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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특집

세대교체 가속화속 이세돌의 행보는?

-2012년 하반기 바둑계 전망

2012-07-05 오후 6:46:44 입력 / 2012-07-09 오후 4:15:41 수정

세대교체 바람이 361로 반상을 거세게 불어닥쳤던 임진년 상반기를 뒤로 한 채 어느덧 2012년도 반환점을 지났다. 하반기 바둑계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누가 새로운 스타덤에 오를 것인지 국내·외로 나누어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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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배 8강에 오른 선수들. 기존 강자들이 대거 탈락한 가운데 누가 우승컵을?

[세계바둑계] 세대교체 강풍 속 절대강자 없는 '군웅할거' 심화될 듯

하반기 세계바둑계는 올 초부터 본격화된 세대교체 흐름이 가속화돼, 절대 강자가 없는 군웅할거·춘추전국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중후반부터 지속되던 이창호 1인 천하가 2000년대 중반에 막을 내린 이후 최근까지 세계바둑계는 이세돌을 정점으로 구리(古力), 콩지에(孔杰) 등 이른바 '이세돌 세대'가 장악해왔다. 그러나 한동안 세계 타이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최정상권을 장악해온 이들이 최근 들어 후배 그룹에 덜미를 잡히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이세돌 세대'는 나이가 30줄에 이르러 '승부사의 절정기'를 지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후배 그룹의 실력이 일취월장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실질적인 세계 TOP을 오랫동안 지켜온 이세돌은 2012년 상반기 세계대회에서 '90後'로 지칭되는 중국 신예들에게 잇달아 패해 조기 탈락했다. 또한 구리는 지난해부터 중국내 정상권에서 밀렸으며, 콩지에 역시 2012년 상반기 세계대회에서 이세돌과 같이 크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사실은 '군웅할거' 현상을 극명하게 입증하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정환, 나현, 장웨이지에, 스위에, 탄샤오.

재미있는 사실은 '이세돌 세대'의 뒤를 강력히 추격하고 있는 그룹이 그들의 바로 밑 동생 뻘 세대가 아닌, 열 살 가량 차이가 나는 한참 어린 후배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박정환(현 한국랭킹 1위, 93년생)을 비롯하여 중국의 탄샤오(檀嘯, 현 중국랭킹 1위, 93년생), 장웨이지에(江維杰, 중국 4위, 91년생), 스위에(時越, 중국 5위, 91년생), 판팅위(范廷鈺, 96년생) 등이 '이세돌 세대'를 위협하고 있는 신세대의 대표주자들이다.

특히 저변이 두터운 중국 '90後'의 위력은 올 상반기 각종 세계대회를 휩쓴 데서 보듯 가히 대단하다. 이들 중 박정환(2011년 후지쯔배 우승)이나 장웨이지에(2012년 LG배 우승)처럼 이미 선배 그룹을 제치고 세계 챔프에 오른  기사도 있으니, '90後'의 정상권 진입은 미래형이 아니라 이미 현재진행형으로 접어든 셈이다.

이들의 최대 강점은 '실력+자신감'이다. 특히 정상급에 버금가는 실력은 갖추었으면서 정상권 선배들의 이름 앞에 한 수 접히곤 했던 과거의 유망주들과 '90後'는 확실히 다르다. 이들은 그 어떤 강자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을 가졌으며, 오랜 실전 훈련으로 노련미까지 갖추며 오히려 선배 기사가 부담감을 느껴 실족할 정도다.

▲ 부진한 '이세돌 세대', 왼쪽부터 콩지에, 구리, 이세돌.

세계 타이틀 '황금분할'…올 세계대회 우승자 제각각 가능성 높아

세계정상권 선배들에게 이기는 맛을 안 '90後'의 거센 도전과 그에 따른 군웅할거의 혼전 양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이창호나 이세돌, 구리, 콩지에 등이 한 시즌에 세계대회 다관왕을 차지하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올 시즌 세계대회 우승자가 모두 제각각일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이미 상반기에 막을 내린 LG배(장웨이지에 우승)와 비씨카드배(백홍석 우승)처럼 현재 진행중이거나 하반기에 개막 예정인 대회 우승자의 얼굴이 모두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표 참조>

응씨배, LG배, 춘란배 3개 대회를 통틀어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기사라고는 춘란배 8강에 턱걸이한 콩지에와 장웨이지에 밖에 없는 것. 구리와 씨에허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반면, 판팅위(응씨배 4강), 스위에, 리캉, 렌샤오(이상 LG배 8강) 등 생소한 저단진 신예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앞서 지적한 올 시즌 세계대회 우승자의 다양화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中 '90後' 거센 돌풍 지속… 이세돌 세계대회 무관 전락 우려도

이세돌의 올 세계대회 성적이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세계대회에서 이세돌은 전례없이 부진하다. 현재 8강 이상이 결정된 3개 대회(응씨배, LG배, 춘란배) 가운데 이세돌은 춘란배 8강에만 올라있을 뿐더러 오는 9월에 개막하는 삼성화재배 마저 중도탈락한다면 자칫 세계대회 무관 전락 등 최악의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 위기일수록 강미를 보여왔던 이세돌이 과연 1인자의 아성을 사수할 수 있을지가 세계바둑계의 큰 관심거리다.

