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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원정대

부산의 꽃, 손오공과 한 판 대결!

여성바둑연맹 부산지부와 함께

2011-04-30 오후 2:24:48 입력 / 2011-05-01 오후 6:11:19 수정

이번 동호회원정대가 향하는 곳은 바다향이 물씬 풍기는 부산. 날씨가 화창하다는 일기예보에 옷을 가볍게 입었는데 막상 부산에 도착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부산에 왔긴 왔구나.
부산하면 해운대나 광안리가 생각나지 않고, 부산갈매기나 야구가 떠오르는 것일까. 그건 내가 남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헤헤~

참 세상 좋아졌다. 아침에 서울역에서 KTX를 타니 점심 전에 부산역에 도착한다. 음. 이렇게 이야기 하니 나이가 좀 먹은듯한 느낌이 든다.

서능욱 9단과 김원 7단, 박창규 형이 점심을 먹자고 했지만 나는 사양하고 대국장인 부산바둑협회로 들어섰다. 벌써 몇 분의 여성 회원들이 도착해 떡, 음료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성바둑연맹 부산지부 회원들과 함께

부산여성바둑연맹은 1979년에 창설된 전통의 기우회로 40명이 활동하고 있다. 평상시에 타이젬 대국실에서 자주 모이는 부산바둑연맹회원들은 온라인 활동 외에도 월2회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다.

부산 바둑의 꽃에서 내보낸 선수는 김영순 여성연맹 부산 지부 회장 이다. 보라-☆이라는 아이디로 타이젬에서 활동 중인  김영순 회장은 음방을 2년 반 정도 연 타이젬 마니아. 김회장이 마이크를 잡으면 100여명 정도가 모인다고 한다.

▲자칭 타이젬 4.5단 김영순 여성바둑연맹 부산지부 회장

김회장은 1983년에 바둑을 처음 배웠고, 1988년에 여성연맹에 들어갔다. 바둑 경력만 30년인지라 품위 있는 노부인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상당한 미모와 카리스마를 갖춘 젊은 현역 국어선생님이다.

국어선생님이 바둑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데, 슬쩍 조사해 본 김영순 회장은 여자아마대회 일반부 우승 4번을 포함해 총 입상경력이 23번이란다. 장난이 아니다.

회원들의 회의결과 지더라도 결국 치수는 5점으로 정했다. 과연 짱짱한 부산의 꽃과 손오공의 반상대결에서는 누가 승리할까? 

우선 결과를 알기 전에 김영순 회장의 자전기를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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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타이젬의 '동호회 원정대’에 나와 달라는 말을 듣고 최고(最古)의 역사와 최고(最高)의 기력, 최다(最多) 회원수를 가진 우리 ‘부산여성기우회'를 자랑할 기회다 싶어 좋아했다.

응원을 해 줄 회원들께 연락을 하니 토요일이라 모두들 바쁘단다. 그래도 예쁘게 단장하고 기꺼이 응원해 주신 금호여인(6단), 주촌찹쌀(5단), djarnddkdl(엄궁아이 3단), star005(3단), jbs811(1단), PYS2201(2단), 레인비(2단), 민다(2단)님께 감사드린다.

막상 프로기사와 TV대국을 해야 한다니 소심한 마음에 무척 긴장된다. 하지만 세월을 비껴 다니시는 동안의 프로기사 김원 사범님과 묵직한 저음의 멋쟁이 박창규 사범님, 동호회 원정대 필자이신 만능 엔터테이너 김지명님도 편안하고 재미있는 말씀으로 긴장을 풀어주셔서 한결 마음이 가볍다.


▲해탈미소 서능욱 9단.

여기에 오늘 지도대국을 해 주실 해탈미소 서능욱 사범님은 세상 걱정 없어 보이는 웃는 얼굴로 "편하게 둬요."라고 말씀하신다.^^

사범님은 편하실 테지만 편할 리가 있겠는가? 난 타이젬 4.5단이다. 4단에선 오래, 5단에서는 짧게 머무르기 때문이다.서능욱 사범님에게 6점은 놓아야 되겠지만, 모양상(?) 5점으로 두기로 하고 대국시작을 기다리는데 준비가 오래 걸린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사범님은 살~짝 주무신다.
'어제 한잔 하셨나?’'아님 점심식사 뒤라 식곤증?'
바둑도 살짝 주무시면서 두면 좋을텐데….

