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이창호에다 김지석 허영호까지…

검은 토요일에다 피의 일요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도미노 현상이 이런 것인가 보다.

양이(兩李)가 속절없이 쓰러지더니 도미노현상이 있어나고 있다. 김지석(6위) 허영호(10위)도 파오원야오, 천야오예에게 패해 절망의 깊이를 더했다. 물론 이들은 질 수 있는 상대에게 졌다고 쳐도, 한국의 입장에서 이런 멤버가 우수수 속절없이 떨어진다면 이길 사람이 없다.

남은 경기는 장웨이지에-나현, 탄샤오-이원도. 씨에허-김승준, 김기용-후야오이 등 네 경기. 네 판의 전망도 밝지는 않다. 객관적으로 김기용 하나만 강세가 예상될 뿐이다. 장웨이지에는 LG배 우승자이며 탄샤오 씨에허는 당당 중국 공동 1위이다.

3일째 진행된 32강전에서 살아남은 한국선수는 박영훈 백홍석 이원영 등 3명뿐이다. 게다가 한중전에서 승리한 이는 이원영 뿐이다. 반명 중국은 구리 콩지에 박문요 류싱 천야오예 저우루이양 나우티위엔 당이페이 미위팅까지 무려 9명이다. 참사(慘事)가 따로 없다.

이제 한국에서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멤버는 박영훈 백홍석 정도가 남았다. 이제 겨우 16강인데 말이다. 그러한 전망도 워러쯤 되니까 함부로 지껄이지, 감히 한국 선수의 생존에 목메는 지금 형편에서는 우승 운운할 위인은 없을 것이다.

분명 이번 비씨카드배는 여타대회와는 다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바이링배에서의 난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바이링배 32강에 진출한 선수 중에 비씨카드배 16강에도 진출한 이는 고작 백홍석 1명이다.

사실 이 난조가 우연인지 필연의 시작인지는 확실치는 않다. 혹자는 흔들리는 한국호(號)를 두고 일시적인 기상악화로 보기도 하지만, 혹시 선체 자체의 구조적 결함은 아닌지 자꾸 가라앉는 타이타닉호가 연상된다. 어찌되었건 이번 주부터는 한국바둑의 미래를 걱정하는 기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 게임이론 ○ daxiang(P) 제2보(61~125)

그 동안 타젬도 고수들의 왕래가 뜸했다. 아무래도 오프라인 바둑계가 분주하면 온라인 바둑계는 한산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젯밤 11시 정도에 타이젬 대국실을 캡처한 것이다. 표의 우상귀를 자세히 보면 워러가 친구등록을 해둔 9단만해도 20여명이 동시 접속을 한 것이다. 하긴 워러에게 친등이 되어있다는 것은 초강자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ㅋ.

비씨카드배에 출전한 중국 선수들도 서울의 호텔방에서 노닥거렸을 것이고, 한국 선수들은 울분에 못 이겨서 그들을 온라인에서 잡으려고 PC를 켰을 것이다. 외톨이를 필두로 한국선수가 10명쯤 보인다. 

바둑으로 돌아오자. 지금 하변에서 백이 강공을 펼친다. 좀 무리한 반발이겠다. 흑1로 백을 가르고 나서자 백2로 움직인다. 백6은 역시 강공책. 백10으로 완벽하게 빠져나가기 위함이다.

수순은 복잡하지만 사실은 이렇게 다 될 자리이다. 역서 흑15로 잡혀있는 척 하던 흑 4점이 꿈틀거린다. 여기서 만약 수가 난다면 백은 한 게 없는 꼴이다. 백22까지 맛은 되게 나쁘지만 당장 삶은 확보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