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젬스페셜
우리들의 첫사랑이 여기 있었네
- 바둑 청춘들의 만남, 바후바후
2013-03-17 오후 6:41:08 입력 / 2013-03-17 오후 7:34:55 수정
▲ 바후바후에 참여한 프로기사들의 다면기가 한창이다.
S#1. 바후바후
청춘, 짧게 소유하고 평생 추억하는 것.
그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전성시대.
3월 16일 한국기원 4층, 바둑 청춘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바둑으로 세상을 바꾸자’며 Facebook을 통해 서로 연결된 청춘 네트워크다.
2011년 계정이 생성되고 현재 600명이 모인 그룹이다.
▲ 여류국수 김혜민(파란옷)도 이날 참석했다.
프로기사, 바둑학과 학생, 대학 바둑동아리, 바둑매체 종사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바둑계의 젊은이들이 함께 한다.
이날 모임의 슬로건은 ‘바후바후’
바둑계의 후일 도모, 바세바를 후원하자!
후원행사라고 하지만 따로 후원자들을 초청한 자리는 아니었다.
회원들 스스로 바세바를 위해 후원하는 바둑축제였다.
SNS에서 만들어진 모임답게 바세바는 그 동안 운영진이 없었다.
그냥 편하게 페이스 북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연대(連帶)의 끈이 느슨해졌다.
행동하지 않는 청춘은 무의미한 것.
이날을 계기로 운영진이 만들어졌다.
▲ 바후바후에 적극적으로 나선 안형준.
그리고 바세바가 할 일도 정했다.
-바둑규칙 간소화, 대학기우회와 입문자 교육에 적용.
-야외바둑 활동을 통해 바둑의 이미지 환기
-바둑 홍보를 위한 퍼포먼스 연출
-SNS를 통한 바둑보급
이런 목표를 통해 바둑을 접해보지 않은 일반 시민들에게 바둑이 지루한 게임이 아니라 세련된 놀이문화라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다.
▲ 열띤 토론 장면.
S#2. 손에 손을 잡고
청년들은 이상을 꿈꾼다.
달나라에 이르는 다리를 놓으려 하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지상에 거대한 궁전을 짓고자 건축 재료를 모은다.
그러다 중년에 이르러 허름한 창고를 짓고 만다.
꿈의 감가상각,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런 게 인생 아니던가?
바둑계의 현실, 다소 공허하다.
그러나 어디 완전한 세상이 있을까?
미완의 세계일수록 청년들의 역할이 커진다.
그래서 바세바를 주목하는 것.
▲ 비바 국제바둑도장의 외국청년들도 뜻을 함께 했다.
▲ 박지연과 문도원도 토론에 열심히 참여 중이다.
바후바후 모임에 젊은 프로기사들이 꽤 많이 참가했다.
전문가의 영역에 안주하기보다 청춘의 열정 속에 인화화고 싶은 의지로 읽힌다.
기력에 관계없이 그들은 손을 잡는다.
바둑으로 세상을 바꾼다기보다 세상에 바둑도 있음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80명의 회원들이 4개 조로 나뉘어 릴레이 대국을 벌인다.
쟁쟁한 프로기사들과 아마추어들이 뒤섞여 한 판의 기보를 그려간다.
한 수 한 수에 감탄과 탄식이 엇갈린다.
승패는 처음부터 의식하지 않는다.
우리 팀의 의지를 계속 이어가는 생각의 징검다리, 상대 팀과도 음양의 조화를 이뤄 커다란 생각의 모자이크를 만든다.

릴레이 바둑 뒤에는 프로기사들의 다면기가 이어진다.
프로기사들이 많아 참가자 모두가 한 수 배울 수 있는 시간.
입문자에게도 친절한 서비스가 돌아간다.
▲ "자, 백 한 점의 활로를 모두 막아보세요^^"
바후바후 공식행사가 끝났는데도 여기저기 바둑판에 얼굴을 파묻는 청춘들이 보인다.
▲ 바세바 운영진의 미녀들. S#3. 바둑이 첫사랑 아니었을까?
밤부터 페이스 북에 바세바 회원들이 소감이 올라온다.
만남의 소중한 의미를 반추하는 시간.
그 중에 여류기사 이다혜의 혼잣말이 눈에 띈다.
“누군가 묻는다. 혹시 바둑이 첫사랑 아니었냐고?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다.”
그 아래로 공감을 표시하는 댓글들이 매달린다.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것. 그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느낌이 박하 향처럼 가슴으로 번진다.
바둑에 한 번쯤 미쳐본 청춘들.
바둑 밖에는 멀리 나가보지 않은 청춘들.
바둑 안에 또 다른 우주가 있다고 믿는 청춘들.
바둑이 세상의 중심이길 바라는 청춘들.
바둑으로 만났으니 함께 걸어가자는 청춘들.
그들에게 진정 바둑이 매장량 무한한 꿈의 광산이기를.
TYGEM / 김종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