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9 오전 11:06:11 입력 / 2010-07-30 오후 3:31:17 수정
①
경이적인 대국 경쟁
이제 동양생명배가 제8회 대회를 맞이한다. 이미 7월부터 대회가 시작된 것이나
진배없다. 소위 월간랭킹전을 통해서 무혈입성할 선수와 2차 예선에 나아갈 선수를 가리는 옥석가리기가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
월간랭킹전이란 월 단위로 가장 월간점수가 높은 기사에게 돌아간다. 물론 점수라는 것은 승률도 중요하고 유저들의 호응도가 높으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단, 여기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동양생명배나 동양증권배 본선시드가 주어지는 2위까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물론
3,4위에게도 소정의 상금이나 2차 예선시드가 주어지긴 한다.
평소에 열심히 대국한 기사에게는 월간상금이 많게는 200만원씩
주어지며 더불어 1년에 두 번 있는 동양배 본선대회에 출전도 할 수 있는 이중의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선대회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동양배의 예선이라 할 월간랭킹전도 흥미로운 대결이 이어지곤 한다.
8월1일이
되면 또 한번 밝히겠지만, 지금 현재 7월랭킹전은 ‘복덕방멤버’ 번개소문(P)과 국산바(P)가 확고부동한 2강을 유지하고 있다. 두 기사는
승률로 보면 50퍼센트 언저리라서 본선무대에서 큰 활약을 기대하기는 힘든 인물이지만, 박리다매라고,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대국하는
기사들이다.
따라서 타이젬 벳 유저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인물이다. 우선 대국수가 경이롭다. 일례로 번개소문(P)의 경우에는
7월 동안 400국에 육박하는 대국을 가졌다. 이창호나 이세돌 같은 경우 공식대국이 1년에 100국이 넘어가며 살인적인 대국수라고 한다.
그럼 면에 비춰보면 그들 보다 40배나 대국수가 많은 것이다. 거의 몸져누울 수준.
물론 공식대국보다는 좀 더 편하게 대국하는
것이긴 하지만, 9단에 이른 프로기사가 하루에 10판 이상을 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네스북이 등재를 고마워할 정도이다. 또 다른 ‘룸펜’
계룡산(P)이 한참 처진 상태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7월랭킹전에 목을 매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7월의 끝내기에 돌입하는 시점이라 그런지 대국경쟁이 더욱 맹위를 떨친다. 남은 과제라면 1위를 달리고 있는 번개소문(P)이
월간점수 100만점을 넘기느냐가 관건. 100만점을 넘기면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②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
●
joonkimomo ○ 번개소문(P) - 동양생명배 7월랭킹전
제1보(1~50) 7월랭킹 1위가 유력시 되는 번개소문(P)의 대국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국산국산바(P)와
번개소문(P)은 오른팔에 모터를 달았다. 어제 28일에는 국산바(P)가 16판을 두어서 12승4패를 기록했으며, 번개소문(P)은 24판을
두어서 12승12패를 기록했다. 그래도 5할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새벽녘까지 바둑을 두었으니
이제야 잠자리에 들었겠지 하고 이글은 쓴다. 그런데 이게 뭔가? 워러의 모니터 우상귀에 ‘삐리리!’하고 뭔가 나타난다. 친구가 접속했다.
원고를 쓰는 29일 아침나절에도 번개소문(P)이 접속한 것. ‘오 마이갓!’ 기신(棋神)이야~.
joonkimomo의 흑
차례. 백4로 대뜸 걸쳐가서 변칙을 건다. 뭐, joonkimomo 하고는 원체 많이 둬서인지 별 거리낌이 없다.
백8과
흑9를 교환하자 왜 흑이 백에게 덤을 제공해야 하는지가 선명해진다. 귀3개의 가치는 동등하다고 볼 때 좌상귀 모양은 단순하게 백돌이 하나
놓여있는 것보다는 좋은 모양이 아닌가. 딱 그 좋은 만큼이 덤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백16에 흑17로 치받으면서 응수를 한다.
백18로 귀를 차지하자 가만히 흑19로 잇는 정석이다. 만약 20의 자리에 흑이 젖힌다면 복잡다단한 구도가 만들어질 터. 그냥 묵계
하에(?) 조용히 가잔다.
백32로 우직하게 밀어갔을 때 흑이 호구되는
곳임에도 다음을 받지 않은 것은 받아주면 백이 33을 들여다보는 수를 선수하고 난 다음 덮어씌우는 수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흑33은 당연한
호구이며 백34로 일단 눌리는 것도 당연하다.
흑37로 침입해왔다. 두 사람은 기풍으로는 전투를 마다할 사람은 아니나, 이 판
말고도 여러 차례 두어야 하므로(?) 괜한 큰 마찰을 피하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한판에 한번씩은 전투가 벌어지겠으나 자잘한 전투를 피하는
의미가 있다.
백도 40,42로 호구를 쳐둔다. 그러나 흑43으로 붙여서 우변에서 쉽게 타개하는 모습이다. 그 대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그렇다 상변 백50으로 눌러가서 찾으려 한다.
③
워러생각1-그대가 진정 바둑인입니다.
프로란 아마추어 동호인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이 기량이든 품행이든 바둑으로 말미암아 타의 귀감이 되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일 것이다. 꼭 이세돌급으로 잘 두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잘 두는 사람, 누구를 꺾어줄 수 있는 사람, 내 조그만 T머니를 축내지 않는 사람을 진정한 프로의
진면목이라고 왜곡하기도 한다.
김좌기 사범을 아시는가. 그럼 비교적 바둑계 소식에 밝은 분이리라. 그렇다면 최욱관 사범을
아시는가. 올드 팬이 아니라면, 또 바둑에 어지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분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왜 사범이란 표현을 썼느냐 하면
그 분들은 프로였음에도 지금은 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삼성화재배 아마예선에서 그 사범들을 만나게 되었다. 최욱관
사범의 경우는 워낙 프로기사직을 은퇴한 지 오래되었고, 아마대회에 나온 것을 자주 보았다. 그러나 2005년에 느닷없이 은퇴해버린 김좌기
사범의 경우는 평소 점잖고 말씀도 없는 분이라 워러는 평소 한국기원에서 뵐 때도 깍듯이 인사를 해오던 터였다.
대국 중에
제3자가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줄 알지만서도, 워러는 어찌나 반갑던지, 다가가 덥석 손을 붙잡았다.
그들은 손자뻘 연구생 그룹과 함께 아마예선을 벌이고 있었다. 뭐가 아쉬워서 돈도 나오지 않는 이 아마예선에, 그리고 프로급
연구생들과 겨루어서 질 것이 뻔한데(?) 왜 이런 불편한 자리에 출전했을까.
오직 한 가지 이유로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바둑이 고팠기 때문이다. 어느 기원에 고수가 있다는 소문이 나게 되면 그 고수와 일합을 겨뤄보기 위해 산 넘고 물 건너던 협객의 맘을
이해하면 쉽다.
그가 이렇게 바둑을 두고 싶었음에도 은퇴한 이유에 대해 무진장 궁금했다. 프로는 그냥 이름만 올려놓고 있어도
나쁠 것이 없는 제도하에서 말이다. 혹시 프로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 이상 버티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만약
그러하다면 대단한 용기이리라. 워러는 진정한 바둑인을 만난 감흥이 아직도 가시질 않고 있다. 나중에 꼭 쓴 소주 한잔 모셔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