하지만, 바둑이 시작되니 손길은 부드럽고 우아하지만 한 수 한 수는 매의 부리처럼 날카롭게 파고드신다. 때론 제비처럼 가볍게. 때로는 독수리처럼 날쌔게, 어떤 때는 곰처럼 어슬렁어슬렁……. 먹이를 찾아 나서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살벌하다.

힘을 내어 밀어도 보고 찔러도 보지만 끄떡도 않는다. 숨이 턱턱 막혀온다. 따라다니고 싶지 않은데 내 손을 꼭 붙들고 놔 주지를 않는다. 아~ 탈출하고 싶다.

▲대국 후 기념촬영. 맨 왼쪽부터 박창규 아마6단, 김원 7단, 김영순 여성바둑연맹 부산지부 회장, 서능욱 9단.

부지런히 따라다니다 보니 바둑은 어느새 중반전을 넘어 후반으로 접어들고 긴장도 조금 풀리는데, 반상을 훑어보니 흑집도 제법 집모양이 나타난다.

'이렇게 두다가 이기는 게 아닐까?'
살짝 미소가 흐르는 순간. 윽! 좌상귀 끊어 돌려치기 끝내기에 4집이 날아가 버린다. 그런 수가!! 흑의 3집 패.

'이길 수 없는 하늘같은 프로사범님이신데 3집 패면 엄청나게 잘 둔 거다.아마도 봐 주신 게 아닐까?'

대국 후 몇 군데 잘못된 부분을 서능욱 사범님에게 복기 받으니 금세 한 단계 올라간 듯하다. 나는 이제 5단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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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 있는 회장님의 자전기 역시 국문학과 출신답다. 종국 후 자리를 옮겨서 복기가 이어졌다. 다음 대국을 준비해야 하는데 서능욱 9단도 계속 복기를 한다. 다음 판에 영향을 줄텐데도 강철체력의 서능욱 9단은 쉬지도 않고 다음대국을 시작한다.

대국 전에 반가운 얼굴을 보았다. 거의 30년 만에 만난 송영옥 아마5단이다. (왼쪽 사진)얼마 전에 대구에서 만난 조애자 씨와 함께 부산, 영남 지역의 대표 선수 였던 그녀를 본 것이다.

말이 30년이지 정말 긴 세월 이다. "예전엔 그랬지" 같은 이야기를 좀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당시에는 이쁜 누나였는데^^ 송영옥씨는 여성연맹의 최고참으로 아직도 왕성한 바둑 활동을 한단다.

아참! 30여년 전 이야기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분이 한 분 더 있다. 김원 7단과 박창규 형의 공개해설을 유심히 보는 선글라스의 남자. 바로 바둑광으로 바둑계에 소문이 자자한 유명한 부산의 가수 함중아 씨다.


▲함중아씨와 김원 7단.

함중아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지금도 나의 애창곡인 “내게도 사랑이“라는 곡이 유명해 지기 전인 1978년도다. 당시 낙원상가 4층에 허리우드 기원 과 허리우드 당구장이 있었는데 연구생이 끝나면 나는 또 다시 바둑을 두기 위해 허리우드 기원으로 매일 같이 출근했었다.

그 바로 옆에 있던 1.2.3 캬바레 입구에는 함중아 사진과 이름이 3년간 걸려 있었다. 지금까지 캬바레 라는곳을 들어 가본적이 없는데 갈 때마다 함중아 님의 얼굴과 이름을 보다보니 확실히 기억 되었다. 78년이면 벌써 34년전 일인데도 말이다.
함중아님 이야기는 다음 글 일석회 편에서 마저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여성바둑연맹 회원들이 건배를 외치고 있다.

열띤 열기는 저녁 회식자리까지 이어졌다.

부산 여성연맹에 필자가 바라는 한 가지! 신규 회원 영입에 조금 더 신경 좀 써주시면 어떨까?^^ 바둑계 중고참인 필자가 여성연맹에서 막내뻘 나이라니…. 회장님에게 그 이야기는 했으니 조만간 결과물이 나오겠지?

유쾌한 부산나들이 2탄 일석회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진다.

아름다운 부산 여성바둑연맹 회원들(주촌찹쌀 님 레인비님 등)과 여러 모로 도와주신 부산바둑협회 백승이 전무님과 함중아님과 기쁨 충전소 ^^이일수님에게 지면을 통해 다시 감사의 말을 전한다. 
TYGEM / 김지명 아마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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