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기상대
'운기조식'이창호, 정상귀환 '카운트 다운' 돌입
여류 한중일 3국지 황룡사배 곧 개막…최정 등 신예 활약에 관심
2012-01-31 오후 3:31:56 입력 / 2012-02-02 오전 2:01:29 수정
1월은 1년 중에서 기전 일정이 가장 뜸한 달. 그래서 프로 기사들에겐 이때가 운기조식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휴식기나 다름없다. 그런 중에도 매머드 규모의 세계대회 신설(바이링배)과 최정의 최연소 여류 타이틀 획득 등 크고 작은 뉴스거리가 있었다. 정초 361 반상을 둘러보고 2월 러시를 이루는 세계기전들을 간단히 전망해본다.
▲ 여류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최정.
[여류명인전] '최정 태풍' 연초 바둑계 강타…여류 최연소 우승 대기록
◇…임진년 새해 벽두 바둑계의 첫 뉴스메이커가 된 기사는 뜻밖에도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15세의 단발머리 소녀 최정이었다. 13기 여류명인전에서 우승하며 ‘여류 최연소 타이틀 획득’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바둑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최정의 이번 우승은 실력과 행운이 절묘하게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그동안 국내 여류바둑계의 쌍두마차로 불리던 조혜연과 박지은을 잇달아 꺾은 것을 비롯, 결승 3번기에서 녹록치 않은 강자 김미리를 2대0으로 완봉하기까지, 파죽의 8연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한 것은 분명 최정의 막강 실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8연승의 퍼펙트 우승 기염…여류 세대교체 선두주자로 급부상
그런가 하면, 여류명인전 7연패 중이던 루이나이웨이가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타이틀을 반납함으로써 도전기를 치르지 않고 우승한 것은 약간의 행운이었다. 그런 점에서 루이나이웨이-최정의 신_구 빅매치가 성사되지 못한 것은 팬들의 입장에서 퍽이나 서운하다고 할까.
이번 우승으로 최정은 루이 9단의 귀국을 계기로 거세게 일기 시작한 여류바둑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그녀는 올초 비공식 기전으로 열린 한중 교류전에서도 여류기사 가운데서는 가장 좋은 6승3패의 호성적을 올려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여류기전 뿐 아니라 본격 기전의 본선(지난해 명인전)에도 오를 만큼 이미 출중한 실력을 지닌 최정은 연령상으로도 기량 발전의 적정기여서 누구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게 최대 자랑거리. 따라서 앞으로 그의 성장 여부가 향후 한국 여류바둑계 판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세돌(왼쪽)은 이창호를 꺾고 8강에 올랐으나, 최철한에 패해 탈락했다.
[맥심배] 이창호-이세돌-최철한 먹이사슬…노장 백성호 4강진출 기염
◇…입신(入神)들의 제전 맥심배가 파란의 무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해 벽두 이세돌-이창호의 빅카드로 출발한 맥심배는 16강전에서 이창호를 꺾은 이세돌이 8강전에서 최철한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한 가운데 50대 노장 백성호가 조훈현을 꺾고 올라온 이상훈을 잡고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4강의 3자리가 확정된 맥심배. 4강의 한쪽 조에서는 최철한-원성진의 ‘황소 라이벌전’이 성사된 가운데 반대편 조에선 박영훈-박정환의 8강전 빅카드가 시선을 모은다. 이 대결의 승자는 백성호와 결승 진출을 다투는데, 특히 박영훈이 승리할 경우 4강의 3자리를 ‘황소 3총사’가 독식하는 진기록이 연출된다.
▲ 인터리그 타이젬 팀. 왼쪽부터 한해원, 김혜민, 이상훈小, 이동훈, 서능욱, 김종수.
[인터리그] 새로운 방식의 이색 단체기전 '인터리그' 출범…화제 만발
◇…2012년 새해 들어 흥미로운 이색기전이 새로 출범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4대 인터넷 바둑사이트인 타이젬, 사이버오로, 한게임, 피망 등이 8인 4팀을 이루어 연승 단체전 방식으로 겨루는 2012 인터리그가 그것. 특히 여느 기전과는 달리 연령과 성별 쿼터를 배려한 선수 구성이 이채로운데, △50세 이상의 시니어 △여성 △30~40대 △10대~20대 기사 등 각 세대별 2명씩 총 8명으로 한 팀을 이룬다. (2011 한국리그에 참가 선수는 제외)
4개팀이 풀리그로 겨루는 이번 대회는 1월 18일 개막되어 현재 총 1라운드의 14판이 진행된 가운데 현재 피망바둑이 타이젬에, 오로가 한게임에 각각 4대3으로 앞서고 있다. 한 팀이 8번을 이겨야 팀의 1승이 완수되는 만큼 아직 1라운드의 승부는 오리무중이다.
▲ 최정(왼쪽), 박지은.
[황룡사배] 정관장배 계승한 연승대항전…芮乃偉 중국 가세가 큰 변수
◇…폐지된 정관장배의 바통을 이어 연승방식의 한중일 단체대항전으로 탈바꿈한 제3회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이하 황룡사배)이 2월 벽두를 장식한다. (1라운드 2/1~7, 중국 장쑤성 장옌시)
한_중_일 각 팀의 5인씩이 출전해 3개국 연승전으로 벌어지는 황룡사배는 특히 얼마 전 중국으로 돌아간 루이나이웨이(芮乃偉)가 중국 대표로 출전하는 첫 대회라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사실 루이 9단이 없다 해도 한국팀 전력에는 변함이 없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 국적의 루이를 제외하고 대표팀을 꾸려왔기 때문. 다만, 루이의 가세로 인해 중국팀의 전력이 얼마나 상승했으냐가 관건이다.
