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천원전
'연패 사슬' 한·중천원전에서 끊는다
11일부터 13일까지 천야오예와 대결
2010-07-08 오후 2:14:41 입력 / 2010-07-09 오후 2:14:42 수정

한국의 박정환과 중국의 천야오예의 검이 부딪힌다.
7월 9일 포항 포스코 청송대 3층 무궁화실에서 제14회 한중천원전이 한국의 박정환과 중국의 천야오예의 대결로 펼쳐진다.
역대 한중천원전에서 한국이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기대주에서 강자로 성장한 한국의 박정환이 나선다. 이번 한중천원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지명 아마 6단과 김원 7단이 펼치는 승부대담속으로 안내한다.
김지명: 원이야~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김원: 형 덕분에 잘 지냈지!
김지명: 이번에 포항 포스코에서 재미있는 대결이 펼쳐지던데 원이는 알겠지?
김원: 아아. 박정환과 천야오예가 대결하는 한-중 천원전?
김지명: 그렇지. 한국과 중국 천원타이틀 보유자가 3번기로 통합챔피언전을 펼치는 한중천원전! 특히 이번에는 한국과 중국의 기대주들의 대결이라 더욱 흥미로울꺼야.
●○…한국, 중국, 일본의 차세대 기대주
김원: 기대주라고 말하기에는 키도 그렇고 성적도 그렇고 너무 커버렸는데? 박정환은 고등학생이지만 비씨카드배 4강, 국내 대회 2관왕(십단, 천원)이고, 천야오예도 2006 LG배 준우승, 중국 천원타이틀을 가지고 있다고.
김지명: 하긴 박정환 천야오예 두 기사 모두 자국랭킹 5위와 4위로 이미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기사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
김원: 두 기사 모두 입단했을 때부터 많은 바둑팬들이 주목했고, 여전히 성장 하고 있어. 형 그거 알아? 이세돌과 콩지에가 각각 자국의 차세대 주자로 바로 박정환과 천야오예를 꼽았지.

●○…한국이 근소하게 앞서 있는 한-중 천원전
김원: 그러고보니 한국과 중국의 통합천원을 가린 한-중천원전이 벌써 14회네. 김지명: 그러게 최근 한-중-일 통합 명인전이 새로 생겼지만 그 전에는 이렇게 한국과 중국의 타이틀 보유자가 통합으로 두는 것이 생각보다 없었네.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도 없어졌고 말이야.
김원: 그것도 그렇군. 통합타이틀전 이외에도 롯데배 한-중 바둑대항전, CSK 바둑아시아 대항전 등 대항전 형식이나 교류 같은 대회들도 많았는데 말이야.
김지명: 그만큼 다른 세계기전이 많이 생겼다는 거지. 그래도 다양한 성격의 대회들이 없어졌다는 것은 아쉽군,
김지명: 한중천원전에서는 어느 나라가 더 많이 우승을 차지했지?
김원: 한국이 7-6으로 앞서있고, 이창호와 구리가 4번씩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우승을 기록하고 있어

●○…두 기사의 대결이 갖는 의미
김원: 한국이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있고, 지난해에 우승컵을 중국에 줬으니 이번엔 박정환이 이겨줘야겠구만.
김지명: 직전 열린 후지쯔배 결승에서 한-중 랭킹 1위인 이세돌과 콩지에가 대결했는데 아쉽게도 이세돌이 패했지. 그러니 박정환이 분위기를 반전시켜줄 필요가 있어. 물론 박정환과 천야오예 그 대결자체도 아주 흥미롭지만 말이야.
10대부터 이미 두각을 나타낸 박정환과 천야오예. 아직도 성장 중인 한-중 천재들의 대결인데 원아. 넌 누가 이길 것 같아?
김원: 난 정환이가 이길 것 같은데? 천야오예가 먼저 두각을 나타낸 건 사실이지만 최근 세계대회에서는 간간이 이름만 비췄을 뿐 뚜렷한 성적이 없었잖아. 그에 비하 박정환은 올해 첫 세계대회 4강에 올랐고, 얼마 전 아시안게임 한국대표로 선발됐잖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한 것에 비해 괜찮은 성적이지. 또 흔히 천재들이 갖고 있는 그들만의 색도 박정환은 가지고 있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대담에서 자세히 말했었지.
김지명: 난 아직은 천야오예에게 무게가 살짝 기우는 것 같아.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난 것에 비해 아직 우승코는 못 뚫었지만 그래도 자국기전에서 2년 연속 구리를 꺾고 천원에 올랐고, 전기 한중천원전에서도 강동윤을 꺾는 등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잖아. 박정환에게도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3-0으로 앞서있어. 박정환이 수는 기가 막히게 잘 보지만 아직 대세를 보는 유연함이 단점으로 꼽히던데 천야오예가 경험이 풍부해서 인지 그런 부분에서 앞선 것 같아.
그리고 박정환은 비씨카드배 4강전 패배 이후 조금은 기가 꺾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용도 엉뚱한 곳에서 지는 부분이 보이더라고. 하도 지니까 아픔을 느끼는 것 같아. 아시안게임 선발로 다시 살아난 듯이 보이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아.

