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박영훈(오른쪽)과 중국의 장웨이지에(왼쪽)의 대국 모습. [국제대항전 종합] 韓·中 국제대항전 러시…한국 간판들 줄줄이 패퇴
◇…9월 중순 한·중의 정상급 기사들이 연이어 맞대결한 3개의 국제 대항전에서 한국은 중국에 줄줄이 패해 체면을 구겼다. 먼저 9월 10~13일 열린 제3회 창더배 한중일 명인전 결승에서 한국 대표 박영훈은 중국 명인 장웨이지에(江維杰)에게 져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한중일의 명인 타이틀 보유자 3인이 초청받은 이번 대회는 기존의 토너먼트 방식을 개량한 ‘역시드 3자 토너먼트’(패자부활 토너먼트로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2승이 필요)로 치러졌다. 박영훈은 첫 판에서 장웨이지에를 꺾었으나, 패자부활전에서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를 꺾고 부활한 장웨이지에게 끝내 덜미를 잡혀 우승을 내주었다.
박영훈·최철한, 한·중 정상 대결에서 나란히 패배
◇…한중일 명인전과 거의 동시에 열린 16회 한중 천원전에서도 한국 대표로 나선 최철한이 최근 중국 랭킹1위에 오른 천야오예(陳燿燁)에게 0대2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 한국 천원전에 4번이나 나섰던 최철한은 이로써 4번 모두 실패하는 징크스를 노정했다.
특히 천야오예에게 유난히 약세를 보여온 최철한은 이번에도 지나치게 승부를 서두르다 두 판 모두 힘도 써보지 못한 채 완패함으로써 상대전적 1승9패(최근 8연패)의 절대열세에 직면케 됐다. 향후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상위랭커들을 수없이 만나게 될 최철한에겐 ‘천야오에 콤플렉스’를 깨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이세돌 또 구리에게 져…한중일 정상 대항전 보도안돼 망신살
◇…두 대회에 이어 9월 16일 중국 광시성 꾸이린시에서 열린 제1회 한중일 세계선수권자 대결 결승에서도 한국 대표로 초청받은 이세돌이 중국 대표 구리에게 밀려 우승을 놓쳤다. 불과 며칠 전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만나 초유의 ‘4패빅 무승부’와 그에 따른 ‘더블헤더 대국’의 진기록을 연출하기도 했던 이세돌은 이번에 또 구리에게 패함으로써 두 기사의 상대전적도 8승1무12패(이세돌 열세)로 벌어졌다. 일본 대표로 출전한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는 이세돌과 구리에게 연패하여 최하위.
한편, 이번 대회는 이세돌-구리의 맞대결 등 한중일의 톱기사가 참가한 취지와 위상이 무색하게도 홍보와 보도가 거의 되지 않아 조소거리가 됐다. 최근 중
·일 양국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된 이른바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의 파장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 일본 관련 뉴스를 철저히 통제했기 때문인데, 정치문제로 바둑에 대한 보도마저 차단한 중국 당국의 경직된 자세도 문제려니와, 그런 상황에서도 한사코 국제대회를 강행한 주최 측의 무모한 처사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신예대항전 모습.'형님들 패배' 10대 후배들이 설욕…한중일 신예대항전 전승 우승
◇…그런가 하면 정상급 '형님'들의 패배를 10대 후배들이 후련하게 설욕한 승전보도 있었다. 9월 11~13일 일본기원에서 열린 2012 4개국 국제신예대항전에서 대부분 10대 기사들로 구성된 한국팀은 대만과 일본을 각각 7대1, 5대3으로 꺾은 데 이어 중국마저 5대3으로 제압하고 3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8인 1팀, 풀리그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 사상 최연소팀을 꾸려 나선 한국은 3연승을 올린 김승재, 나현, 오유진의 맹활약에 힘입어 중국을 이김으로써 최근 우려를 자아냈던 한국바둑의 미래에 희망을 밝혔다. 8인의 대표 가운데 이영구와 김승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이름도 생소한 신예들인 데다 특히 이번 대회 우승의 일등공신이 된 오유진(98년생)과 신진서(2000년생), 신민준(99년생)은 올 7월에 입단한 새내기들이란 점이 그들의 분전을 더욱 빛나게 했다. 97년 시작된 한중 신예대항전으로 출범한 이 대회는 2000년부터 일본이, 2004년부터 대만이 가세하며 본격 국제대항전의 위상을 갖췄다. 통산 우승 횟수에선 한국 9회, 중국 7회.