최근 이세돌을 제치고 국내 1인자로 올라선 박정환의 활약 여부도 큰 주목거리. 이미 지난해 첫 세계챔프(후지쯔배 우승)의 기쁨을 맛보았던 박정환은 현재 한국랭킹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박정환이 랭킹 1위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만큼 세계대회 성적도 뒤따라야 하는데 올 시즌 세계대회 성적은 국내대회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비씨카드배와 LG배에서 중도 탈락했으며 후지쯔배가 폐지되는 바람에 올해 내 세계챔프에 오를 기회는 이제 삼성화재배 단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각각 8강과 4강에 올라있는 춘란배(격년제) 8강과 응씨배(4년제)의 결승이 모두 내년에 열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세돌의 아성을 번갈아 위협해왔던 '송아지 3총사'(원성진, 최철한, 박영훈)의 활약 여부도 관심을 끈다. 어느새 후배 박정환에게 추월당한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들은 아직 국내 3위권을 형성하며 정상 탈환의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송아지 3총사' 가운데 올 시즌 세계무대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난 기사는 LG배와 춘란배 8강에 진출한 원성진. 하지만 두 대회의 결승전은 모두 내년에 열리기 때문에 삼성화배재에서 그가 2연패를 달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호의 재기 여부도 여전히 세계바둑계 관심사 중 하나지만, 불행히도 그가 세계정상에 컴백하는 모습을 보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각종 세계대회에서 부진을 보인 끝에 이창호가 유일하게 4강에 오른 응씨배 4강전은 내년으로 넘어가기 때문.

▲ (왼쪽부터) 박정환, 백홍석, 나현.

이와 함께 주목받는 한 명의 신예가 있다면 최근 한국바둑의 샛별로 떠오른 17세 나현이다. 올 상반기 LG배에서 중국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8강에 오른 나현이 지난해 기록인 '삼성화재배 4강 진출'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오는 8월 열리는 TV아시아 선수권에 공교롭게도 2년 연속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박정환과 백홍석도 4년 만에 한국에 우승컵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역시 바둑인들의 관심사. 최근 랭킹 1위에 오른 박정환과 얼마전 생애 첫 세계제패(비씨카드배 우승) 감격을 누린 바 있는 백홍석의 자신감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만큼 한국의 우승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편이다.


▲ LG배 8강전에서 대결하는 나현과 스위에(왼쪽)

한·중 대결 호각 예상… '한국의 저력 VS 중국 막강 신예그룹'

일본과 대만 바둑이 한국과 중국에 비해 한 수 아래임이 분명해진 요즘 세계바둑계의 판도를 예측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한·중 맞대결의 우열이다.

특히 상반기 한국바둑계는 벽두 바이링배와 비씨카드배를 연이어 강타한 황사태풍에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후 한·중의 우열 여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사로 떠올라 세계대회가 열릴 때면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한·중) 몇 대 몇'이다.

결론부터 말해 한·중 대결 판도는 앞으로 당분간은 한국과 중국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혼전양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중국세에 크게 밀리던 한국은 춘란배를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되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저변이 두텁고 폭넓은 중국 '90後'에 비하여 한국은 박정환(93년생)과 나현(95년생)을 제외하고는 두각을 나타내는 신예가 드물다는 사실이다. 입단 당시부터 촉망받았던 강유택(91년생)은 기대에 못미치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동훈(98년생)이나 변상일(97년생)은 아직은 일천한 현실이다.

신진 세력 싸움에선 중국에 밀리지만, 송아지 3총사를 필두로 한 '허리'싸움은 강동윤, 김지석, 조한승, 백홍석의 힘으로 한국이 앞서고 있다. 때문에 상반기처럼 일방적인 '황사바람'은 없을 전망이다. 이러한 '90後'와 '허리싸움'을 종합하건대, 한·중의 최정예 5인이 겨루는 14회 농심신라면배 1․2라운드(10월, 12월)는 향후 양국 대결 판도의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박지은(왼쪽) vs 최정. 누가 이길까?  

芮乃偉 빠진 여류바둑계도 춘추전국 시대 …'박지은 vs 최정' 관심

오랫동안 국내 여류바둑계를 천하통일 해온 루이나이웨이의 귀국과 신예들의 급성장이 맞물려 대혼전의 각축장으로 변한 여류바둑계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춘추전국의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여류바둑의 투톱이었던 박지은과 조혜연이 예전같은 강미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최정을 비롯한 후배 그룹의 저변이 점점 넓어지며 샹향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오는 가을 열리는 여류기성전이 향후 여류바둑계의 판도를 측정해볼 수 있는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박지은-조혜연의 '언니세대'와 최정-박지연으로 대표되는 신세대의 맞대결 승산은 5대5.

