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타이젬스페셜

[덕영비화] 사귐 - 우정은 생명의 술③

덕영 이재윤 선생의 삶과 바둑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2009-02-13 오후 3:55:40 입력 / 2009-04-02 오후 1:57:39 수정

타이젬은 신년특집기획 『이붕전설』을 통해 바둑계를 후원한 은인 故이붕 김영성 선생을 조명했다. 그리고 다시 '후원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신춘특집『덕영비화』를 마련했다. 드러나지 않게 우리 바둑계의 주춧돌 역할을 해 온 한국바둑학회장 덕영 이재윤 선생의 삶과 바둑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2월 11일 : 제1화 나눔 - 맑은 부(淸富)
2월 12일 : 제2화 섬김 - 노래하는 의사
2월 13일 : 제3화 사귐 - 우정은 생명의 술
2월 14일 : 제4화 외침 - 바둑돌과 함께 묻어주오




▲ 2007년 4월, 대구에서 초청한 로터리바둑클럽 회원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대구 바둑 인들이 15년 넘게 교류하고 있는 후쿠오카의 경우 양 도시 바둑대회가 열리면 도시 차원에서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벌인다고 합니다. 시청에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통역요원이 상주하고 20여 명의 대구 선수단은 가장 먼저 시장 실을 방문해 정중한 인사를 받습니다. 바둑대회 스케줄 이외에 관광이나 만찬 등 여가 코스도 완벽하게 짜여 한 번 그 도시를 찾으면 또 가고 싶도록 만든다는 거죠. 그래서 후쿠오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엄청난 손님들이 연중 계속 방문합니다.

일본의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으려면 최소한 3년이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우호 도시로 지내면서 상대 쪽의 진정성을 지켜본 뒤 비로소 절차를 밟지요. 그렇지만 결연이 맺어지면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물론 대구에서도 외국 손님들이 찾아오면 한국 특유의 인심으로 성의를 다하지만 시장이 직접 나서서 맞이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바둑 외교를 어떻게 보는지 양 도시의 시각 차이가 뚜렷한 거지요.

니카타 시의 경우는 바둑학회 차원에서 대구와 교류합니다. 최근 독도 문제를 자꾸 거론해 국제여론을 일으키는 도시라 우리들에게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은 곳인데 대구의 바둑 사절단이 찾아가면 역시 흔쾌히 환영합니다. 첨예한 국민감정의 골을 조금이라도 바둑이 메우고 있는 셈이랄까요? 닝보, 칭따오, 성뚜 등 중국의 도시들은 일본과 달리 예측이 어렵다고 합니다. 한국과 중국을 번갈아 방문해야 하는데 그 쪽 바둑협회에서 경비조달이 만만치 않아 정기적으로 날짜를 잡기 어려운 거죠.


▲ 덕영치과병원에서 열린 한국, 일본, 대만의 로터리클럽 바둑 교류전.

세계적인 봉사단체인 로타리 클럽에서 바둑대회는 한국 로타리클럽의 위상을 높이는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2002년 월드컵 때 대구 로타리 회원들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습니다. 마침 공교롭게 8강전의 제물로 스페인이 한국 팀에 패배했지요. 이운재 선수가 호아킨의 페널티 킥을 막고 홍명보가 결승골을 넣은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16강전 연장에서 안정환의 골든 골에 침몰한 이탈리아 반도는 반한 감정이 극에 달했지요.

스페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그러나 바르셀로나에서는 대구 손님들을 극진히 맞이하며 오히려 한국문화를 널리 홍보했다고 합니다. 바둑외교로 다져놓은 우호적 친한 파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썼기 때문입니다. 바둑을 통해 외국 도시, 국제봉사단체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하고자 하는 대구 협회의 의지를 바둑 팬들이 눈여겨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로터리 바둑클럽 회원들과 함께 바둑을 두고 있는 이재윤 선생.

대구 바둑의 리더로서 덕영 선생은 또 호남을 바라봅니다. "대구 산악회가 호남 쪽 초청으로 남도를 방문할 때 호남인들은 톨게이트까지 마중 나와 우리를 맞습니다. 작별할 때도 역시 장소는 대구로 가는 톨게이트입니다. 지역감정 운운하지만 그 분들은 마음으로 깊숙이 극복하기 위해 애씁니다. 만나기가 어려워 그렇지 만나면 만날수록 정이 듭니다."

