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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부따

‘이 정도는 해야 국가대표다!’

창작사활 붐 인 국가대표 훈련장

2014-10-08 오전 9:34:32 입력 / 2014-10-08 오후 4:44:55 수정


▲ 박정환-김지석 국가대표의 연습대국을 박영훈이 지켜보고 있다.

"바둑이 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프로가 되어서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이다. 일찍이 한국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선생은 "그걸 알면 나 먼저 가르쳐 주시오"라고 번번이 선문답 답변을 내놓곤 하셨다. 바둑에는 왕도(王道)가 없다는 뜻이리라.

프로도 어떻게 하면 실력이 늘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그래서 보통은 일류가 된 프로들을 따라해 보다가 심하면 행동이나 바둑 스타일까지 완전히 모방하려고까지 한다. 모든 면에서 도저히 따라 하기 힘든 이세돌을 제외하면 똑같은 포석에 중반전 이후는 상대의 실수를 받아먹으려는(?) 패턴이 계속 이어지곤 했다.

이렇게 된 이유 중 속기 바둑이 주요기전이 되면서 초반의 중요성 보다는 중반 이후 초읽기 상황에서의 큰 실수를 하느냐 안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80~90년대 일본바둑을 보며 공부한 우리 세대에겐 기보를 놔보고 연구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그 다음이 자신의 바둑을 복기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사활이나 기타 부분이었다. 최근엔 사활이 1번이 되고 기보 연구는 2번으로 밀린 감이 있다. 문제는 기보 연구마저도 워낙 시합이 많다보니 주요기보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클릭으로 기보를 본다는 점이다.

잠시 중국기사들의 창의성있는 한수를 감상해보라.

커제의 한수(상대 스웨)            판팅위의 한수(상대 왕시)

엔환의 한수(상대 박문요)          미위팅의 한수(상대 구리)
▲ 안성준이 이지현이 낸 사활문제를 풀고 있다.

그런 점을 바꾸기 위한 국가대표의 공부 방법은 크게 3가지. 우선 균형을 맞춘 시합 방법이다. 자율 공부나 다름없는 밤 시간 인터넷 속기를 두게 되니, 낮에는 시간이 긴 바둑을 둬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이다. 그래서 국가대표 연습시합은 제한시간 1시간 이하의 시합은 없다.

둘째는 중국에 비해 약한 포석 연구를 위해 초반 공동연구의 시간이 있다. 아무래도 바둑에 있어서 만큼의 최고의 두뇌들이 합작을 하니 결과물도 빠르게 나오고 새로운 수에 대해 바로 파악이 된다.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쪽은 상대적으로 야물지 못한 육성군과 여자대표들인데, 이들의 실력향상은 몇 개월 사이에 벌써 일취월장하고 있다.

셋째는 쉬는 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을 이용한 사활 공부다. 옛날과 달라진 점은 예전엔 해답이 있는 문제집을 풀었다면 지금은 해답이 없는 문제집을 푼다는 점이다.

장수영도장의 창작사활. 백선흑사(정답은 다음 회)

프로 입장에서 첫 느낌은 쉬워 보이는데 생각하다 보면 정답이 안 보인다. 패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사활. 패인지 아닌지만 가르쳐 줘도 난이도는 많이 내려가는데, 앞에서 얘기했듯이 프로들은 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 아닌가. 결국 이 문제는 목진석이 답을 안 가르쳐 줬으면 끝까지 못 푼 문제였다.

최근 가장 놀랐던 문제는 이지현의 끝내기 문제다. 바둑판에 뭘 하나 펼쳐 놓고 한번 풀어봐 하자 모두의 관심을 끌만한 문제가 하나 등장했다. 요지는 흑 집이 몇 집일까요?

엄청나게 큰집도 아닌데 계산하면 쉽게 12집. 10급만 되도 알 수 있는 문제를 낼 리 없다는 점 때문에 "정말 뭐가 있어"라고 하며 풀게 된다. 바둑을 배운 이래 처음 보는 문제를 이지현이 내 놨다는 점에서 우선 감사한 생각이다. 아무리 감사해도 안풀리면 짜증난다. 10분을 지나자 푸는 사람이 속속 등장한다. 결국 누군가 답을 가르쳐 주자 그 때야 이해가 같다.(정답은 역시 다음 회)


이지현의 끝내기 문제는 하나 더 있었다. 위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 서로 최선의 수순을 모두 보여주면 참고도만 20개가 넘을 정도로 변화가 많다. 이런 점이 바둑의 묘미가 아닐까. 책으로 만들면 문제를 풀 사람이 없어 낼 수 없다는 자부심이 가득한 한상훈의 창작 사활 30개와 김지석의 창작사활은 국가대표만이 풀고 있다. 훈련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공부 방법까지 간섭하기에는 이미 선배들을 뛰어 넘은 지 오래인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 국가대표 연습실 정경. 맨 앞에 최정과 오정아의 대국모습이 보인다.
TYGEM / 김성룡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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