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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즈버, 동네기원이 그립다

제2보(21~43)

2009-05-07 오후 4:17:33 입력 / 2009-05-08 오전 2:42:01 수정

 


● 9단 공짱타약(P)   ○ 9단 사신(P)

제2보(1~23) 어즈버, 동네기원이 그립다

허름한 동네기원 찾아갈라치면 ‘쿵 쿵’ 발자국 소리를 내며 정겹게 맞이하던 나무계단을 올라 힘들게 4층, 운이 좋으면 3층에 다다랐다.

 

기원문을 열면 반갑게 맞이하는 건, 무슨 전쟁을 치렀는지 포화에 다름없는 담배연기였다. 가벼운 눈 찡그림과 함께 그 담배연기를 겨우 벗어나자 또 환영하는 건 며칠은 지나 보이는 포개진 자장면 그릇. 그것이 전통적인 동네기원의 인식이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그런 광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허름한 동네 기원이 없는 건 아니다. 아직도 내기바둑이나 포커판 마작판이 즐비한 기원이 알음알음으로 내기꾼들의 입 소문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기원은 현대식으로 꾸며져 깔끔하게 손님들을 맞이한다. 시대조류에 맞게 기원은 포장되어 있다.

 

사실 우리가 기원을 찾아가는 것은 집에 바둑판이 없어서가 아니다. 당구를 집에서 즐기려 하니 집에 당구대가 없어서 당구장을 찾아가지만 기원은 사람이 그리워 찾아가는 것이다. 기원에 가면 적수가 있고 거의 매일 점심 대접을 하는 상수가 있지만 그가 싫지는 않다.

그러나 동네기원이 깔끔해지고 다양해지는 이유엔 다름 아닌 인터넷 인구의 급속한 확장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요즘 동네기원을 가면 컴퓨터를 한 두 대씩은 다 소유하고 있다. 손님들 가운데는 이미 인터넷바둑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다시 문을 여는 기원이 늘어난다고 한다. 전처럼 많은 수의 기원이 성업 중인 것은 아니지만, 워낙 없다보니, 오히려 바둑친구가 그리워서 찾는 사람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거 IMF 때문에 기원이 엄청 신장개업을 했다. 아무래도 손쉽게 차리고 자금이 많이 필요치 않은 탓이다. 그러나 대거 기원이 생기는 통에 전통 있는 기원마저 ‘제 살 깎아먹기’를 견디지 못해 망하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 동네 기원은 기료를 3천원 받는데, 그것 받아서 어째 묵고 사는지 모르겠다. ㅠㅠ)

 

차창너머 초가집이 헐리는 것을 보고 "전통가옥인데 남겨두지..." 라고 맘을 먹다가도 내가 그 집에 산다면 얼마나 불편할지 생각해보면 혼돈이 온다. 기원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지만서도 기원해서 먹고 살기가 빠듯하니...

 

실전

 

흑21로 달아나자 백22로 슬쩍 넘어간다. 이로써 백은 걱정이 없다. 흑‘가’ '나'에 젖혀서 상변에서 눈곱만하게 사는 수야 생기겠지만, 그보다도 백은 연결이 되어있어서 무난하다.


백4로 협공할 때 잠시 고민하던 공짱타약 사범은 쉽게 백5로 파면서 만족한다. 이것은 실리에서는 흑이 일단 앞서게 되니까 여유 있게 중반을 맞겠다는 뜻이다.


14 벌려두는 것도 흑이 ‘다’로 다가오는 것과 비교하면 큰 곳이지만, 흑15,17로 아주 뒷맛도 없이 매끈하게 착실한 곳이 있다.


백38로 쳐들어 왔다. 매번 실리만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듯 공짱은 흑19를 택한다. 이 수로는 <참고도1> 흑1로 실리에 애착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백2,4로 슬슬 위쪽과 연결하는 분위기가 된다. 따라서 백이 원활하게 수습이 되는 셈이다.

 

참고도1


백22로 빼꼼이 숨을 쉬려하자 난데없이 흑2으로 붙여간다. 이 수의 의미를 아는 분은 타이젬에서 사범 소리를 들어야 한다.

 

흑23로는 <참고도2>로 바짝 막게 되면 백4로 옆구리를 꽉 껴 붙이는 수가 좋아서 6까지 넘어가게 되면 흑은 실속이 없다. (사봄님들! 다 알고 계시겠죠? ㅋ ㅋ.)

 

참고도2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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