하된 천추태후의 기상을 되살리고 싶다는 의지를 말했다. 또한 조금씩 바둑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바둑이 극중에서 수담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