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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리저, '신진서 같은 기사가 있어서 다행이다' 극찬-2편

'신진서의 약점은 책임감이 너무 강한 것'

2024-02-28 오후 1:37:23 입력 / 2024-02-28 오후 3:36:40 수정

▲북경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무한대학 체육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인 리저.

 

 

계산 측면에 있어서 AI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간 기사의 계산 능력은 인간 뇌의 용량과 효율성 또는 인간의 유한성에 의해 제한된다. 뇌와 컴퓨터의 인터페이스를 만들지 않는 상황에서 인간의 바둑 계산 능력은 전반적으로 향상될 여지가 거의 없으며 개인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문제는 '판단'이다. 실제로 인간-컴퓨터 대결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 기사와 AI의 가장 큰 차이가 '판단' 영역에 있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왜 AI가 우리에게 '3-3침입'을 가르쳤을까? 설마 인간이 3-3 침입의 기본적인 변화를 계산할 수 없어서 일까요? 물론 아닐 것이다. 실리와 세력을 바꿔치기하는 것에 대해서 인간 기사의 이전 판단은 정확하지 않았다. 실리와 세력을 바꿔치기할 때 인간이 사용하는 두 가지 인지 방법인 '논리'와 '경험'이 내리는 판단의 정확도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판단의 오류가 발생한다(실리와 실리의 바꿔치기 때는 동일한 판단의 인지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판단이 많이 벗어나지 않는다).

 

바둑의 판단력(AlphaGo의 Value Network에 해당하는 부분)은 인간이 AI로부터 학습함으로써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인간이 AI에 한참 부족하고 인간 능력의 한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상할 여지가 많다.

 

AI의 Value Network가 제공하는 것은 승률이며, 인간은 당연히 AI처럼 직접 국면을 승률 가치로 바꿀 수 없으므로 인간은 여전히 인간 자신의 인지 방법을 사용하여 개선해야 한다. 인간의 인지 방법은 논리와 경험에 불과하며 기감의 향상에 있어서 주로 경험의 축적과 판단의 향상에 의존하며 둘 다 역할을 발휘할 여지는 있다.

 

인간 기사는 이제 '판단'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을 수행할 수 있으며, AI와 같은 좋은 보조 도구가 있으니 이러한 유형의 훈련은 가장 중요한 일상 훈련 방법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물론 일부 고수의 AI 훈련 방법은 여전히 비밀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훈현하는지는 여기에서 많은 것을 언급하기 어렵다. 다만 바둑의 지식 구조에서 왜 전문적으로 판단력을 연습하는 것이 실현 가능하고 효율적인가라는 이론을 명확히 설명할 필요는 있다. 

 

AI로 자신의 국면 판단 능력을 훈련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험 축적의 방법이며, 현재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훈련 방법이다. 이론적으로 현 단계에서는 판정의 정확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판단 능력을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여전히 최전선에 있는 기사에게 매우 중요하고 실현 가능한 훈련 방법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신진서는 아마도 이미 고급반에 들어가 있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아직 AI 학습의 첫 단계인 기감을 쌓는 단계에 있다.

 

신진서가 매일 열심히 훈련하는 많은 고수들을 상대하면서 전체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플레이메이커'의 이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판단 능력이 이미 최소한 그들보다 한 단계 강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전투 국면에 들어갈 때, 그의 승률은 현저히 떨어진다(최근 몇 년 동안 신진서를 이긴 적이 있는 기사는 그의 전략이 그와 싸울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AI의 승률변동 그래프로 설명을 하자면 국면의 흐름을 잡는다는 것은 블루스팟에 해당하는 착점이 많고, 승률 그래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의 실수도 갑자기 패국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복잡한 전투의 한가지 특징은 계산해야할 부분이 비교적 많은 상황에서 거의 모든 수순이 정확해야 하고 한 번의 실수로 승률이 폭락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신진서의 현재 높은 승률은 그가 전체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장악력에 달렸다. 이러한 장악력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그의 판단력이 고수들보다 현저하게 앞서 있기 때문이다(과거 이창호는 상대가 아직 우열을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에서 그는 이미 어떤 변화도를 만들어 내어 어느 한쪽이 앞서 있다고 예단할 수 있었음). 판단력의 대폭적인 향상으로 그는 초기에 장기간 전투를 하다가 쉽게 역전되어 무너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고, 판단력의 향상은 AI를 이용한 훈련 방법과 매우 큰 관계가 있다. 현재 신진서를 꺾으려면 복잡한 전투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이고, 기력에서 신진서를 따라잡으려면 AI의 도움을 받아 판단력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훈련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진서가 AI를 통해 남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이론적으로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을지라도 AI에 대한 그의 이해, 인지 및 느낌과는 아주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나는 2021년 신진서가 바둑 AI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 인터뷰가 인상 깊었는데, 지금까지도 나는 이것이 AI 시대를 마주한 인간 기사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응답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신진서는 "블루스팟은 AI가 인간에게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한 수를 추천한 것이다. 그런데 그 위에 분명히 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저는 최근 승부가 바둑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지금 저는 바둑 한 판의 과정을 더 중시한다. 대국 전 내 컨디션은 한 판에 집중하기에 충분한가? 대국에서 제가 경솔한 수를 두지않았을까? 국면이 유리할 때 내가 자만했는가? 국면이 불리할 때 제가 일찌감치 포기한 적이 있는가? 실수가 생겼을 때 내가 국면을 전환하려고 노력했는가? 등등 어쨌든 저는 바둑에 대한 경외심이 생겼다"

