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깨소금 향 솔솔 박병규-김은선의 러브하우스
장수영 바둑도장에서 후진 양성하며 바쁜 나날 보내
2011-03-01 오후 12:36:49 입력 / 2011-03-01 오후 10:45:43 수정
지난해 바둑국보 이창호를 비롯해 최명훈, 목진석, 김효정, 이지현 등 프로기사들이 결혼식을 올리며 새로운 시작을 알려 많은 바둑팬들이 이들의 앞날을 축하했다.
이들 중 프로기사끼리 부부의 연을 맺어 바둑팬들의 축하를 2배 받은 커플이 있었는데 바로 지난 1월 8일 결혼한 박병규-김은선이 그 주인공이다.
김영삼-현미진, 이상훈-하호정에 이어 국내 3호 부부기사인 박병규(31)-김은선(24)부부. 당시 7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6년의 오랜 연애기간 끝에 깜짝 결혼발표를 해 더욱 화제를 모았고, 타이젬 회원들도 40개가 넘는 멘트를 달며 이들 부부의 앞날을 축하하기도 했다.
마포에 위치한 그들의 신혼집은 깨소금 향이 유난히도 강했는데……. 그들의 신혼집과 알콩달콩 신혼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박병규-김은선 부부의 신혼집을 공개합니다.
- 집이 깔끔하면서도 신혼집 다운데요? 오랫동안 집안을 꾸미신 것 같네요.
김은선(이하 김): 그렇게 보이나요?(웃음) 저희가 이 집에 들어온 것이 작년 12월 중순이었거든요. 결혼식(1월 8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말 정신이 없었지요. 그래도 전 주인이 집을 굉장히 깔끔하게 써서 벽지만 새로 바르면 됐고, 가전제품을 고르는 일부터 사소한 것까지 오빠와 함께 준비해서 그렇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 프로기사 커플인만큼 결혼식에 프로기사분들이 많이 왔을 것 같은데요. 하객이 몇 명 왔나요.
박병규(이하 박):620명 정도 오셨어요. 장수영 사범님을 비롯해 이정우. 윤지희, 홍장식 등 프로기사들도 많이 왔고, 제자. 학부모들도 오셨죠.
정말 와주신 모든 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 신혼여행은 어디로 다녀왔나요.
박: 태국의 코사무이라는 섬에 5박 7일로 다녀왔어요. 결혼식 한 달 전부터 정말 정신없이 바빴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많았는데 (결혼식을) 마치고 나니 다 끝났다는 안도감도 들어서 후련했어요. 그런 상태로 신혼여행에 가니 걱정도 없고, 미래계획도 세울 수 있어서 너무 좋더라고요.
2004년 프로기사 연구모임인 소소회를 통해 알게 된 박병규와 김은선은 6년 동안 긴 연애 끝에 결혼을 발표해 더욱 화제를 모았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 연애기간(6년)이 길어서 신혼생활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은데요.
박: 가장 좋은 점은 서로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죠, 6년을 만났지만 저는 도장사범(장수영 바둑도장)을 하고, 은선이는 대학교를 다니는 등 각자의 생활 때문에 데이트를 자주 하지는 못 했거든요.
하지만 결혼을 하니 그런 사소하지만 불필요했던 시간들도 없어지고, 각자가 아닌 '우리'의 생활과 미래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 정말 너무 좋아요. 같은 프로기사로 바둑계에서 다양한 활동 들을 하다 보니 바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거든요.
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좋죠. 정말 저희 부부 같은 경우는 결혼 후, 정말 하루 종일 붙어있었어요. 제가 1월부터 오빠가 일하고 있는 장수영 바둑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게 됐거든요.
▲장수영 바둑도장 원생들이 작성한 결혼축하 메시지
- 도장까지 함께 나가서 신혼의 향을 전파하시네요.(박-김 웃음) 지도경력이 10년이 넘은 박 7단이 보기에 김 3단이 지도사의 자질이 있는 것 같나요.