▲ 이세돌(왼쪽) vs 최철한. [국내기전 종합] 최철한, 이세돌 제압…신예돌풍 민상연과 도전권 각축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국수전의 도전자는 전기 국수(최철한)와 입단 1년차 루키(민상연)의 이색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특히 올해 초 입단한 동갑내기(20세) 루키 민상연과 강병권이 뭇 선배 강호들을 제치고 준결승에서 만난 사실은 이번 국수전에서 거세게 불어닥친 신예 돌풍의 실상을 웅변했는데, 결국 민상연이 동기 친구이자 라이벌 강병권을 제치고 입단 8개월만에 대망의 국수전 도전자결정전에 선착했다.
나머지 한 장 티켓을 놓고 벌어진 랭킹 2·3위간의 준결승(이세돌-최철한)은 두 기사의 인기 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빅카드였다. 더욱이 두 기사는 최근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다 각각 중국기사와의 대항전에서 지고 돌아온 터라 뭔가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는데, 결과는 난타전 끝에 최철한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로써 두 기사의 상대전적도 16승 23패로 좁혀졌다.
지난해 국수전 도전 5번기에서 조한승과 일진일퇴의 접전 끝에 2대3으로 패해 국수위를 내준 바 있는 최철한, 통산 3회 우승에 빛날 정도로 국수전에 남다른 강미와 집착을 보여온 그가 신예돌풍을 진압하고 1년 만에 조한승과의 리턴매치를 벌이게 될지, 국수전 도전자결정전 3번기는 10월 4일 개막된다. 아무래도 객관적 전력과 관록에서 앞서는 최철한에게 저울추가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현재 국수전은 국내 기전 중 유일한 도전기제이다.
▲ 최정(왼쪽) vs 조훈현. 국후 복기장면. 최정, 조훈현 무너뜨리며 철벽마무리…여류팀 우승
◇…‘소녀장사’(최정)의 통렬한 역전타가 시니어팀의 보루 ‘황제’(조훈현)를 거꾸러뜨리는 순간 여류팀 기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민진의 5연승에 힘입은 여류팀의 일방적 리드! - 서능욱, 황원준 듀오의 3연승 반격으로 동률! - 김윤영의 4연승으로 여류팀 다시 리드!’ 등 파란만장한 공방전을 연출했던 제6기 지지옥션배 여류-시니어대항전의 우승은 결국 여류팀에게 돌아갔다.
대회 중반을 넘어설 무렵 여류팀의 수훈선수 김윤영이 4연승을 올린 게 여류팀에겐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네 걸음이나 뒤진 시니어팀이 막판 조훈현-유창혁 투톱을 내세워 버텼지만, 에이스급들만 남은 여류팀의 인해전술을 이겨내기엔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결국 여류팀의 2장 최정이 시니어팀의 주장 조훈현에게 역전승을 거두면서 여류팀은 주장 박지은을 내세우지 않고도 여유있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시니어님과 여류팀은 6번의 대회 가운데 3대3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었는데, 여류기사들의 실력이 날로 상향평준화되는 추세라서 향후 대회서는 시니어팀의 기사들이 얼마나 버텨낼지 여부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
○날씨로 보는 기사 기상도●
박정환 (○ 맑음)
드디어 이창호마저 제치고 바둑올림픽 결승에 올랐다. 이세돌의 맹추격에 잠시 흔들리던 1인자의 위상을 바로 세웠으니~ 그야말로 1석2조~♬
이세돌 (◑ 구름 약간)
이창호-박정환의 잉씨배 준결승을 지켜보며 얼마나 씁쓸했을까. 하루빨리 No.1을 되찾아야 할 텐데, 오히려 구리와 최철한에게 연패하다니….
최철한 (○ 맑음)
‘신혼의 효과’일까. 슬럼프 터널이 지난 후엔 거침없는 상승세다. 한중 천원전에서 패한 아쉬움을 국수전에서 이세돌을 격침시켜 갚았다. 역시 올 하반기 가장 요주의 인물!
김지석 (◑ 흐림)
브레이크 풀린 벤츠처럼 질주하던 상승세가 물가정보배 결승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고 우승을 놓친 후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이창호 (/// 장마)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었던 잉씨배 준결승에서도 끝내 패하고 말았다. 특히 명인전과 잉씨배에서 박정환에게만 내리 3패를 당한 게 아쉽다. 그렇게, 올 시즌도 결국 무관으로 끝나는 것일까.
판팅위 (○ 맑음)
16세의 나이에 바둑올림픽 결승에 오르다니…. 역시 중국 90后의 간판주자답다. 이창호의 세계대회 16세 우승과 더불어 두고두고 회자될 대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