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부따
'나는 착점의 자유가 있다!'
최근 일본 쑤야오궈의 기발한 포진 열풍
2014-10-27 오전 11:26:22 입력 / 2014-10-27 오후 3:04:18 수정
▲ 기존질서를 무너뜨리는 기수 귀수가 바둑판을
달구고 있다. 사진은 영화 '신의 한수' 포스터.
1933년 10번기 대결을 펼치던 오청원과 기다니는 의기투합하며 '신포석'이라는 이론을 세상에 공표했다. 당시 이 책은 10만부가 팔렸다고 하는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바둑서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신포석은 귀의 부분전을 중시했던 당시 일본바둑의 이론과 상충되는 중앙이 중심이 되는 혁명적인 시도였다. 역사의 전환점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일시적 유행현상이 아닌 현대바둑의 시작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신포석 시대에 나온 형태를 다듬고 발전시킨 사람이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는 중앙 바둑으로 세계적인 기사가 된 '우주류' 다케미야마사키가 있다.
바둑에 맛을 알게 되는 수준이 되면 그런 일류 프로들의 새로운 가치관을 따라하고 싶어질 때가 있고 또 종종 시도도 해보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포석법을 호기있게 두는 것은 좋은데, 승률이 낮아 질 경우 쉬이 포기하게 된다.
최근에도 이런 시도를 하는 프로들이 있다. 새로운 신포석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그저 괴초식의 일부인지 한번 살펴보자.
▲ 양건과 일본의 쑤야오궈.
양건의 대 외목
90년대 '신4인방'이라는 말이 있었다. 당시 4인방은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를 지칭했는데, 두각을 나타내는 신예 4명을 이에 빗대 만든 신조어였다. 당시 신4인방의 일각이었던 양건의 대 외목이라는 것이 있었다. 모험 바둑을 두고 싶어도 질까봐 자신 없어 하던 동료들을 제치고 양건은 나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바둑을 다 해보는 기사였다. 성적도 나쁘지 않아 상당히 오랜 기간 대 외목을 구사했고 당시 굉장한 인기를 구가했다.
목진석의 천원바둑과 양외목
어릴 적부터 '괴동'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목진석은 타고난 힘 바둑을 구사한다. 수읽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바둑을 두기 때문에 걸려들면 그 누구도 헤어나기 힘들 때가 많다. 모든 대국에서 시도를 한 것은 아니고 2001 KBS바둑왕전에서 흑을 잡을 때 천원을 두고 시작했던 수법이다.
당시 묘하게도 패자조에서 흑을 계속 잡은 것이 계기가 되면서 5회나 연속 천원에 두었다. 천원에 두는 것도 한 수의 가치는 충분하지만 현대바둑에서 덤이 큰 상황에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본인의 힘 바둑과 잘 어울리는 바둑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는 타고난 점이 있다.
두번째는 지난해 선세이션을 일으켰던 양 외목 포석. 묘하게 olleh배에서도 계속 흑을 잡으면서 이 포석을 계속 시도했고 포석의 완성도가 있었다. 혹시 내가 목진석과 만나면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젊은 기사들이 이 수에 대해 집중 연구를 할 정도였다.
▲ 목진석.
간쓰양의 양 대 고목
중국에 간쓰양이라는 기사가 있다. 20대 중반의 기사로 중국 국가2팀에 소속되어 있다. 특히 몇 년 전 타이젬에서는 양 대 고목으로 승률이 좋아 인기 ID 기사 중 한명. 어느 순간부터 다께미야하면 3연성이 떠오르듯이 양 대 고목 하면 간쓰양이 생각날 정도로 흑을 잡으나 백을 잡으나 양 대 고목을 두고 시작한다. 그만큼 그 포석은 '자신의 포석이다'라는 자부심이 묻어 있다.
에피소드 중 하나가 바로 2012 중국 을조리그 이세돌과 시합에서도 양 대 고목이 나왔다. 그런데 이세돌이 상대가 어떤 수를 두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 이세돌의 한수가 바로 흑5. 한동안 우리 기사들은 간쓰양과 두면 흑5로 붙였는데 이 수가 정말 기발한 파해책이다. 이세돌의 천재성을 엿 볼 수 있는 한 장면.
쑤야오궈의 5,7류
최근 일본 바둑계는 이야마의 전관왕 등극이 가능한가와 더불어 또 한명이 떠오르고 있다. 쑤야오궈라고 하는 중국계 일본기사다. 1979년생으로 특이하게 대만 출신이 아닌 중국 본토 태생이다.
일본에서는 약 10위권의 선수로 대만계인 장쉬와 함께 '5.7류'라고 하는 특이한 신포석을 7월부터 공동 연구했다고 한다. 10월9일 기성전 예선에서 다께미야를 상대로 '5.7류'를 사용했다. 이 수는 확실히 특이한 형태로 기존에 누구도 보여준 적이 없는 수. 놀라운 것은 이 포석으로 3집반을 이겼다는 점이다.
다시 4일 후 일본 십단전 본선에서 조선진을 상대로도 똑같이 두었다. 조선진은 백6을 A로 두었고 백10을 B로 둔 다께미야와 달리 C로 두었다. 결과는 쑤야오궈의 불계승. 이기면 더 자신감이 붙는다. 당분간 쑤야오궈의 5.7류는 발전할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 대국수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그렇기에 새로운 포석이 나오면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파해법도 나온다. 그런 부담 속에서 새로운 포석을 사용하기란 사실 많이 어렵다. 어린 기사들일수록 더 성적에 민감한 세상이 되다 보니 그야말로 남 따라 하기 바쁘다. 이세돌이 항상 말하는 '그저 그런 바둑'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뭔가 어필할 수 있는 어린 신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TYGEM / 김성룡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