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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원정대

영환도사를 울린 영일만기우회

동호회원정대 4탄 포항 영일만기우회

2011-03-31 오전 11:54:54 입력 / 2011-03-31 오후 1:35:36 수정

포항 영일만 기우회는 1986년에 만들어진 경북지역에 있는 오래된 동호회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던데 영일만 기우회 회원들은 강산이 3번이나 변한 것을 수담을 나누며 지켜봤다.

이전 서라벌 기우회 소개 글에서 치수 이야기로 댓글 논쟁이 뜨거웠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로가 프로를 상대로 시합에 임하는 것과 아마추어와 대국하는 것 자체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 또, 같은 지도대국이라도 설렁 설렁(?) 두는 지도대국과 이기려고 하는 대국도 큰 차이가 난다. 아마 프로와 대국을 해 본 분들은 필자의 말을 이해하실 것이다.

또, 프로기사들 중에서도 힘이 좋아서 특히 접바둑을 잘 접는 기사들이 있다. 영환도사도 그 중 한 명이다. 영환도사(김영환 9단)는 3점 이상 되는 치수는 보통 프로기사보다 두 점 정도 더 접는다.

예를 들자면 영환도사 기준으로 타이젬 승률 50% 7단은 넉 점에 90% 다섯 점이면 70% 정도의 승률이 나온다. 타이젬 회원들은 당연히 안 믿어지실 것이다. 나도 원래 믿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10년 정도 접하다 보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환도사의 독함은 여기에 또 더해진다. 본인의 이미지를 스스로 '하수 잡는 마왕'으로 만든 것이다.

접바둑에서의 그는 하수들을 마냥 비틀었고, 그 비틀기에 많은 아마추어들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마치 환술을 쓰는 것 같다. 옆에서 너무나 많이 봤고, 경험도 해봐서 정말 영환도사 라는 별명은 너무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유지웅 영일만 기우회장(오른쪽)

왜 영일만 기우회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생뚱맞게 이 부분을 언급했을까. 바로 영일만기우회의 독특한 슬로건 때문이었다. 유지웅 영일만 기우회장에게 악수를 청하는데 유지웅 회장이 대뜸 "영일만 기우회 의 슬로건은 타도 영환도사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헐. 무슨 기우회 슬로건이 친목 도모, 기력증진 등 건설적인 단어(?)가 아니고 특정인 타도란 말인가? 이 기우회, 대국 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마음껏 풍긴다. 기우회장이자 도전자인 유지웅씨는 본인 말로 짱짱한 타이젬 6단이란다. 주위 이야기로는 7단에서도 꽤나 펀치를 날린다던데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조용한 꽃중년. 50대 중반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최강 동안의 치과의사다.

"유지웅 회장은 30년 전 20대의 어린나이(?)로 영일만 기우회 가입해 저에게 5점으로 배웠는데 지금은 기우회 내 최고수 대열에 올랐습니다. 얼마 전 회장으로 취임해 앞으로 영일만 기우회를 이끌어 갈 분이죠. 가히 영일만 기우회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영일만 기우회 고문)

▲김영환 9단과 유지웅 영일만기우회장의 혈투!

동호회 원정대 사상 처음으로 회장이 선수로 직접 출전한다. 그것도 대국 전부터 타도 김영환을 외치면서 말이다. 영환도사는 씨익 웃지만 눈빛이 싸늘하다. 도사의 환술을 당해 보라는 듯 그렇게 밀고 밀리는 공방이 시작됐다.

꽃중년 도전자의 영환도사 물리치기 미션은 과연 성공할까? 본격적인 썰을 풀기 전에 영일만 기우회 총무의 후기를 잠시 엿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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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일제의 핍박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전국 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 하나가 되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그 뜻 깊은 3월 1일. 영일만 기우회원들은 "타도 영환도사"를 외치며 이성호 바둑교실로 거사(?)를 위해 함께 모였습니다.

지금까지 아마추어 바둑인들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무참하게 유린하던 '영환도사'. 프로를 한번 이겨보는 것이 꿈인 많은 아마추어 바둑인들의 꿈과 희망을 최첨단 무기를 앞세워 여지없이 날려버리는 영환도사는 우리 영일만기우회원들의 오랜 숙적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영일만기우회는 오매불망 영환도사와 결전의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비밀병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15명의 영일만 기우회원 중 예리한 감각과 차분한 국면운영이 누구보다 뛰어난 유지웅 회장님이 바로 그 비밀병기입니다.

