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총걸음
한국서 가져온 노트북을 베개로?
잉씨배 동행취재 1탄
2012-05-21 오후 11:23:52 입력 / 2012-05-22 오후 1:48:50 수정
오랜만에 장기 출장이 결정됐다. 출장명 제7회 잉씨배 세계바둑선수권전, 장소는 대만 타이페이, 기간은 5월 21일부터 28일까지 7박 8일이다.
4년마다 돌아오기 때문인지 잉씨배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둑올림픽. 기보·뉴스로 접하던 잉씨배를 기자가 된 후 처음 취재하려니 왠지 모르게 설렌다. 1회 대회 조훈현을 시작으로 서봉수(2회), 유창혁(3회), 이창호(4회), 최철한(6회) 등 한국이 최다우승(5회)을 기록 중인데다가 잉씨배 직전 종료된 비씨카드배에서 백홍석 9단이 멋진 우승을 일구어 내 왠지 이번 대회 예감이 좋다.
아무튼 기자는 21일 오전 11시 한국선수단과 함께 대만 타이페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잉씨배 한국선수단은 총 13명으로 최철한,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 원성진, 김지석 등 선수 6명, 유충식 한국기원 부이사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한국기원 관계자, 기자를 포함한 인터넷 기자 3명, 바둑TV PD 1명으로 구성됐다.

▲대만 공항에서 한국선수들. 왼쪽부터 원성진, 이창호, 김지석, 박정환.
약 2시간 30분 후 한국선수단은 대만 타이페이에 도착했다. 평일인지 공항은 상당히 한산해 수속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는 이미 잉창지 바둑협회 관계자 2명이 한국선수단을 마중 나와 있었고, 한국선수단과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일본 선수 하네 나오키의 모습도 보인다.
"김기자. 대만은 꽤나 후덥지근 할텐데 더위 조심해요!"
출장 전 기자에게 겁을 준 한 지인의 말이 떠올라 대만 타이페이 공항문을 열기 전 왠지 모를 압박감이 들었는데, 이게 웬걸. 적지 않은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와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6회 대회 우승자 최철한이 싸인 중.
때문에 한국선수단을 위한 20인승 버스를 기다라는 약 5분 여의 시간 동안 즐겁게(?) 기다릴 수 있었는데 이 짧은 시간에도 잉창치 바둑협회 관계자가 한국선수단 싸인을 받는 등 분주한 모습.
잠시 후 버스가 도착하자 이번 잉씨배 선수들이 묵는 숙소이자, 22일 전야제가 진행될 대만 타이페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하얏트 호텔로 향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7회 잉씨배는 22일 한국시각 저녁 7시 30분 전야제를 시작으로 23일 1회전, 25일 2회전, 27일 8강전이 진행된다. 대부분의 원정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대회(대국)일정에 빡빡하게 맞춰 움직이는데, 이번 잉씨배는 다소 여유로운 일정 탓인지 선수들 표정에서도 한결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버스 안. 원성진과 눈이 딱 마주쳤다. 기자의 바로 뒷자석. 기자는 버스 안에서 원성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주요 화제는 축가. 6월 2일 결혼하는 최철한-윤지희 결혼식에서 박영훈과 축가를 부르는 원성진. 기자가 "연습은 많이 했어요?"라고 묻자 원성진은 "잉씨배 일정이 끝난 후 바로 중국 갑조리그 해외투어(여수)에 참가해야 해서 연습할 시간이 잘 안나요."라고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래도 구상은 다 해놨죠~"라고 덧붙인다. 절친 최철한의 결혼식에서 보여 줄 원성진-박영훈과 멋진 노래호흡이 기대된다.
▲하얏트 호텔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

▲조금 느낌있게 표현하고 싶어 흑백으로 처리해봤습니다. 아 정말 진지하던데요.
이런 가운데에서도 두 사활쟁이들의 두뇌 싸움은 진행됐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김지석과 박정환. 인천공항에서부터 사활책을 꼭 안고 있었던 박정환은 대만에 도착해서는 아예 형 김지석과 찰싹 붙어 사활 풀기에 몰두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원성진은 "사활을 풀어내는 능력은 박정환, 김지석은 프로기사들 중에서 단연 톱이다."라고 귀띔한다.


▲사진 상- 하얏트 호텔/사진 하- 하얏트 호텔 로비에서 한국선수들.
한 40분쯤 흘렀을까. 드디어 하얏트 호텔에 도착. 한국선수단은 방 키를 들고 휴식을 취한 뒤 대만시각 저녁 6시에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했다. 하얏트 호텔 인근 호텔에 방을 예약한 기자는 방에 짐을 옮기고 한국선수단과 합류.

▲한국선수단의 식사 모습. 유충식 한국기원 부이사장(오른쪽)이 한국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이날 저녁을 샀다.
대만시각 6시.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한국선수단은 인근 음식점으로 향했다. 저녁은 한국음식, 현지(대만)음식, 중국 음식 이렇게 세 가지로 압축됐는데 이창호 9단의 망설임 없이 단호한(?) 한식 선택에 소불고기, 된장찌개, 김치찌개, 전 등의 메뉴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번 잉씨배 일정과 함께 한국선수단의 비상식량 신라면이 전달됐다.
저녁식사까지 마친 한국선수단이 시계를 보자 7시 30분(대만시간/한국시각 8시 30분). 한국선수단은 바로 숙소로 향하는데, 선수들 중 누군가가 "인터넷 사용 요금이 꽤 비싸다."라고 털어놓는다. 1일 사용금액이 한화 약 2만 7천원이라는 것.
쓱 둘러보니 이세돌, 최철한, 원성진 등 노트북을 가지고 온 한국선수들이 예기치 못한 변화라는 듯한 표정. "이런 기보도 못 보는거야? 노트북을 베게로 써야겠군." 누군가가 농을 던지자 다들 피식 웃는다.
그렇게 대만 타이페이에서의 첫 밤은 깊어갔다.
* 이번 잉씨배 출장에는 대회 소식 외에도 틈틈이 총총걸음에 끄적거리려 합니다.
* 이번 잉씨배를 즐기는 또 하나의 팁을 알려드립니다. 27일 오후 3시부터 7회 잉씨배 8강전을 온라인 방송으로 타이젬 고객들에게 다가가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이번 잉씨배 8강전 생중계는 타이젬 김종서 콘텐츠 전문위원, 김성룡·김영환 9단이 공동진행하며, 방송 중 채팅을 통한 방송참여가 가능한 쌍방향 방송입니다. 이번 잉씨배 8강전 생중계는 동양온라인(주)이 준비 중인 온라인 시험방송입니다.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