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추석특집

일본에서 통하는 타이젬

-21세기 조선통신사 죄충우돌 참관기

2012-10-03 오전 10:19:23 입력 / 2012-10-03 오전 10:55:50 수정



S#1. 야무진 박상진

5학년 박상진은 타이젬 9단이다.


충암도장에서 공부 중인데 올해 일요신문 배를 우승해 2012년 조선통신사 어린이 대표로 캐스팅됐다.
유창혁, 김혜림과 트로이카로 출격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대구의 부모들과 떨어져 생활하는데 성격이 밝고 당차서 그늘이 보이지 않았다.

▲ 다다미 방에서 연구 중인 상진이

일본 어린이 대표와 기념대국을 앞두고 미리 포석연구를 하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어른들의 손을 잡고 아무데나 따라다닐 줄도 알았다.
필자가 일본기사들이나 자원봉사자들과 짧은 영어로 대화를 하며 취재를 하는 것을 보더니 녀석이 가라사대!
“와, 아저씨 붙임성이 장난 아닌데요?”
이런 식의 캐릭터였다.
친선이어도 국제대회는 호선일 법한데 일본 쪽이 정선으로 두자고 제의했다.
치수를 재는 잣대가 타이젬 기력이었다.
이미 국내 아마추어 대회 여러 곳에서 타이젬 기력을 적용하고 있듯 일본에서도 객관적 저울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 한일 어린이 기념대국

토모노우라 역사기념관에서 두어진 어린이 기념대국은 박상진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 바둑도 관전자가 많았고, 일본의 명예3관 고바야시와 토모코 회장이 해설을 맡았다.
아이들의 바둑이 제법 박진감 넘치고 대마 싸움이 치열했는데 대국 후 상진이에게 상황을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 역시 시원했다.

▲ 고바야시 9단이 해설을 맡았다.

“초반 포석이 나쁘지 않았고 중반에 제 말들이 연결되어서는 바둑이 끝났다고 봐야죠.”
“그런데 계가바둑으로 마무리됐잖아?”
“그 친구가 돌을 던지지 않으니까 계속 둔 거죠.”
“그러면 승기를 잡고 끝내기에서는 살짝 물러선 거네?”
“아무래도 그런 감이 없잖아 있겠죠?”
녀석이 씽긋 웃는다.

▲ 취선도에서

5학년짜리 소년의 소감치고는 상당히 맹랑하지 않은가?
일본 관전 객들에게 뭔가 서비스까지 했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건이 될 듯한 예감^^


▲ 대조루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

S#2. 친절한 고바야시 고이치 9단

지금은 일본바둑이 약해졌지만 한때 만화방창 천재들의 향기가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후지사와, 임해봉, 사카다, 조치훈, 다케미야, 이시다, 가토, 오오다케, 고바야시 등등 각각 특유의 기풍으로 주름잡던 호시절이 있었다.
일본이라면 외면하고 싶은 선입견이 강하지만 적어도 바둑에 있어서 중년의 바둑 팬들은 그때 그 전설들을 잊지 못한다.
재작년 행사 때 유일하게 만나지 못했던 고바야시를 이번에 만났다.
우주류 다케미야가 ‘지하철 바둑’이라고 폄훼했지만 고바야시는 일본 바둑계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를 거둔 거인이다.
아니 세계바둑계에서도 바둑으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주인공일 것이다.
기타니 도장 출신인데 기타니 미노루 선생의 딸 레이코와 결혼해 업(業)을 이었으며 자신의 딸을 현재 잘나가는 장쉬에게 결혼시켜 엄청난 바둑가문의 혼맥을 이뤘다.
전성기 때 상금도 많이 획득했는데 소비를 모르고 근검절약하며 지금도 공식대국과 바둑행사 스케줄만 소화하고 제자를 8명 가르치고 있다.

▲ 기념대국에 앞서, 소개 중인 고바야시

첫날 그와 만났을 때 그가 필자를 잘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
“당신이 타이젬에 온 분인가? 조훈현 9단과 가까운 사이고 노래를 잘 부른다면서?”
“헉!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이야기를 들었지요. 나도 타이젬에서 바둑을 둡니다.”
먼저 아는 척 해주어 황송할 따름이지만 거인 고바야시가 어떻게?
그랬더니 옆에서 영어로 통역해주던 기타니 마사오 씨가 빙그레 웃는다.

