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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훈현, 개인통산 2,000 대국 돌파에 대한 想念
[칼럼] 조훈현, 개인통산 2,000 대국 돌파에 대한 想念
2004-07-12 오전 11:21:0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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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개인통산 2000 대국 돌파에 대한 想念
프로들의 개인 통산 대국 기록은 고독한 대장정의 일기-
며칠 전 조훈현9단이 개인 통산대국 2,000국을 돌파(6월21일)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잠시 우울한 상념에 잠긴다. 아울러 그 우울함은 조훈현9단의 위업이 서봉수9단과 일본에서 활약중인 임해봉9단에 이은 세번째 기록이었다는 사실에서 더 짙어진다.
바다건너 임해봉9단이야 그렇다 치고 서봉수9단은 이미 지난 해에 2,000국을 돌파했는데도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기는 커녕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쳤다가 조9단이 2,000국을 돌파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려지게되었으니 서9단과 팬들에게는 그저 죄스러울따름이다.(조9단의 일본 체류 시절 기록이 소급,적용되면 달라지겠지만 현재, 세계최고 2,000 대국 돌파 기록 보유자는 서봉수9단이다. 서9단은 지난해 2,012국을 기록했다.)
조훈현과 서봉수, 한국바둑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사들이 일념으로 걸어온 긴 여정. 그 고독한 외길 걷기가 바둑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장정의 이정표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바둑계를 포함한 각 언론매체의 표정은 냉혹하리만큼 담담하다.
7년 6개월 동안 세운 1,014 연속 출장 기록으로 신문,방송을 오르내리며 스타의 반열에 올랐던 프로 야구의 '철인'최태원 선수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3,40년에 걸쳐 이룩한 조훈현,서봉수의 2,000대국 돌파가 그토록 가치 없는 기록인가.'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것이 한국 바둑이 처한 현실이다. 승부의 일면에서는 89년 조훈현은 잉씨배 쟁취이후 15년간이나 세계 최강의 위상을 굳건하게 지켜왔으나 바둑의 사회 경제적 기저를 이루는 팬들의 계층을 확대하고 유,무형으로 형성된 시장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로 진출하는 문화의 일면에서는 심각한 지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조훈현 이 후 서봉수,유창혁,이창호,이세돌이 차례로 세계를 제패했고 박영훈, 송태곤, 최철한이 그 뒤를 이어 정상을 노크하고 있지만, 카 퍼레이드를 벌이며 가두에선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던 15년 전 그날의 감동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일본이 세계 바둑 메이저 무대의 권위를 누리던 시절, 조치훈의 승전 기사를 사회면 톱으로 올리고 현지에 취재진을 특파하여, 특집방송을 내보내던 신문, 방송도 더 이상은 한국 기사들의 세계 제패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런가 이유는 많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바둑이 오랜 역사를 자랑스럽게 내세우면서도 정작 견고한 사회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실패해왔다는 데 있다. 사회적 이미지란 그 시대의 사회 전체 또는 사회 전반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의 구성원이 공감하는 가치다.
이러한 사회적 이미지 구축은 문명이 발달할수록 빨라지는 변화의 속도에 탄력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절대의 조건이다. 바둑이 이 나라에서, 시대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메스미디어로부터 소외돼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바둑의 사회적 이미지 구축은, 그 정체성에 관한 학문적 연구와 규명으로부터 출발한다. 사실, 한국바둑의 학문적 접근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와있다. 아직 '바둑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진지한 연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발표되는 논문의 상당수가 총론없이 반짝이는 각론, 논리에 근거보다 일방적인 주장을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와 발표는 중단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학문 기관의 정기적인 연구 발표든, 바둑을 애호하는 학자 개인의 단발적 연구 발표든, 해를 거듭할수록 제 형태를 갖출 것 이고, 그것이 승부와 도, 예술과 스포츠의 모호한 경계를 서성거리고 있는 한국 바둑의 나아갈 방향을 바로 잡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사실 또한 틀림없기 때문이다.
유념할 것은, 바둑의 사회적 이미지 구축은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바둑을 총괄하는 한국 기원이 그 구심점이 되어 각계각층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 작업에 참여하는 단체, 개인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데 그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재계의 지원을 끌어내는 일 또한 한국 기원의 역할이다.
너무 비약적인가? 그렇지 않다. 조9단의 개인통산 2,000대국 돌파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결코 무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정상급 프로들의 값진 기록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는 현상은 한국기원 실무자 몇 사람이 성실하게 노력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제도권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한국기원 조직개편,제도 및 기전 개혁,연구수당 폐지, 연금기금 조성, 입단 문화 확대, 보급활동 및 해외교류 지원, 아마바둑 육성 들의 산적한 사안은 모두가 바둑의 사회적 이미지 구축에 따른 지엽적인 문제다.