▲열일만 비밀병기 유지웅 회장이 장고 중.

여기서 잠시 비밀병기인 유지웅 회장님을 간단히 소개하면 현재 치과의사로 저희 영일만 기우회 발전과 화합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인품을 지난 지붕같은 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프로기사와의 여러 차례 대국으로 얻은 배짱으로 상대가 누구든 절대 주눅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희 기우회 탐방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서라벌 기우회와의 대국에서 영환도사는 서라벌 기우회 회장님(타이젬7단)의 5점 접바둑 도전을 이김으로써 또 한번 아마추어의 꿈을 여지없이 날려 버렸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저희 회장님을 자극하여 복수의 화신이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저희 회장님은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4점을 반상에 올려놓았고, 드디어 영환도사와 저희 기우회 회장님의 대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저희 회장님은 타이젬 6단이라서 영환도사는 5~6점 접을 줄 알았을 겁니다.

▲관전하는 영일만기우회원들.

김지명-김원 형제의 해설과 더불어 저희 회원들과 우리 기우회를 응원하러 온 포항여성 기우회원들은 손에 땀을 쥐며 유회장님의 승리를 기원했습니다. 김지명 해설자의 재미있는 진행과 김원 프로의 명쾌한 해설덕분에 2시간의 관전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중후반으로 갈 즈음 영환도사 특유의 흔들기에 우세한 국면이 점차 좁혀짐에 따라 20명의 관전자는 가슴을 졸였지만 다행히 회장님이 승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국이 끝나고 유회장님의 승리가 선언되는 순간 저희들은 환호하며 함께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바로 저희 기우회의 오랜 숙원이 풀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뒤풀이 행사는 서라벌 기우회, 여성기우회원과 함께 술 한잔하며 즐거운 시간 가졌습니다.

끝으로 이런 좋은 시간 마련 해주신 타이젬 관계자분들과 긴 시간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는 해설을 해주신 김지명-김원 형제분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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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이크를 잡아본다. 영환도사의 주특기는 후반역전. 그런데 묘하게도 이 바둑은 영환도사의 힘이 먹히지 않았다. 흑의 후반이 매우 돋보이는 판이라고 할까. 끝내기에서 보통 프로기사가 5집은 벌어야 정상이라고 하던데, 그야말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바둑이 이어진 것이다.

오죽하면 국후 영환도사가 "마무리는 저랑 호선이신데요?"라고 인정했을까. 결국 흑 5집 승. 정말 오랜만에 영환도사의 패배를 봤다.


▲영일만기우회원들과 함게!

초반 신경전 때문에 오히려 더 힘이 들어간 것 일까? 하여간 영환도사의 패배로 동호회 분위기는 급상승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이어지는 뒤풀이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어져 갔고 김영환9단은 "다음에 복수전을 할 기회 한번 더 주시죠?" 애프터를 신청한다.

유지웅 회장은 "우리 동호회 숙원을 제 손으로 이루어 기쁘기는 하지만 다시 두면 안 봐주실 것 같아서"라며 살짝 승자의 으쓱거림을 보여준 후 "언제든지 좋습니다" 로 마무리 짓는다.

포항의 마지막 밤은 깊어가고 소주와 맥주에 취기는 더욱 올라오고 포항에서 더 놀다가고 싶지만 다음 행마가 걱정이라 아쉬운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영일만 기우회 회원분들의 환대에 감사드리며, 이번 동호회원정대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많은 신경을 써 준 이성호 원장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다음에 또 뵙고 싶다.


추신: 타이젬에 건의해서 조만간 특급 이벤트를 만들어 질 듯 하다.
바로 영환도사vs타이젬 정통 7단 치수 고치기다.
김영환9단과 타이젬 7단중 1000 판 대국이 넘는 승률 60% 대의 정통 7단을 선별해서 넉 점, 다섯 점 으로 치수고치기를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계신 유저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
TYGEM / 김지명 아마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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