대구의 바둑 인들이 호남을 찾았을 때 전남 도지사가 직접 나와 영접했다고 합니다. 바둑은 적당한 시간 동안 사람과 사람이 마주 앉아 손의 온기를 나누는 의례지요.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장면에서 감동을 받은 덕영 선생은 곧바로 영호남 화합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깁니다.

대구의 대학에 다니는 호남출신 학생들과 광주의 대학에 다니는 영남출신 학생들 연대(連帶)를 만들어 바둑과 자연보호를 이슈로 축제를 펼칩니다. 또 양 지역 도농(都農)을 연결해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선생이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를 맡고 있으니 실천하기가 어렵지 않지요. 외국의 도시, 세계적인 단체, 그리고 영호남, 도시 농촌을 아우르는 친선의 사슬이 너무 촘촘하고 방대해서 누구나 한번쯤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습니다.


▲ 이재윤 선생.

"혹시 정치적인 포석으로 오해받은 적은 없습니까?" 필자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선생은 특유의 미소를 지었지요. "정치는 세상을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하기에 힘을 발휘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땅에서 정치를 하려면 선의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외에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하잖아요?" 어떤 능력일까? 그에 대한 답은 읽는 분들의 몫으로 돌립니다.^^

여담으로 선생의 두 자녀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장녀 이도이 양은 파리의 센마르틴 패션디자인 스쿨을 나와 현재 패션 계통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선생의 말에 의하면 "보따리 장사를 하느라 혼기를 놓치는 중"이라네요. 스스로 디자인한 패션을 대구에서 제작해 외국에 팔러 다니지요. 처음부터 방목(放牧)한 까닭에 통제할 수 없고 앙드레 김까지는 아니라도 디자이너로 자립하길 지켜보겠다고 합니다.

차녀 이사강 양은 영화감독입니다. 인터넷에 배용준의 여자 친구로 화제가 됐던 재원이지요. 그녀 역시 일찍부터 집을 떠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디자이너와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화려해 보이지만 여성들이 그 직종의 궁극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실제로 그녀들은 지금 고군분투하며 장인의 길을 걷는 중이지요. 편하게 온실에서 자랄 법한 환경인데도 굳이 밖으로 나가 도전하는 모습에서 선생의 어드벤처 DNA가 복제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선생의 자유로운 가정교육을 엿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 이재윤 선생의 차녀인 이사강 양.

바둑계의 후원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덕영 선생 스토리를 사흘 째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바둑계의 실시간 뉴스들을 뒤로 하고 특집기사를 메인에 계속 띄우는 타이젬의 파격적 편집을 회원 여러분들께서 너그럽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바둑 인들의 공동체에 이런 선의를 가진 후원자의 소식을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같은 기호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공명(共鳴)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바둑 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갖는 공동체 의식은 인지하지 못해서 그렇지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처럼 기원이 많은 나라 없고, 우리처럼 바둑사이트가 활성화 된 곳도 없잖습니까? 한 마디로 마니가 기질은 우리 민족이 최고로 봅니다. 그 기질이 에너지로 변환되기만 하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선생의 생각입니다. 우리 바둑의 엔진이 싱싱하니 자신은 점화 플러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들립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입니다.

"일본의 바둑계는 고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교류전에 가 보면 거의 60~70대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 쪽은 40~50대가 주축이지요. 그만큼 젊지만 또 중국에 비하면 연령층이 높지요. 바둑 팬들의 연령이 중요한 바로미터예요. 일본과의 연령 차이는 한편으로 바둑문화 보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일본으로부터 도입한 현대바둑의 체계가 지금 고스란히 드러나는 거죠. 어쩌면 일본을 닮아가는 과정인지도 몰라요. 능률은 닮아도 좋지만 고루한 기원 시스템이나 불필요한 권위적 산물들은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10년 20년 후에 우리 바둑이 일본처럼 쇠락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TYGEM / 김종서 작가

관련기사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