▲ 박정환(왼쪽)과 이세돌.

[국내바둑계] 이세돌 제친 '박정환 천하' 당분간 지속 될 듯

국내바둑계에는 이미 역사의 한 페이지가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2000년대 중반 이창호의 퇴조 이후 부동의 1인자 자리를 고수해왔던 이세돌이 처음으로 랭킹 1위 자리를 후배에게 내주는 일이 발생한 것.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이세돌의 아성을 허문 주인공은 바로 박정환이다.

비록 정면대결(타이틀전)에서 이세돌을 꺾은 것은 아니지만, 올들어 90% 가까운 고감도 승률을 보이며 상반기 국내 2관왕(KBS바둑왕전, 맥심배)에 오르는 등 전방위적인 활약을 보인 끝에 종합성적으로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어쩌면 단일 기전의 맞대결 승리보다 더 값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바둑계의 관심은 무엇보다도 '이세돌이 언제쯤 실지(失地)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냐'로 모아진다. 이세돌이 워낙 오랫동안 독보적인 1인자 자리를 지켜왔기에 잠시 내주었을 뿐 곧 되찾을 것이라고 여기는 팬들이 많은 게 사실.

그러나 실상은 그 반대에 가깝다. 최근 성적이 그대로 반영되는 랭킹제도의 특성상 예전처럼 무적함대의 위용을 보이지 못한 채 신예들에게 자주 발목을 잡히곤 하는 이세돌이 최근 들어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하고 있는 박정환을 종합 점수에서 제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 7월 한국랭킹 10위권 기사들.

국내 타이틀도 '8인8색' 양상… 박정환-이세돌 빅매치 최대 관심

그래서인지 국내 바둑팬들의 시선은 이세돌-박정환의 빅매치 여부에도 모아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정환이 거의 전 기전의 본선 무대를 두루 누비고 있는 반면, 이세돌은 올 시즌 들어 GS칼텍스배 우승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앞으로 이-박 매치의 기회가 기대만큼 많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오는 8월쯤 두 기사가 국수전 8강전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으며, 두 기사가 각각 시드 1․2번으로 배정받은 올레배에서 승승장구한다면 연말 결승 매치를 벌이게 되는데, 만약 올레배의 이-박 매치가 성사된다면 지난 해 연말 벌어진 이창호-이세돌의 결승전 못지 않은 세기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랭킹 1․2위 쟁탈전 만큼이나 바로 그 밑을 받치고 있는 3위권의 각축전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동년배 라이벌 최철한과 원성진이 3․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데, 최근 결혼을 계기로 슬럼프에서 벗어난 최철한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지만, 반대로 상승세를 탔다 하면 그 누구도 두려워 할 만큼 폭발력을 과시하곤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세돌의 부조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자칫 1~2위간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오히려 3~4위권의 최철한, 원성진에게 맹추격당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세계무대에서 중국 '90後'에게 잇달아 잡히고 국내무대에서 No.2 자리마저 불안한 이세돌에겐 올 하반기가 자칫 중대한 위기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위기관리능력이 남다른 이세돌이 과연 얼마나 분발할지 여부가 하반기 국내 바둑계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첫 시험대는 현재 진행중인 국수전 본선과 오는 9월에 개막되는 삼성화재배가 될 것 같다.

▲ '송아지 3총사' 왼쪽부터 원성진, 최철한, 박영훈.

'No.3' 각축도 치열…'송아지 3총사'에 김지석․백홍석 등 도전

현재 각각 2관왕에 올라 있는 박정환과 이세돌(올레배, GS칼텍스배)를 제외하고는 각 기전의 타이틀 보유자가 제각각일 만큼 국내 바둑계도 백가쟁명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향후 타이틀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큰 관심사다. 그 가운데 올 하반기에 결승이 치러질 예정인 기전은 올레배와 국수전, 천원전, 물가정보배 정도.

지난해말 최고 전통의 국수전에서 우승한 이후 요즘 잠잠한 조한승이 도전기제의 이점을 살려 국수 2연패를 이룰 것인지, 신예스타의 산실 천원전이 이번엔 또 어떤 신예스타를 배출할 것인지, 이세돌이 탈락한 물가정보배는 지난해처럼 '제3세력'의 각축장이 될 수 있을 것인지도 시선을 모은다. 그 가운데 근래에 뜸했던 강동윤, 최근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는 김지석, 비씨카드배 우승에 빛나는 백홍석, 며칠 전 동양증권배에서 우승하며 슬럼프에서 벗어난 홍성지 등이 정상권을 맹렬히 위협하고 있어 이들 가운데 한 두 명은 타이틀 홀더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중국 바둑계에 비하여 걸출한 신인 출현이 뜸한 국내 바둑계에 얼마나 새로운 바람이 불지도 색다른 관심사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빼어난 성적을 올렸던 나현, 안국현 등이 정작 국내무대에서는 큰 성적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 년째 '최고의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는 강유택, 김승재, 이지현 등이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TYGEM / 志石居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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