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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마유타 "AI는 도구일 뿐… 나만의 감각 지켜야"_2편

'신진서 9단은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사'

2025-07-24 오후 1:38:09 입력 / 2025-07-24 오후 3:30:45 수정

편집자 주 - 2016년 4월 20일, 이야마유타 9단이 일본 사상에서 처음으로 일본 바둑 7대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는 역사를 썼다. 기존에 기성, 명인, 본인방, 왕좌, 천원, 작은기성(碁聖) 등 6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던 이야마유타가 이날 십단전에서 제54기 일본 십단전 도전5번기 제4국에서 십단 타이틀 보유자 이다아쓰시 8단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3-1로 십단 타이틀을 획득하며 일본 7대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하는 역사를 이뤄냈다.

그리고 2017년 명인전 도전기 7번기에서 다카오신지 9단을 종합 전적 4-1로 꺾고 명인 타이틀을 탈환하며 약 1년 만에 다시 두 번째 7관왕에 등극했다. 그렇게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이야마유타는 이치리키료와 시바노도라마루라는 새로운 도전자를 만나면서 세대교체의 물결을 만났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를 겨냥한 일본의 온라인 경제·비즈니스 미디어인 제이비프레스(JBPress)에 기고한 바둑관전기자 나이토우유키코(内藤由起子)와 다나카히로키(田中宏季)가 이야마유타를 인터뷰한 글을 두 차례에 걸쳐서 소개한다.

 

 

▲일본 바둑사상 최다 7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야마유타는 현재 일본 7대 타이틀 가운데 왕좌, 기성(碁聖)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日本棋院]

 

 

[후편] 일본 바둑계를 대표하는 전설적 기사, 이야마유타 왕좌가 최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의 발전이 바둑계에 가져온 변화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심도 깊은 견해를 밝혔다. 전편에서 고백했던 ‘생애 최대의 슬럼프’에 이은 이번 인터뷰의 후편에서는 AI와 인간 바둑의 공존 가능성, 일본 바둑계의 미래까지 다양한 주제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2016년, 이야마유타는 일본 바둑 사상 첫 두 번째 ‘7대 타이틀 동시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같은 해,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을 압도하면서 바둑계는 AI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야마유타는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제시하는 수를 어떻게 소화하느냐, 그리고 본래 내 안에 있는 감각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너무 AI에 의존하면 나만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 바둑을 두는 의미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AI의 평가값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 단지 ‘하나의 참고 의견’으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수치를 제시해도,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실제 대국 중에 느꼈던 감각이다. 그걸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했다.

 

 

 

 

과거 다케미야마사키 9단의 ‘우주류’처럼, 기사마다 고유한 개성이 있었던 시대. 지금은 AI 기준으로 보면 평가값이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이야마유타는 “AI의 수가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며, 인간만의 직관과 감각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AI가 사람보다 강한 건 분명하다. 다만 인간은 AI처럼 무한한 패턴을 순간적으로 읽을 수는 없다. 그 대신 자신만의 감성과 해석으로 바둑을 풀어간다. 그것이 인간이 바둑을 두는 이유이자 매력이다”라고 강조했다. 

 

AI의 등장으로 바둑에 대한 연구 방법도 변했다. 과거에는 여러 기사가 모여 한 판의 바둑을 두고 ‘이 수는 어때’, ‘저 수는 왜?’라며 의견을 교환했지만, 이제는 각자가 AI를 활용해 개별적으로 연구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일부 기사들이 ‘AI에 너무 의존하면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이유로 아예 AI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마유타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다른 사람의 대국을 인터넷으로 볼 때 AI 평가값을 꺼놓고 본다. 그래야 내 감각으로 수를 해석할 수 있다. 연습 때도 실전에 가까운 감각으로 스스로 사고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젊은 기사들, 특히 한·중 기사들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함께 연구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대회를 앞두고는 서로 전략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서로가 경쟁자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공유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야마유타는 바둑의 매력을 ‘압도적인 자유로움’에서 찾았다. 그는 “장기처럼 말마다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바둑은 모든 돌이 동일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찬란하게 빛날 수도 있고, 무의미하게 사라질 수도 있다.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과 감각에 달린 것이다”라며 바둑의 매력을 설명했다. 또한 바둑은 연령, 성별, 국적의 장벽을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인터넷으로만 두는 이들도 많지만, 실제 대국에선 승패와 관계없이 상대에게 자연스러운 존경심이 생긴다. 그건 체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마유타는 냉정하게 현재의 일본 바둑계도 진단했다. 그는 “AI의 출현으로 이제는 ‘기사가 AI보다 강한가’라는 물음이 생겼다. 정말 강한 바둑을 보고 싶다면, 사람들은 AI 대국을 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기사는 왜 존재하는가,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가 중요해졌다”라고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칠 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가치다. 단순히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사고력과 인내, 감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도구로도 바둑을 재해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본 바둑계는 최근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치리키료 기성이 일본 기사로는 19년 만에 세계대회(응씨배) 우승을 차지했다. 이야마유타도 “기회가 있다면 세계대회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여자 기사 우에노아사미가 여성 세계 1위에 근접한 실력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남자 기사 중에는 “한국의 신진서 9단이 머리 하나쯤 앞서 있으며,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바둑계는 전통만을 지켜서는 안 된다. 유연하게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에게 바둑의 매력을 전할 수 있도록 나도 플레이어이자 전도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일본이 사랑하는, 이야마 유타' 관련 영상 보러가기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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