김원: 그 아픔을 이겨내야 천재지. 박정환이 자신이 천재라는 것을 입증하려면 이겨내야지.
김지명: 천재라. 많은 바둑인들이 박정환을 천재라고 하는데 난 그 부분이 아직 좀 덜 와 닿아. 기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박정환이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고 하던데 내가 본 천재들은 공부량 보다는 능률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
이세돌의 경우도 계속 바둑을 생각한다던가, 모르는 부분도 연구보다는 실전에서 찾는다던가 좀 특이한 점이 보이던데. 재능은 확실히 뛰어나지만 천재의 느낌보다는 노력파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난 천야오예가 천재라고 생각하는데?
김원: 똑똑한 사람이 노력하는 게 더 무서운 거지. 하늘이 내려준 재주는 다양하다고. 난 박정환 바둑에서 본 수읽기나, 발상, 끈기 등을 보면 천재라는 느낌이 오던데. 천야오예는 어디서 그런 것이 느껴지는데?
김지명: 천야오예가 바둑을 두는 것을 보면 마무리 할 때의 끈적함과 가끔씩 굉장히 날카로운 수순들이 돋보여. 천야오예만의 색으로 상대를 몰아가는데 그래서 천재인 것 같아. 그리고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당시 만16세의 나이에 세계대회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은 아무나 거둘 수 있는 성적이 아니잖아?

▲ 올해 제15회 LG배에서 대결한 박정환(오른쪽)과 천야오예
김원: 그 성적이 대단한 것은 인정해. 그 후 천야오예는 TV아시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당시 최연소 입신 경지에 올랐었으니까. 하지만 만약 천재였으면 그 후 뭘 보여줬어야 되는 거 아닐까? 이세돌 같이 우승을 차지한다거나 단체전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주던가. 천야오예는 그걸로 끝이잖아. 내가 보기엔 천야오예는 거기까지가 한계 같아.
천야오예의 강점은 빠르고 정확한 수읽기와 끈기인데 정확한 기풍은 모르겠어. 특징이 없다는 거지. 수읽기와 끈기는 상위랭커의 필수조건이니까 기풍까지라고는 볼 수 없잖아?
최근 본 천야오예의 바둑도 보면 하나의 스타일로 밀고 나가기 보다 실리, 세력, 공격, 유연 등 다양하게 판을 짜더라.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지. 그건 그만큼 공부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만의 강점을 못 만들었다는 의미도 되거든. 그래서 그 후에 세계무대에서는 위로 못 치고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은 나와 형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네.
●○…노련함이 돋보이는 천야오예에 서두르는 박정환
김지명: 최근에 정환이가 천야오예에게 졌던 것 같은데.
김원: 얼마 전 LG배 대국 말이군. 바둑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박정환이 패해 아쉬움을 남겼었지.
김지명: 그 대국을 포함해 총 3번 겨뤘는데 박정환이 아직 판 맛을 보지 못했지. 원아. 전에 너가 그 대국을 유심히 보던데 소감이 어때?
김원: 그 바둑은 정환이가 지나치게 승부를 서두른 것도 패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천야오예가 그 부분을 잘 포착한 점도 있지. 그럼 천야오예가 승부를 결정짓는 수순을 직접 볼까? 그림 1의 백1의 수가 천야오예의 주도 면밀한 응수타진이라고 볼 수 있지. 일종의 응수타진인데 여기서 물러선다면 자체로 너무 손해인 모습이라 결구 2로 받을 수 밖에 없었어. 여기서 백3이 박정환으로서는 굉장히 뼈아픈 수지.

▲그림 1 박정환(흑)vs천야오예
김지명: 모르면 손 빼라인가? 4로 이었네.
김원: 워낙 맛이 나쁜 자리여서 고심 끝에 선택한 수지. 결국 천야오예가 5~17로 흑18을 강요해 선수까지 뽑아 19로 하변에 다시 한 번 박정환 대마를 위협해서는 사실상 승부가 끝났지.
김지명: 천야오예가 다가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네. 이 부분에 박정환은 갑자기 무너졌고…. 상대전적이 안 좋았던 것을 의식하는 건가.
김원: 이 전수순들에서 그런 면이 보이지. 반면 천야오예는 심리적으로 동요되지 않았고.
김지명: 그럼 한·중 천원전은 어떻게 진행될 것 같아?
김원: 둘의 바둑 스타일로 볼 때 장기전보다는 전투로 화끈하게 붙고 끝날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최근 LG배 바둑도 그렇고 박정환이 먼저 전투를 유도할 가능성이 커 보여. 그런데 아무래도 천야오예가 관록에서 앞서니까 다른 전략을 짜는 것도 좋겠지.
분명한 건 이번 천원전은 천야오예보다 박정환이 더 얻는 것이 많다는 거야. 3연패의 사슬도 끊을 수 있고, 3번기에서 마주하기 때문에 정면대결을 진지하게 펼칠 수 있거든.
김지명: 이정환 기자가 박정환을 인터뷰를 했다던데 살짝 볼까?

- 한중 천원전에 임하는 소감이 어때요?
지금까지 대결한 3판 모두 져서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어요. 나름대로 준비도 하고 있고요.
-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천야오예의 최신기보도 놓아보고 예전 기보도 찾아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 세계대회 출전 당시 팬들이 큰 기대를 걸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고요. 결승에도 오르고 우승도 하고 싶어요.
- 아시안게임 선수로 선발되었는데.
군 면제가 걸려 있어서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평소대로 공부하면서 대비를 했죠.
- 평소 대국이 없는 날은 뭐하시나요.
집에서 공부하거나 신사연구실에 나가요.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나가고 아침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공부합니다. 기보를 놓아보거나 포석을 주로 연구하고 바둑도 둡니다.
김원: 천야오예와의 대결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구만, 뭐 워낙 평소에도 공부벌레로 소문나기도 했지만.
김지명: 박정환이 의지가 활활 타오르네. 재미있을 것 같아. 이번 대결.
김원: 박정환을 응원하면서 유심히 지켜봐야겠어.

▲김지명-김원 형제.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