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어김없이 봄이다. 3월 바둑계 일정표는 정말이지 바빠서 죽을 지경이다. 너무 꽃이 다투어 피기 때문일 것이다. 타젬에서도 익숙한 강자들의 얼굴을 자주 못 비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단 세계대회가 무척 많이 벌어진다. 오늘 벌어지는 비씨카드배 64강전이 일단 3월의 개막축포가 된다. 한국 35명 중국 23명이 출전했다. 따라서 한국이 일단 수적으로 약간 우세한 가운데 치러지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익히 알다시피 중국은 정예멤버가 출전했기 때문에 아직 64강까지는 한국보다는 약간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32강에 한국이 18명 정도 진출할 수 있으면 성공이라 하겠다.

다음 비씨카드배와 비슷한 대회가 역시 중국에서 첫 대회를 가진다. 10일 백령배라는 대회인데, 작년부터 중국에서 거대한 대회가 생긴다는 소문이 났던 바로 그 대회이다. 상금도 비씨카드배와 흡사하고 오픈전이라는 것도 흡사하다. 역시 한국의 우수한 기전형태를 중국이 따라오는 것 같아 므흣하다. 정관장배와 흡사한 황룡사쌍등배를 지난달에 개최한 것도 생각해 보면 쉽다.

또 초상부동산배가 22일부터 개최된다. 한중 단체대항전인데 5명이 한꺼번에 맞붙어서 많이 이긴 편이 우승하는 형식이다. 2차례에 걸쳐 10판을 겨루게 된다. 상금이 1억원을 호가하니 꽤 크다. 27일은 이어서 춘란배가 개최된다. 격전제로 치러지는 춘란배가 올해 짝수 해를 맞아서 치러진다.

사실 행사가 계속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무겁기도 하다. 이미 2월에 벌어진 세계대회에서 한국은 중국에 참패를 경험한 바 있어서 3월 대회마저 성적이 저조하면 올 한해 농사는 흉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올라갈 일이 없는 이세돌보다는 그의 뒤를 잇는 후보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강동윤 김지석 등이 대를 이어주어야 하는데, 사정이 그렇지 못하니 약간 우울하다. 따라서 박정환에게 특히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로 돌아오면 월요일(5일)부터 2012 한국바둑리그 선발전이 개최된다. 올해부터는 10개팀으로 확장되며 ‘락스타리그’라는 2부 리그도 치를 예정이다. 이제는 한국프로기사가 2원화된 느낌이다. 한국바둑리그에 속하는 기사와 못 속하는 기사로 말이다.

5일 맥심커피배(최철한-박정환) 13일 여류국수전(박지연-박지은) 등 도전기가 잇따라 속개되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