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가 세계대회에서 우승 맛을 보지 못하던 2006년부터 중국은 최강국 한국을 인해전술로 넘보기 시작한다. 그때마다 최강국의 지위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번번이 '털끝 하나' 차이로 자존심을 지켜냈던 한국 바둑이었다.
2009년 한 해의 세계대회 판도도 이세돌·이창호 투톱의 성패에 국운이 걸려있다. ‘‘양이(兩李)’의 선전=한국의 선전‘이라는 등식이 된 지는 이미 오래이다. 잉씨배·춘란배·도요타덴소배 등 3개의 대회는 새로이 열리지 않지만, 3개 대회 공히 결승전을 남겨두어 올 초에는 우승자가 배출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올해 벌어질 6개의 세계대회 중 6월에 막을 올리는 후지쯔배를 제외한 5개의 세계대회의 결승 빅매치가 이미 완성되어 있다. 도요타덴소배 결승 박문요-구리, 삼성화재배 결승 이세돌-쿵제, LG배 결승 이세돌-구리, 잉씨배 결승 이창호-최철한, 춘란배 결승 이창호-창하오.
정리해보면 도요타덴소배와 잉씨배는 중국과 한국의 자동 우승이다. 따라서 삼성화재배·LG배·춘란배 등 3개의 맞대결에서 한·중간의 전면전에 다름없는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선발 이세돌의 어깨가 무겁다 6일부터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요타덴소배 결승에서 박문요와 구리간의 결승대결이 치러진다. 같은 중국기사여서 중국이 새해 첫 우승은 확정지었다. 한 템포 늦추어서 한국기사들의 출격한다.
한국의 선봉장으로 나서는 이세돌의 어깨가 무겁다고 하겠다. 이세돌은 먼저 1월 19일부터 삼성화재배에서 중국의 복병 쿵제를 만나고 2월 23일부터는 LG배에서 중국의 일인자 구리와 대결한다. 공교롭게 두 대회에서 작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것.
 | 한국은 일단 타이틀 수에서 중국에게 한발 뒤진 상태에서 삼성화재배 결승전을 갖는다. 그러나 쿵제는 세계대회 결승에 처음 올라왔으며 이세돌을 가히 천적으로 여긴다. 이세돌은 쿵제에게 상대전적에서 3승1패, 중국리그에서도 내리 4패를 떠넘길 만큼 만만한 먹잇감. 더욱이 결승전은 3번기로 치러져서 행운이 연결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따라서 쿵제가 여태 이세돌에게 거둔 승수보다 많은 2승을 거둔다고 볼 근거는 박약하다.
2월에 벌어지는 LG배에서 한·중 랭킹1위 간의 자존심 대결이 이어진다. 최강 이세돌에게도 구리는 언제든지 부담스런 존재이다. 공식전에서는 4승 3패로 약간 이세돌이 앞서지만 중국리그에서 상당히 많이 만나서 반반정도의 승부를 했던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은 영락없는 ‘호선.’ 여기가 승부처가 될 듯하다.
또한 2월에는 이세돌로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시합이 있다.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는 농심신라면배가 그것. 아직 주장으로 나설 지 4장으로 나설 지 결정이 되어있지 않지만 어쨌든 주장급 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로서는 상당한 무게감으로 작용할 듯하여 이세돌로서는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한껏 느끼는 2월이 될 듯하다.
최강 마무리로서의 부활을 꿈꾸는 이창호 타이젬의 ‘2008 바둑어워드’나 한국기원의 ‘2008 바둑계 10대뉴스’를 보더라고 이창호의 선전 내지 부활을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이번 만큼은 최강 이세돌에게 4승 1패를 기록했으며 세계대회에도 2개씩이나 결승에 점프하는 등 확실히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새해엔 수확만 남았다.
이창호의 경우 최철한과의 잉씨배 결승이 3월 3일부터 치러지고, 이어서 춘란배가 미정이긴 하지만 오래된 친구 창하오와 대결을 갖는다.(세계대회 일정상 최소한 3월 이전에는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창하오는 알다시피 이창호와의 상대전적에서 8승 21패로 한참 뒤지고 있는 성적이다. 그렇다고 ‘밥’이라고 보면 안 된다. 창하오가 거둔 8승이 대부분 최근에 거둔 성적이기 때문이다. 가까이는 2008 농심신라면배 12국에서 창하오는 주장으로 참가해 이창호에게 승리를 거두었고, 그 이전인 2007 삼성화재배 결승에서도 2-0으로 이겼던 창하오이다.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창호가 괴력을 갖추면서 돌아왔다. 작년 벌어졌던 춘란배를 기억하는가. 8강에 달랑 이창호만 남겨놓고 모조리 한국기사들은 탈락하고 말았다. 그 대신 7명의 중국선수들이 채워졌다. 그러나 이창호는 7대1의 포위망을 뚫고 그들의 칼끝을 모조리 피해가며 우승은 결국 1명이 하는 것임을 알려주듯 구리, 쿵제를 눌렀다.
결론은 한국이 조금 우세하다 1월 초순은 도요타덴소배에서 중국만의 잔치로 우울한 한 달을 보낸다. 1월 하순은 이세돌의 선전이 기대된다. 이세돌의 2월 LG배가 최강국을 가르는 기로에 서게 된다. 또한 3월에 벌어지는 응씨배에서 한국은 또 한 번의 환호를 예약한 다음, 춘란배에서 이창호는 또 한 번의 피말리는 격전을 벌인다는 결론이다.
또한 6월에 벌어질 후지쯔배도 한·중간의 대결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렇다면 후지쯔배 우승자까지 기다려서 3승 3패가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올해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동률은 없다. 개인전에서 3승 3패를 마크하게 된다면, 2월에 마무리가 될 농심신라면배의 성패가 최강국을 갈라놓을 가능성마저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이창호·이세돌을 남겨두었고 중국은 창하오·구리가 남아있다. 물론 일본도 최후의 일인 다카오신지가 남아있지만 논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2월이 격동의 한 달이 될 공산이 다분하다. 바둑팬으로서는 잉씨배가 가장 재미없는(?) 한판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만큼 '한·중대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전망에 동조한다. “어렵고 예측하기 힘들다. 이 답은 곧 벌어질 춘란배와 LG배 결승전에서 나올 것이다. 그리고 농심신라면배에서도 그런 상황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샤오웨이강 9단)
 | 중국도 인정하는 ‘양이’ “한국과 중국이 2:2로 붙는다면 과연 누가 이길까?” 작년 말 중국 바둑사이트에 재미있는 설문이 벌어졌다. 다분히 ‘2’라는 숫자는 이창호와 이세돌, 그리고 창하오와 구리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같은 형식으로 ‘5:5의 승부는? 10:10의 승부는?’식의 질문이 이어졌다. 2:2는 중국이 힘들지만 10:10은 그들이 유리하다는 괴변(?)을 유도하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 팬들은 2:2에서는 55:45로 한국의 우세를 주었고 5:5에서는 백중세, 그리고 10:10에서는 중국의 우세를 믿는다고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한국 팬들이 볼 때 다소 ‘미흡한’ 결과이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도 ‘양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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