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젬 시사저널
대국시간 변경, 팬은 몰라도 돼?
대국시간 변경, 팬은 몰라도 돼?
2013-11-04 오전 9:05:38 입력
▲ 삼성화재배 4강전 대국개시 시간이 급하게 변경되어 많은 혼란을 주었다. 4강전 출전자의 면면. 이세돌-우광야, 탕웨이싱-스웨.
지금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연수원에서는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스 4강전 3번기가 이세돌-우광야, 탕웨이싱-스웨 대결로 치러지고 있다. 최고의 대국 환경에서 이세돌의 명국이 만들어지기를 모든 바둑 팬들이 숨죽이면서 지켜보고 있다. 바로 이때 대국개시 시간이 갑자기 변경되어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삼성화재배는 전통적으로 대국시간이 오전11시였는데 이번 4강전에서는 오전 9시40분으로 갑자기 변경되었다. 어제 밤 8시30분 경, 삼성화재배 대행사 대표에게서 오전 9시40분으로 갑자기 변경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처음엔 워낙 화급한 변경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갑자기'가 아니었다. 벌써 한국기원과 공동주최사인 KBS는 한 달 전부터 대국시간 변경에 관한 논의가 있어왔고 약 10일 전에는 최종 변경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이미 선수들이나 한국기원 관계자 등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
알 만한 사람에 기자는 포함이 안 되는지는 모르지만, 타이젬 뿐 아니라 각 매체의 기자들에게는 전혀 시간변경에 관한 공지가 안 되어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인터넷사이트는 물론이요 심지어 한국기원 소속인 월간바둑 기자도 변경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 4강전 중계를 위한 세트장 작업.
삼성화재배 보도자료는 10월29일 자로 한국기원 홍보실에서 이미 기자들에게 뿌렸다. 보도자료를 다시 읽어보면,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가 내달 4일부터 대전광역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다."라고만 되어있다. 물론 대국시간을 적시하지 않은 것은 당연히 오전11시이기 때문에 기자라면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았을 터. 또 "준결승 3번기는 KBS 1TV에서 오후1시부터 생방송될 예정이다."라고 언급이 되어있다. 그러나 대국개시 시간을 오전 9시40분으로 변경한다는 얘기는 아무 데도 언급이 되어있지 않다.
주최사 사정으로 대국시간 변경은 있을 수 있다. 끝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KBS측을 원망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리고 대국자들에겐 이미 수일 전 통보가 되었으니 '큰일'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마지막 세계기전에서 반드시 우승컵을 가져올 것을 학수고대하는 수많은 팬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한국기원 홍보파트의 불찰은 분명해 보인다.
어제는 특히 일요일이었다. 더욱이 저녁 8시30분에 변경사실을 급하게 통지하니, 수습에도 상당한 애로를 느꼈다. 타이젬의 경우 미리 '삼성배 D-1' 기사에도 오전11시 대국이라고 공지했고, 타이젬 해설자인 이춘규에게도 오전11시에 등판하라고 일러두었다. 여타 사이트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뒤늦게 한국기원 관계자는 대국시간 변경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불찰을 깨닫고 어젯밤 부랴부랴 기자단에게 연락을 하는 소동을 겪었다.
타이젬에서도 어젯밤 비상연락망을 가동하여 수정 공지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이 중차대한 4강전을 1시간 20분이나 뒤늦게 관전할 바둑팬들이 쏟아내는 원망은 여전히 두렵다. 아울러 여태 삼성화재배 4강전 기사를 쓴 기자들은 모두 '오보'를 낸 불량기자가 되고 말았다. 변화와 혁신을 주창하는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스가 '옥의 티'를 남겼다.
오늘 아침 8시59분, 한국기원 홍보실에서는 '대국시간이 생방송 관계로 9시40분부터 진행된다' 문자 메시지가 왔다.
TYGEM / 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