 

나는 이 말을 무한대학(武漢大學) 바둑학과의 2학기 1교시 PPT에 올려놓고 AI를 대하는 인간의 진정한 긍정적 태도(바둑뿐만 아니라)를 보여주려고 한다.

 

AI가 보여주는 '바둑의 진실'은 기사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이해와 언어를 찾도록 부르짓고 있다. 이런 갈망은 겸손한 이성을 덕성의 기반으로 하고, 자만심은 갈등과 막막함에 빠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이르면 바둑과 사람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신진서가 암담이일장의 군자의 도를 보여줬다. 일찌감치 예봉을 드러내고 정상에 서서 경배를 받은 것이 아니라 한참 동안 슬럼프를 겪었고, 어렵게 오르고 쫓기던 도중에 상대에게 여러 번 야유를 받고, 운명의 신에 의해 범한 마우스미스로 눈물을 흘렸다. 또한 이유 없는 중상모략에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기사의 품격과 기개를 지켰고, 어쩔 수 없이 반격할 때도 비굴하지 않은 어조를 유지한 것은 가히 군자의 도라고 할 수 있다. 순수하게 경기의 공적과 이익의 관점에서 볼 때 신진서의 가장 큰 약점은 아마도 책임감이 너무 강한 것일 것이다.

 

그는 (1인자로서) 분명히 승리해야 하고, 우승해야하고, 심지어 기록을 깨야 하는 책임감(부담감)뿐만 아니라 기사 이미지를 유지하고 바둑계에 모범을 보이는 책임감까지 짊어지고 있다. 이러한 책임감은 때때로 경기에서 무거운 짐이 되어 그가 결승전에서 무아의 투명한 경지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모든 책임감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오직 승부에만 집중하도록 하는데 방해가 된다. 물론 이번 농심배의 전설적인 활약은 오늘날 신진서가 이러한 책임을 완전히 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책임을 포기해야만 부담 없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언젠가 신진서가 이유 없는 비방을 당했을 때, 나는 너무 화가 나서 그를 비방하는 일부 바둑 친구와 손절했다. 그리고 한국의 친구를 통해 신진서에게 "중국 기사들에도 이유 없는 비방에 반대하고, 기사의 명예를 지키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집단적 침묵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바둑계의 디아나 미투 사건 때 제가 김승준 사범을 통해 디아나에게 중국 기사들의 지지를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로 우리가 '공정'을 위해 한 일이 너무 적었다. 이는 모욕을 당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아주 나쁜 일이며, 적어도 우리는 그들이 입은 상처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내면의 지지를 전달해야 한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 가족들이 병원 일선에서 일했고, 나는 무한에서 봉쇄를 당해 무력감을 느껴 바둑계에 재난기부를 제안했다.  뜻밖에도 신속하게 한국으로부터 기부 요청받았고, 한국 기사 최초로 무한 재난 지역 기부를 제안한 사람은 당시 스무 살도 안 된 신진서였다. 후에 이창호와 최정까지 1인당 1000만원씩 무한의 재난기부에 나섰다(동시에 중국 바둑계에서도 많은 지지를 보냈지만 '도덕적납치-비현실적인 기준으로 타인을 강압하는 것'를 거부한다'는 논란도 일었다). 

 

2008년 원촨 대지진 때 이세돌과 조한승이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 전에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그 대회 8강전에서 나는 조한승에게 반집을 졌는데 그들과 함께 선행을 함께 하고 싶었다. 이런 순간과 사건에서 우리는 같은 산업공동체에 였고, 더 젊은 종사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느꼈다. 프로기사라는 직업은 원래 사회경제적 생활에 필요한 어떠한 용품도 생산하지 않지만 오히려 많은 물질적 인센티브와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만약 기사들이 인간의 정신과 사고의 한계를 탐구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할 줄도 모르고 무절제하게 요구할 줄만 알고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패배자가 될 줄만 안다면 이 직업이 존재하는 합법성의 근간은 아주 빠르게 흔들릴 것이다.

 

신진서 같은 기사가 있어서 다행이다. 기예는 물론이고 바둑과 AI에 대한 이해, 바둑에 대한 태도, 바둑의 인품, 업계에 대한 인식과 책임감, 기도의 계승 등 신진서는 모두 바둑계의 모범이 될 만하며, 24세도 안된 그는 이미 점차 '군자의 길, 암담이일장'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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