박: 은선이가 군 부대 보급활동을 하지만 아이들을 지도한 적은 거의 처음이어서 제가 더욱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여자연구생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예민해서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되는 부분도 있잖아요. 그런데 은선이도 여자연구생 출신이고, 여자입단대회를 준비·통과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특성을 더 빨리 파악하더라고요. 예상보다도 더 잘 가르치더군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김: 가르 치는 일이 즐거워요. 저도 그 과정들을 거쳤기 때문에 잘 알잖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아이들 지도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3단이 잘하고 있는 것은 바둑가족의 피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김 3단의 아버지 김웅환씨는 20년 이상 바둑지도 일에 종사했고, 언니 김은옥 아마 6단 역시 바둑교실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3단 사진/십자수 시계/박7단 퍼즐 액자
김3단이 잠시 차를 준비하는 사이 집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거실에 들어선 첫 인상은 깔끔하고 모던한 인상을 받았었는데 자세히 보니 따뜻한 분위기가 나는 벽지를 비롯해, 십자수 시계, 제자들이 선물한 결혼축하 메시지, 박7단 사진 퍼즐 액자 등 추억이 깃들여진 소품들을 곳곳에 자리 잡아 신혼집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오고 있었다.
▲침실과 서재
침대, 옷장, 화장대 등 꼭 필요한 것만 알차게 배치한 침실. 바로 옆 서재는 컴퓨터를 비롯해 바둑책, 일반 도서 등 조용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첫 그들만의 공간을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 거실에 십자수 시계가 눈에 띄는데요. 직접 만드신 건가요?
박: 결혼식 일정이 잡히자 은선이가 만들어 준거예요. 평소 십자수 하는 것을 좋아해서 연애할 때도 쿠션, 액자를 만들어 줬었죠.

▲냉장고에 붙어 있던 자그마한 업무분담 메모지. 어린신부를 배려하는 박 7단의 많은 가사업무가 돋보인다.
- 김3단이 도장에 함께 나가니 가사일을 혼자 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 같은데요. 가사일 분담은 어떻게 되나요.
박: 당연히 저도 많이 거들고 있죠. 냉장고에 붙어있는 메모지 보셨나요? 아무래도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제가 하는 편이죠.
김: 저 메모지만 보면 제가 너무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텐데 큰일이네요. (웃음)아침도 매일 챙겨주는데….
- 역시 안 물어볼 수가 없네요. 김 3단의 요리 솜씨는 어떤가요.
박: 농담이 아니고 맛있습니다. 결혼 전에 음식을 많이 안 해봤다고 했는데 맛있어요. 김치찌개, 된장찌개, 토스트 등 다 맛있었어요.
김: 인터넷에서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의 레시피를 뽑아서 시도해요. 입맛에 맞아서 다행이죠.
▲6년의 긴 연애에도 서로의 생활이 바빠 대국할 시간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항상 바둑이야기만큼은 언제나 그들의 공통된 관심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 서재에 바둑판이 있던데요. 대국은 자주 하시나요.
박: 아주 가끔 두죠. 소소회에서 몇 판 뒀던 기억도 나네요. 대국보다 바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 이라서요.
- 비씨카드배 페어바둑 때는 아예 팀을 따로 꾸려서 나오셨잖아요.
박: 서로 사전에 합의를 한거죠. 그건 시합이고 시합에 호흡을 맞추고 싶은 파트너가 서로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결혼해서도 페어대회가 있으면 다르게 팀을 꾸려서 나갈 계획입니다.
김: 결승에서 만나야죠.(웃음)
- 예전 타이젬과의 인터뷰에서 '바둑인구를 늘리고, 바둑 파이를 키우는 등 바둑계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한 부부기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힌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정식 부부가 됐는데 박병규-김은선 부부가 단기적으로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박: 전에도 밝혔듯이 제가 1999년부터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지도해왔는데 프로지망생들을 입단을 떠나 바둑계에 도움이 되는 재원으로 키워내는 것이고요.
또 본선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지도에 주력하고 있지만 항상 마음 속에 승부를 품고 있습니다. 본선무대에서 활약할 프로 박병규의 모습도 기대해주세요.
김: 3월부터 다시 대학생활(한국외국어대 일어일문학과)을 시작해서 더욱 바빠질 듯 합니다. 하지만 도장에 꾸준히 나가 아이들을 지도할 것이고, 군부대 바둑보급 등 바둑계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할 겁니다. 많이 지켜봐주세요.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