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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P)- 최종 병기

블링블링(P)- 최종 병기

2010-06-21 오전 11:58:23 입력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체제가 구축되던 1950년대 말에 수소폭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개발됐다. 이 미사일은 무시무시한 파괴력과 목표물의 정밀타격능력이 인정돼 ‘최종 병기’라고 부른다.

블링블링(P)은 2008년 8월 14일jzj와의 첫 대국을 시작으로 2010년 5월 18일까지 약 1년 9개월 동안 241승 141패로 통산 승률이 63.1%다.

고수1방에서 중국의 강자들과 함께 빅매치를 주도하는 블링블링(P)은 영어 아이디가 bring이다. bring은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어서 바둑과 연관해 나름대로 풀이해 보았다.

1. 가져오다. 데려오다. => (승리를)가져오다.
2. 가져다주다. => (소속팀에게 승리나 행운을)가져다주다.
3. (특정 장소, 상태에)있게 하다. => 상대에게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4. (특정 방향, 방식으로)움직이게 하다. => 국면을 자신의 장기로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
5. (간신히)하다. => 눈터지는 계가 바둑에 강점을 보인다. 반집 차이로 이기다.

제7회 동양증권배 타이젬 왕중왕전은 우승상금을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우승 상금을 노리는 각국 선수들은 치열한 통합 예선을 거쳤고, 본선 48강은 24명씩 2개조로 나누어 3연승을 달성해야 8강에 진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이번 동양증권배 타이젬 왕중왕전 본선 48강에 진출한 대한민국과 중국의 전력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20 대 중국 24로 대한민국이 열세다. 나머지는 일본과 대만이 각각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블링블링(P)은 2월 본선 시드를 배정받아 보너스로 2백만원을 받고 기분 좋게 48강부터 출전했다. 그는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본선 8강에 올라 주최국의 우승 확률을 높이고 있다.

그러면, 블링블링(P)의 본선 48강 3국을 분석해 보자.

블링블링(P)은 소담(P), 천녀유희, bamboo96, 글로리아(P), gff를 상대로 총 5연승을 거두고 올라온 중국의 LCM(P)과 마주쳤다.

<기보 해설 1> 본선 48강전 1승 도전 ○ 블링블링(P) vs ● LCM(P)



초반 하변에서 중앙으로 머리를 내민 흑33은 기세의 한 수. 그러나, 맛이 나쁜 것이 단점이다. 백은 즉각 하변에 특공대를 투입했다. 흑도 오른쪽 진영의 허술함 때문에 전부 잡는 것은 무리. 백44로 흑의 약점을 건드려 패를 유도했고 백58까지 백이 재미있는 절충 같다.

흑77로 좌변을 키웠을 때 백78로 뛰어 든 것이 강수. 흑85부터 흑이 맹공을 퍼붓지만 백은 100으로 중앙에 뻗는 수가 힘차다. 끊으려고 빈삼각을 두면 94 위에 치받는 수가 있어서 공격이 안된다. 잠시 숨을 고르던 흑이 113으로 끊어오면서 국면은 초긴장 상태. 그러나, 124로 찌른 것이 좋은 수였다.

흑이 이으면 125에 붙이고 나올 때 씌워서 장문이 성립한다. 126까지 흑의 요석 두 점을 잡아서는 백의 만족. 백이 유리한 가운데 172로 나간 것이 관전객들을 즐겁게 해준 수. 사경을 헤매던 흑이 마지막으로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179로 밀고 나왔을 때 백은 잡지 않고 타협했다. 흑의 대마는 겨우 살았지만 대마 쌈지 뜨면 지는 법. 시종일관 어려운 전투가 이어졌지만 블링블링(P)의 수읽기가 더 정밀했다.

블링블링(P)의 두 번째 상대는 slow(P), bjcdd, 4k_grubby, richkugo, JIANW(P)를 차례로 꺾고 올라온 중국의 chinaboa다. 중국의 왕뱀이란 뜻으로 한국의 코브라더스를 연상케 한다.

<기보 해설 2> 본선 48강전 2연승 도전 ● 블링블링(P) vs ○ chinaboa



백32는 우하귀 흑 석점을 보강하라는 주문. 그러나, 흑33으로 4선에서 역으로 협공한 것이 프로의 감각. 백34로 우하귀 삶을 재차 강요할 때 좌상귀에 손을 돌린 흑35는 블링블링(P)의 강심장을 보여준 수였다. 과연 우하귀 사활은? 백36부터 공격의 포문을 열던 백은 잠시 보류하고 좌변으로 다가섰다. 흑은 우하귀와 하변의 약한 말을 방치하고 태연하게 흑53으로 우상귀에 말뚝을 치면서 대마불사를 외친다.

좌변을 버리기 전에 흑57로 들여다 본 수가 적시의 응수타진. 흑이 모양을 계속 키우자 백도 62로 상변에 게릴라를 투입했다. 중앙에서 복잡한 공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변으로 공격의 방향을 튼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우하귀와 하변 흑 대마 보강 겸 엮기 공격이 시작됐다. 백도 102로 천지대패를 건다. 패는 백이 이겼지만 흑은 좌상귀에서 살고 좌변을 정리한 이후 하변에 손이 돌아와서는 흑의 우세가 결정적이다. 중앙전투 중에 하변으로 손을 돌린 흑의 냉정한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다.

블링블링(P)의 세 번째 상대는 48강 시드를 받고 나온 일본의 gradually.

<기보 해설 3> 본선 48강전 3연승 도전 ● 블링블링(P) vs ○ gradually



우하귀 단점을 지키는 것이 기존 정석이지만 요즘은 손을 돌리는 것이 새로운 수법이다. 흑29로 끊고 33으로 달아날 때 백34,36의 잽을 날리는 백의 손길이 가볍다. 그러나, 흑41이 모양의 급소를 찌르는 날카로운 맥. 이어 흑43으로 우변 백 대마를 향한 공세가 시작됐다. 백64로 웅크릴 때 흑65의 코붙임이 사활의 급소. 백도 72로 우상귀에 붙여서 시비를 건다.

우상귀 수싸움에서 백90으로 내려설 때 흑91이 수싸움의 묘수다. 이 수로 90 왼쪽에 두면 패가 된다. 우변 백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을 때 바로 잡으러 가는 것은 백도 중앙 흑을 공격해오면 속기 대국이라 부담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흑105로 손을 돌린 것은 국면을 넓게 본 수다. 우변 백이 살 때 흑107로 중앙을 연타해 흑의 흐름이다. 백은 중앙 흑 넉 점을 잡았지만 흑은 상변과 하변에서 이익을 얻어 충분하다. 튼튼해 보이던 하변 백 진영도 흑의 응수타진에 수를 내주고 말았다. 흑은 일본의 강자에게 완승을 거두고 본선 8강에 올라갔다. 흑의 수읽기와 대국관이 돋보인 일국이다.

이어서 블링블링(P)의 기보로 타이젬 인기 9단과의 대국을 살펴 보자.



소문에 따르면 블링블링(P)은 얼마 전 국내에서 놀랄만한 성적을 기록해 중국 바둑계도 주목하고 있는 20대 강호라고 한다. 한편 그는 전에 다른 아이디로 동양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어서 인터뷰는 사양했다고 한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최종 병기’ 블링블링(P)은 우승컵을 안고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TYGEM / 북악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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