최근 수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그런대로 호각세를 보여왔지만, 국제무대에 특히 강해 '월드 퀸'으로 불리는 에이스 '박지은 효과' 때문에 결정적인 승부처에선 한국이 한 발 앞서온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루이가 중국팀의 수문장 역할을 얼마나 해낼지가 이번 대회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한국팀, 에이스 박지은 외에 최정 등 신진 활약 여부가 관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한국 여류바둑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는 최정, 박지연, 이슬아 등 신진세력의 활약 여부이다. 국내 무대에서는 이미 박지은-조혜연 쌍두마차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그들이지만, 관록과 경험이 크게 작용하는 국제기전의 특성상 아직도 그들에 대한 믿음은 박지은만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며칠 전 여류명인전 우승으로 절정의 기세를 타고 있는 최정이 과연 몇 승이나 올릴 것인지 주목된다.
중국팀에도 최정에 비견되는 신예 유망주가 있는데, 바로 14세의 위즈잉이다. 지난해 중국판 여류-시니어 대항전에서 5연승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위즈잉은 올초 벌어진 한중교류전(비공식 친선대회)에서 최정에게 승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국제기전에서 한국과 중국에 막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일본도 이번에는 국내 3관왕인 대만 출신 씨에이민을 앞세워 명예회복을 노리는데, 전 선수가 고른 전력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 이창호(오른쪽)는 중국의 씨에허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LG배] 이창호, 5년만에 세계정상 탈환 여부에 세계 이목 집중
◇…2월 13일 속개되는 16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3번기의 관심사는 역시 이창호의 정상 귀환 여부이다. 통산 세계대회 최다 우승(21회)에 빛나지만, 2007년 중환배를 끝으로 세계정상에서 한동안 멀어졌던 이창호.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통합예선부터 참가하여 파죽의 9연승을 올리며 결승에 올라 우승 예감을 한층 부풀리고 있다.
1년전 국수 상실을 끝으로 국내 기전에서도 무관으로 전락한 이후 기대를 모았던 구랍 이세돌과의 올레배 결승에서도 물러남으로써 결국 정상 복귀에 실패했던 이창호에겐 이번 결승이야말로 놓칠 수 없는 호기다.
특히 최근 열린 KBS바둑왕전, 십단전, GS칼텍스배, 맥심배 등에서 줄줄이 초반 탈락한 탓에 만약 이번 LG배마저 놓칠 경우 적어도 올 시즌 중반기까지는 당분간 우승의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우승이 절실하다.
한 가지 변수는 지난 올레배 결승 패배 이후 부활세가 주춤거리고 있다는 점인데, 최근 대국 일정이 거의 없다는 게 오히려 그에겐 차분히 운기조식하며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결승 상대는 中 '떠오르는 샛별' 장웨이지에…최근 상승세
이창호의 결승 상대는 중국의 '떠오르는 샛별' 장웨이지에(江維杰). 생애 첫 세계 결승무대에 진출해 일약 '월드스타'의 반열에 오른 장웨이지에는 2010년 중국 명인전 우승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지난 해 명인전 2연패, 후지쯔배 4강 진출 등 괄목할 성적으로 최근 중국랭킹 4위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조한승, 목진석, 원성진, 김지석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연파하는 괴력을 과시해 벌써부터 '新 한국킬러'로 불리고 있다. 뚜렷한 특징은 없지만, 균형감각이 좋고 끈끈한 '전천후 기풍' 이라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최대 장점이라는 평.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전설의 귀환인가, 아니면 중국 신성의 비상인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날씨로 보는 기사 기상도●
이세돌 (◑ 구름 약간)
연말 '이-이 대결'에서 승리한 효과가 벌써 다했나. 1월초 2연승에 이어 최철한, 홍기표에 2연패. 올해도 지난해처럼 많이 이기고 많이 지려나.
이창호 (◉ 비온 후 갬)
연말 이세돌과의 진검승부에서 패한 내상은 극복했는지. 곧 큰 승부(LG배 결승)를 앞두고 대국 일정이 뜸한 게 오히려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될 듯.
박정환 (○ 맑음)
첫 세계제패의 영예에다 '랭킹 2위'의 뿌듯함을 안고 지난 시즌을 마쳤으나, 마무리는 별로였다. 그래도 2012년에도 가장 주목받는 블루칩 .
원성진 (○ 맑음)
삼성화재배 우승으로 감격에 겨웠던 연말이 지났다. 구리를 넘어 세계를 제패한 자신감이 커서 희망찬 새해가 될 듯.
조한승 (○ 맑음)
다승왕․승률왕에 국수 획득까지-, 뿌듯한 연말을 보내더니 기부 선행에 이어 신설 세계기전의 와일드 카드라는 큰 선물까지 받아 밝은 새해를 맞고 있다.
탄샤오 (○ 맑음)
중국이 오랫동안 공들였다는 비밀병기. 어느새 일약 중국 랭킹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저우루이양처럼 이름만 1위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1위 값을 할 것인지 요주의 대상.
저우루이양 (/// 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더니 1년 내내 지켜온 중국 랭킹 1위에서 졸지에 8위로 추락하다니.OTL~ 실력의 문제일까, 아니면 중국랭킹제도의 모순 탓일까.
TYGEM / 志石居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