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단 yangzhuzhu  ○ 9단 코브라더스

돌아이와 또라이

대화창에는 별의별 대화가 다 오고간다. 초딩수준의 욕부터 고상한 철학까지 무분별하게 오간다. 그런 와중에 최근 타이젬 터줏대감으로부터 수많은 유저들 가운데 3대 ‘돌아이’가 있다는 첩보를 받았다.

가끔씩 대화창에 나타나서 난데 없는 농을 던져서 황당하게 만든다든지, 각종 문자표를 이용해서 요상한 모양을 만들어서 뭇 유저들에게 신비감마저 보여주는 이를 만난다.

그가 일러주는 3명의 얼굴을 떠올리니, 과연 어디에 내 놔도 손색없는 괴짜 유저들이었다. 이 란에서는  공개된 자리라 말씀은 드리지 못하지만, 그가 보아온 돌아이의 기준이 한번 웃음으로 듣고 넘길 것은 아니었다.

그 터줏대감은 또라이와 돌아이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또라이’는 옆에서 보기에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은 악동을 일컬으며, ‘돌아이’는 그리 불쾌하지 않은 귀여운 악동을 말하는 듯 했다.

시정잡배 양아치와 같은 계열이 ‘또라이’이며, 시니컬하게 자신만의 장르를 형성하는 ‘똘道’의 예를 갖춘 이가 ‘돌아이’라고 한다. (이 말이 더 어려운 듯^^)

타젬 돌아이가 되려면 상당한 도덕적인 기준은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며, 대화창 원로회의에서 유저들에게서 골고루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1. 혼잣말의 대가여야 하며, 2. 절대 욕은 하지 않으며, 3.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이 되면 안 될 것이고, 4. 3년 이상 꾸준히 타이젬에서 활동을 해야 하며, 5. 자기 고유의 종목으로 대가를 이뤄야 한다고 한다.(밑줄 좍~!)

이 말을 들으니-.

무슨 고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타이젬에서는 돌아이 되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지고지순의 도덕성을 갖추고서, 지속적이고  초지일관해야 ‘겨우’ 이룰 수 있는 경지가 아닐까 한다.

과연 여러분이 꼽은 타젬 ‘돌아이’는 어떤 분입니까?

흑1로 걸쳐가서 좌상귀를 압박한다. 아마도 선수로 돌을 것 같다. 상변과 중앙이 두터운 흑으로서는 백10까지 내부에서 살게 끔하는 이득은 누렸다.

다만, 수순 중 백6은 귀를 살아두기 이전에 선수활용이며,(하수님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상투적인 활용법이니 잘 배워두도록!) 백8로 고도의 활용법이다. 그리고 백10으로 알뜰하게 사는 것이 집으로도 이득이다. 그러나 흑9로 받아서 부분적으로는 약간 손해이다.

아까 백8이 흑9를 불러서 약간 손해라고 한 것이 바로 이 장면에서 나온다. 흑11,13으로 밀고 나와서 끊어가니 백은 죽을 맛이다. 이런 것을 주면 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있는 것도 복이다. 죽지 못해 산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백18까지 수면위에 올라 가뿐 호흡을 하는 동안 흑은 15,17로 두텁게 두텁게 이득을 본다.

뿐만 아니다. 흑19, 21,23의 세 번의 맛있는 곳을 차지하고 보니 이건 바둑이 너무 원사이드하다. 지금 코브라더스가 양주주를 만나서 초반 럭키펀치를 맞은 다음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큰 펀치를 또 허용한 셈.

반면 백은 20,22로 그야말로 목숨만 부지한 채 집이랑 상관없이 허공만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대신아 함보자.”

(헉! 이 글이 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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