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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도 워러도 이겼다!

제5보(145~199)

2009-08-17 오후 12:15:34 입력 / 2009-08-17 오후 1:26:09 수정

● 이상헌 아마7단(한국)  ○ 푸리 아마8단(중국)
제5보(145~199) 이상헌도 워러도 이겼다

비가 억수같이 퍼 붙는 밤, 경포바다도 운치가 있을 듯 했다. 강릉까지 왔으면 경포 비린내를 안주삼아 한 잔쯤은 해야 하지 않겠나.

날씨 탓인지 손님이 별로 없어 타젬 식구들끼리 오붓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강릉과의 학창시절 추억을 화제로 한껏 떠들어대었다. 신입기자 김지은의 바둑실력이 화제로 떠오르기고 했고(김지은 신입은 아마6단임, 워러보다는 확실히 셈.) 정환기자의 국수먹는 날이 언제일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작가님은 자신의 고교시절, 현재 활동상황에 대해 줄기차게 ‘설’을 풀었다. 하긴 소주잔을 꺾을 줄 모르니 남들 다 브라보 할 동안 끊임없이 쏟아지는 무용담으로 건배를 대신했다. 전자치아였다.(전자이빨은 시앗시볼님이다.)


일행은 자연스레 당구장으로 향했다. 이정환기자 워러 김작 이렇게 셋이서 당구를 쳤다. 겜돌이는 미모의 김지은이다. 예상꼴찌는 자연스레 120다마인 워러.(120가지고 다마수를 말하는 것이 쩍 팔림^^)

한잔씩 들어간 다음이라 정환기자와 워러는 30분이 흐를 동안 2~3개 밖에 치지 못하였고, 김작은 자신의 주종목이라 당연히 앞서나가고…. 김작왈 “오늘은 영 워러가 힘을 못 쓰는 구나. 워러 지갑 구경 좀 해보자!”

하긴 워러는 단 한 번도 타젬 식구들과 게임을 벌여서 진 적이 없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간과정은 모조리 생략하고… 역전승했다. 1위 김작 2위 워라 3위 정환기자. 뭐, 술자리에서는 등수를 매기기 곤란한 면이 있지만, 시원하게 마신 것으로는 워러를 당할 자가 없으니, 2종목 연속으로 합격점을 받은 셈이었다.

숙소로 돌아간 일행은 심야의 포커판을 벌였다. 술을 마신 이나 안 마신 이나, 그간 승점을 올린 사람이나, 못 올린 사람이나 마지막 승부에서 이기면 다 이긴 것이다. 우리 일행 셋에다 K기자를 불러서 4명이서 매치를 벌였다.

포커판엔 관전기로 쓰려면 한없이 나오겠지만, 결론적으로 중간에 총알이 바닥났던 워러는 주무시는 부인님까지 깨워서 백화점 상품권까지 탈탈 털어서 배수진을 친 끝에 최종 승자가 되었다. 역시 자리털 때 이긴 이가 이기는 것이다.


마지막 판 녹화 중계한다. 제한시간 초속기, 베팅 하프, 구라 약간 인정.


워러 김작 K기자 셋이 끝까지 남았다. 액면으로는 워러와 K기자는 로우 패이며 김작은 하이 패였다. 6구까지 워러는 7로우. K기자도 액면으로는 7로우였다. 액면으로 보면 워러는 6 5 1이며 K기자는 5 4 3이었다. 드디어 히든 한 장을 받는데 K기자는 8이 들어왔고 워러는 2가 들어왔다. 한 끗발 차이로 워러가 신승.

여기까지는 별 게 없는 늘 보는 평범한 승부였다. 그런데 막판 김작의 대하드라마가 등장한다. 하이만 가게 되면 절반은 자기 몫인데, 그 이전까지 많은 패배를 경험한 탓에 그만 판돈이 눈이 멀었을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이 아닌가. 흔든다는 것이었다. 그 역시 7로우인데 7 6 5 3 1 이었던 것. 7 6 5 2 1인 워러에 비해 딱 ‘반에 반집’을 패한 것.

이리하여 워러가 마지막 승부에서 승리하며 도신의 경지에 올랐다. 토털 강릉원정경기에서도 워러는 3전3승을 거두었다는 사실.
워러의 기세를 꺾을 위인은 타이젬에서는 없는 것일까? 이제 남은 것은 유저뿐이다. 워러에게 도전해볼 유저가 곧 나타나리라 기대한다. (이 오만방자 ㅋ ㅋ)

‘아, 정상은 외로워!’

실전

자, 바둑으로 돌아와서-.

팽팽한 가운데 백이 반의 반 집이라도 앞서 있는 상황이다. 이상헌의 흑1로 난데없는 곳을 찔렀다. 푸리는 당연히 받았다. 바로 이 순간 흑3으로 끊어오면서 뭔가 걸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닌 게 아니라, 해설을 하던 유창혁 9단의 말을 빌면, 흑1이 다음 흑3으로 끊기 위한 전 단계였다. 따라서 곱게 손 따라둔 백2가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었다. 백2로는 <참고도> 백1처럼 아예 받지 않고 상변 한 점을 살리는 것이 편했다.

푸리는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투로 실전백4,6으로 잇고 버티었지만 흑9로 서서히 철문이 닫히자 그만 망연자실하고 만다.

참고도

흑17까지 백 7점이 그만 갇히고야 만다. 백이 19자리로 단수를 친다고 해도 축머리는 흑의 차지이다. 하는 수 없이 백18,20으로 끊어보지만 그것도 잡을 수는 없고, 백26까지 돌려 치는 정도이다. 이런 정도로 바둑이 될까?

백42까지 중앙에서 10집 언저리를 만들게 되었지만 그 대가로 우변도 침식당했고 나중에 보다시피 흑53,55로 또 살이 붙는다.

 이상헌이 한국의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한중아마대항전’의 첫 우승을 선사했다. 199수 다음 줄임, 흑불계승.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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