▲ 타이젬 인터뷰

아아! 필자의 절친이자 밴드 동료인 기타니 씨는 기타니 미노루 선생의 아들이니까 고바야시와 처남이었다.
나이는 기타니 마사오가 훨씬 많은데 고바야시가 열댓 살 연상의 누나와 결혼하는 바람에 서열의 파괴가 일어난 거였다.
일본 가기 전 메일로 기타니에게 고바야시와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더니 미리 언질을 준 모양이었다.
아무튼 그 덕분에 고바야시와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고바야시의 생각을 전하기로 하고, 아주 강렬했던 한 장면만 소개한다.
“저는 술을 잘 못하지만 어쩌다 한 잔 하면 꼭 타이젬에 들어가 바둑을 둡니다. 그리고 맨날 집니다. 타이젬은 정말 고수들이 많아요.”
“아이디를 알려주세요.”
“오우 노노노노! 그건 절대 비밀입니다. 창피해요.”
활짝 웃는 표정을 보면 보통 회사 과장님처럼 편안한 고바야시9단.
그도 타이젬 회원이었다.

▲ '비상'이라는 글씨를 쓰는 고바야시

S#3. 진심어린 자원봉사자들

후쿠야마 시는 일본 남쪽 히로시마 현의 작은 도시다.
(토모노우라는 후쿠야마 시의 항구다.)
조선통신사의 역사와 바둑을 엮어 소박한 축제를 개최하면서 가을이면 바둑의 도시로 일본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아 예산이 증액되고 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참여해 궂은일을 즐겁게 맡아 해냈다.

▲ 치매노인들을 돌보는 집

그냥 봉사만 하는 게 아니라 토모노우라의 자랑인 ‘치매노인을 위한 집’을 방문해 사회복지제도를 공부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일반 가정집에 치매노인들을 모시고 숙식 및 간호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교대로 찾아와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인근 가게들은 치매노인들 상대하는 법을 숙지해 친절하게 맞는다고 했다.
그리하여 노인들이 치매증세로 서러움 받는 일 없이 여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시가지 전체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 기숙사의 자원봉사자들

필자는 자원봉사자들과 대학 기숙사에서 체류했다.
호텔만큼 편하진 않아도 외롭지 않아서 좋았다.

▲ 공연 중인 김병수, 필자, 김혜림

기타니 씨와 필자가 보컬을 맡고있는 ‘마음의 소리’ 밴드 역시 자원봉사 팀이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섹소폰 연주자 김병수 선생도 동행했다.
김병수 선생은 재일교포로서 안면의 절반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안고 있다.
어려서 귀가 아파 수술을 했는데 안면의 신경을 다쳤다고 한다.
그런데도 오사카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프로듀서로 맹활약을 했고, 일본백화점에 한복과 김치 매장을 낼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 섹소폰 연주자 김병수 선생

그러다 보니 한국에 오게 되었고, 동업자를 잘못 만나 전 재산을 날리게 되었다.
재기를 위해 부평에서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와 음악학원을 차렸는데 또 결과가 좋지 않아 빈손이 되었다.
망연자실해 있는 그에게 한 여자가 다가왔다.
그에게 풀룻을 배운 제자였다.
“선생님. 지난 일은 다 잊어버리세요.”
“나도 미련은 없어. 일본에서 재산을 탕진했다면 아까웠겠지만 한국에서 망했으니 괜찮아. 어차피 내 돈이 우리나라에서 돌고 돌 거 아닌가?”
지극히 감상적인 애국심이지만 살면서 늘 조국을 그리워했던 교포의 마음은 또 그런 모양이었다.
그 한 마디에 여제자는 감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스무 살 차이인데도 두 사람은 결혼을 했다.
그가 부자였다면 색안경을 쓸 법도 했지만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손을 잡아준 그녀의 사랑은 진심이었으리라.

▲ 김병수 선생 부부

그리고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그는 지금 재기했고 인천의 부평에서 음악학원과 공연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중이라고 했다.
일본을 찾은 김병수 선생의 표정은 미묘했다.
여기도 고향 같고 한국도 고향 같고 어딜 가도 그리움 가득한 고향뿐이니 이 삶이 행복한 건지 불행한 건지 모르겠다고 뇌까렸다.
그의 섹소폰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길고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산보다 귀한 사랑을 얻었으니 선생은 진정한 부자라고 응원해드렸다.
그도 연주여행을 통해 뭔가 치유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녀도 밝게 웃었다.
그렇게 여행은 마음먹기에 따라 보약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나는 뭘 했담? 힐링된 게 있나?^^ @#$%^&*&*())

▲ 야외 다면기 햇살이 뜨거워도 바둑은 계속된다!

P.S 내년 5월에는 일본 바둑통신사가 부산에 올 예정이다.
TYGEM / 김종서 작가

관련기사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