바둑의 사회적 이미지 구축 아래, 한국 바둑의 백년대개를 위한 비전이 제시되어야 하고 그 비젼에 맞춘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다행스러운 일은 한국기원에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그 방향과 형태가 잡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한국기원의 조직은 능력 있는 직원이라도 제대호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한국기원의 신임 윤상호 사무국장은 '취임해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이런 조직단체가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 무엇보다 직원들 사기 진작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굳이 이 말을 소개하는 이유는, 문제만 불거지면 무조건 한국기원 탓으로 돌리는 팬들의 시작도 이제,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반 백년동안 익어온 관습과 제도를 하루 아침에 버리지는 못하겠지만 한국 기원도 분명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기원이 안고있는 모든 혼돈은 시대의 변화와 속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일종의 아노미현상이기도 하지만 21세기 세계바둑의 행도로 거듭나기 위한 개혁의 진통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기원은 인사적체의 폐해를 해소하는 구조조정으로 5명의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했는데,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라 프로들의 주요 기록은 물론, 한국기원 일반업무까지 데이터 베이스화 하는데 꼭 필요한 전산 전문직원과 프로바둑의 각종 데이터들을 언론매체와 팬들에게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홍보 그리고 새로운 기전 유치와 유관 사업에 필요한 사업기획, 기전 사업에 적합한 직원을 선발한 것이라고 한다.
다시는 바둑을 좋아하는 모든 팬들이 함께 축하하고 자랑스러워 해야 할 조훈현, 서봉수9단의 통산 2,000대국 돌파와 같은 소중한 기록들이 방치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로. 오랜시간 거릅돼온 집행부의 시행착오로 팬들의 비난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온 한국기원의 모든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덧붙이는 말: 한국기원 홍보팀장과의 통화. 프로들의 개인 통산대국에서 누락된
기록(조남철,김인,윤기현,하찬석,조훈현9단이 일본 체류 시절에 가졌던 공식대국과 일정기산 인정하지 않았던 타국 주최 세계
대국) 들은 소급, 적용되어야 한다. 이들에게 잃어버린 시간과 기록을 되 찾아주자. '타국에서의 대국은 공인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될 세계화에 역행하는
모순이다.
이 문제의 개선은 실행의지만이 필요할 뿐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기사 개인의 모든 대국을 취합하고 국가별 대국. 국내회 대국으로 분류하면 전혀 문제될게 없다. 팬들에게는 어느 한
국가가 인정한 개인통산기록보다, 좋아하는 스타의 완전한 통산기록이 더 가치가 있다. 프로들의 대국, 프로들의 기록은
팬들에게 보여질 때 가장 큰 가치를 획득한다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야후 바둑 칼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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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진선 한 마디]
이 글의 필자가 누구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원문에도 적혀있지를 않아서요. 한국 바둑계를 무척 잘 아시는 분 같은데.. 좋은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바둑 시론이나 칼럼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이 문화로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사회에 차지하는 무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기원 측에서 조훈현9단 서봉수9단의 2,000 대국 돌파를 모르고 지나친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문제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언론보다는 한국기원 탓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생일도 자기가 차려 먹어야 한다." 라고 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은근히 자기 생일이 다가온 다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누가 생일 축하를 해주나요? 생일 찾아 먹으려면 챙겨주기 기다리다가는 평생가도 생일 선물 하나 받아보기 힘듭니다.
조훈현님 서봉수님 2,000 대국 기념을 우리 바둑계가 기억해주지 않고, 축하해주지 않는다면, 프로야구에서 축하해 주겠습니까, 축협에서 축하해 주겠습니까ㅡ.ㅡ::? 바둑계가 기억하지도 축하하지도 않는데 언론에서 보도나해주겠습니까?
일본에서는 임해봉 2,000대국 축하연도 하고...기념증도 전달하고 언론도 탄 것 같은데... 한국기원이 한국바둑 기록을 관심없어한다면...언론은 관심을 가질까요? 서봉수님과 조훈현님은 이제 한국 바둑계의 거목으로 자리 매김받을 만한 분임에 틀림없는데... 개인적으로는 무척 섭섭해 하셧을 듯... (나이가 들 수록...생일 안 차려주면 더 서운해 하죠) 안타깝고 속이 좀...
이렇게 좋은 시론 써주신 필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꾸벅 ps/야후 바둑 칼럼에 있는 글인데...복사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출력한후에 프린트를 보고 제가 자판에서 독수리 타법으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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