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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날 속살이 쫀득쫀득한
과메기를 마늘, 풋고추와 함께 생미역에 싸서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는 맛을
아십니까. 거기다 소주 한 잔을 곁들인다면….”
겨울 맛의 진객(珍客), 과메기
철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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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 과메기는 겨울철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양가 풍부한 자연식품이자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효자식품이다.
술꾼
중에는 과메기 먹는 낙으로 겨울을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경주가
고향인 고 김동리(金東里) 선생도 생전에 겨울만 되면 과메기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포항을 찾을 정도로 과메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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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별미 과메기는 포항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국적인 명성까지 얻게
됐다.
제철이자 수요가 많은 연말연시가 되면 포항의 택배회사들은 과메기를
서울,
대구 등 외지로 부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과메기 시장 규모도
어림잡아
연간 600억~7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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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과메기 원조는 지금의 꽁치가
아니라 청어였다. ‘어링불’로 불리던 포항
앞바다는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유명한 청어 산지였다. 포항 사람들은 영일만
앞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대나무(또는 싸리나무)에 눈을 꿰어 시골 부엌 창살문이나
처마 밑에 매달아 놓았다.
창살(처마 밑)에 매달린 청어는 바깥의 찬 공기와 밥
지을 때 빠져 나가는 따뜻한
온기(또는 한낮의 따뜻한 기온) 때문에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자연 건조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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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상들의 지혜로 냉훈 건조된 청어 과메기는 ‘신동국여지승람’
‘도문대직’
‘성호사설’ ‘명물기략’ 등 옛 문헌에도 임금에게 올리는 궁중
진상품으로 인기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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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홀쭉하고 푸른색 띠어야 상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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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청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청어 과메기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꽁치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1970~1980년대 들면서
꽁치마저도
어획량이 급감, 지금의 과메기 재료는 모두 원양산(주로
북태평양산)이다.
연안산은 기름기가 적어 과메기 원료로는 적당치 않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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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도 겨울에 청어가 많이 잡힐 때면 포항 노인들은 죽도시장에서
청어를 사가지고 집 처마 밑에 걸어두고 과메기나 찌개로 옛 추억을
달래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꽁치 과메기는 꽁치를 바닷가 덕장에 통째로 널어
얼리고
녹인 것을 먹었지만 요즘은 배 중앙을 갈라 널려 말린 것(포항에서는
‘짜가리
과메기’ 또는 ‘배지기
과메기’라 부름)을 많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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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2월 중순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 통째로 만든 통과메기가 나온다.
과메기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통과메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배를 갈라 내장을 들어내지 않고
건조된 과메기야말로
꽁치 내장 맛이 속살로 스며들어 과메기의 구수한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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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의 원래 명칭은 옛 문헌에
‘관목(貫目)’으로 표기되어 있다. 즉 ‘관목’이
경상도 사투리로 불리면서
관목이→관매기→과메기로 변형되었다는 게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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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목(貫目)’은 한자 풀이로 ‘눈을 꿰다’란 뜻이다. ‘소천소지’라는
옛 문헌에 실린
일화를 보면 어떻게 ‘관목’이란 이름이 생겨났는지 이해가 간다.
동해안 지방에 사는 한 선비가 겨울에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동해
바닷가를 걷던 중 배가 몹시 고팠다. 민가는 없고 때마침 바닷가
나뭇가지에
청어가 눈이 꿰인 채 널려 있는 것을 보고 그 고기를 먹으니 맛이 너무
좋았다.
과거를 보고 고향으로 내려 온 선비는 그 청어 맛을 잊지 못해 겨울철에
청어와
꽁치를 사다가 나뭇가지로 눈을 꿰어 처마에 걸어 놓고 얼리고 녹여 먹은
것이
과메기의 원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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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부분의 덕장들이 과메기를 건조할 때 관목하는 것이 아니라
짚으로
엮거나 배를 갈라 내장을 뺀 후 나무나 쇠파이프 등에 걸쳐 말리고
있다.
과메기도 좋은 것을 골라 먹으면 맛을 더욱 즐길 수 있다. 좋은
과메기란 통마리의
경우 ▲푸른 색깔을 띠며 배가 홀쭉하고 ▲두름에 엮어놓은
꽁치 크기가 일정해야
하는 반면 ▲만져서 물렁물렁하거나 ▲등지느러미 쪽에 기름기가 많이 묻어
있거나
▲배가 통통한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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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짜가리(배지기) 과메기’는 ▲등이 푸르고 ▲윤기가 나며 ▲살에
탄력이 있고
▲속살이 붉은 빛깔을 내야 한다. 반면 ▲속살이 허옇고 ▲등빛이 검고
▲살에
탄력이 없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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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법(통과메기)은 대파를 양분하듯이 몸통을 반으로 쪼갠 다음 내장과
머리를
없앤 후 껍질을 벗겨 속살만을 생미역, 김, 마늘, 쪽파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요즘은 식당뿐 아니라 택배(宅配)로 주문할 경우에도 배지기
과메기가
대부분인 관계로 내장 제거 등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좋다. 택배
주문시에도
생미역, 쪽파, 김, 마늘 등 양념과 초고추장까지 들어 있어 받는 즉시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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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산물질 많아 노화방지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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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는 일반적으로 각종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숙취 해독, 각종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메기 박사로 알려진
포항1
대학 오승희 교수(식품영양학과)가 과메기와 쇠고기의 영양을 비교 분석한
것을
보면 과메기가 얼마나 좋은 식품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과메기
영양(괄호안은
쇠고기)은 에너지 320~340㎉(98~206㎉), 단백질
17.7~17.8g(15.2~19g),
메치오닌 150㎎(140㎎), 콜레스테롤 45~52㎎(55~70㎎),
필수지방산 7.2g(2.8g),
칼슘 120㎎(10㎎)으로 조사, 쇠고기를 능가했다. 이
때문에 과메기를 좋아하는
술꾼들은 과메기와 함께 소주를 마시면 밤을 새도 술에 취하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꽁치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아스파라긴산’이 숙취
해독에 탁월한 효능을 한다는
것이다. 또 과메기에는 핵산물질이 많다고 한다.
이 핵산은 생선일 때보다 과메기로
숙성되는 과정에서 많이 생성되는데 노화방지
및 체력저하, 뼈의
성장, 피부노화 등에 좋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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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축제]12월
31일~1월 2일까지 포항 무료시식 등 다양한 행사
포항시는 겨울철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메기 축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서울 등지에서
과메기
홍보 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 역시 오는 12월 31일부터 새해 1월 2일까지 3일간 해맞이
명소이자 매년
1월 1일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열리는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虎尾串)
광장에서 ‘제8회 과메기축제’를 연다. 이 축제는 그동안 포항 시내와
가까운
북부해수욕장에서 개최했으나 올해부터는 해맞이 관광객들에게 과메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장소를 바꾼 것.
또 구룡포 자생단체들로 구성된 ‘구룡포읍 특산품축제 및
문화추진위원회’도
오는 12월 28일부터 1월 1일까지 구룡포 방파제 옆 광장에서 구룡포
특산품인
과메기를 비롯 오징어, 대게 등을 알리는 ‘제7회
구룡포특산품축제 및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축제 기간 동안 과메기, 오징어, 대게 무료 시식회를 비롯 과메기 빨리
벗기기 및
빨리 엮기, 장기자랑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가 하면 새해 1월
1일에는 구룡포
해수욕장과 방파제에서 해맞이 행사도 열린다.
포항=임성남 매일신문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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