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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장 새출발-德으로 뭉친 사제

장수영도장의 기둥 장수영 박병규 師弟 인터뷰

2015-03-15 오전 12:01:34 입력 / 2015-04-18 오후 2:21:26 수정

▲ 15년간 장수영바둑도장을 이끌었던 장수영과 그의 제자이자 '2기 장도장'을 이끌어갈 박병규.

2월 중순. 네 명의 입단자가 나온 장수영도장에서 입단축하연이 성대하게 열렸다. 입단자들의 부모 친지와 함께 도장을 이끌고 있는 장수영 박병규 이용찬 사범, 그리고 도장출신의 프로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1월 송지훈에 이어, 2월 홍무진 박건호 이창석 등 네 명이 차례로 프로의 옷으로 갈아입었으니, 단일도장에서 한해 4명의 입단자를 배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장수영도장은 지난 96년 안달훈이 첫 입단에 성공한 이후 박병규 서건우 이원도 강창배 문도원 김혜림 류민형 안국현 이지현 오정아 양우석 박영롱 김성진 박경근 강태훈 김진휘 강다정 이유진 홍무진 박건호 이창석 송지훈 등 지금까지 총 23명을 배출했다. 단위는 토털 71단. 아직 젊고 어린 선수들이 즐비하여 장차가 더욱 기대되는 도장이다.

잔칫날 축하연에서 도장의 장문인 장수영 사범은 도장의 2선 후퇴를 얘기했다. 15년 동안 자신의 손때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장수영도장을 '2기 장문' 박병규 사범에게 물려주겠다는 선언을 한 것.

사실 이 소식은 바둑계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축하연에 참석했던 하객들은 장사범의 선언을 듣고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장을 아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젊은 후계자 박병규 사범에게 전체적인 도장 운영을 맡긴다는 것이었다. 덕(德)으로 제자를 가르쳐 온 장수영도장을 타이젬이 찾았다. 새롭게 도장의 수장이 된 박병규 사범과 약속이 되었는데, 친절하게도 장수영 사범도 동석했다.


리모델링을 하고 나니 훤하다.
박병규=아직 완전히 마무리 된 것은 아니고 일단 바둑 둘 수 있는 공간만 급하게 마무리했다. 원래는 건물 자체를 옮길 생각도 했다. 대로변에 위치해서 공부 방해 요소가 있다고 봤지만 이 동네에 이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장수영=아이들에게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 주려고 한다. 서울에서 사실 이만한 장소도 사실 쉽지 않다.

올해부터 장도장을 박사범에게 맡긴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가?
박병규=지금까지 15년 이상 장사범님이 잘 이끌어주셨는데, 앞으로 제자들과 함께 도장을 더욱 발전시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수영=처음 도장 시작할 때부터 제가 프로 타이틀 차지도 못하고 해서 제자들만큼은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 도장은 제자들의 것이며 박사범에게 3년 전부터 뒤를 이어서 운영하라고 이미 언질은 줬기 때문에 갑작스런 것은 아니다. 제자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여 명소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올해 63세인데, 더 할 수 있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열심히 하려고 하면 내 나이도 많은 편이다. 원생관리 부모관리 학교관리부터 지방의 원장님들과의 유기적 관계, 도장사범 관리 등 원장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젊은 사람이 나서주어야 한다. 박병규 사범이 35세, 이용찬 사범이 34세다. 충분히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장을 후계자에게 넘긴다는 것은 박병규 개인에게 영광인가?
박병규=제가 임순택 사범에게 배우고 입단 1년 전부터 장수영 사범님 댁에서 숙식하며 제자가 되었다. 장수영 도장을 물려받은 것이 영광이다. 책임도 막중하다.

▲ 입단의 산실 장수영도장이 깨끗하게 리모델링했다.

안달훈이 첫 제자고 박병규는 두 번째 제자인 것으로 안다. 2000년에 시작된 도장을 후계자에게 넘긴다는 것은 딸을 시집보내는 느낌이 아닌가?
장수영=그런 느낌은 아니다. 도장원생과 학부모와의 관계나 학교문제(경성중학교) 등 대외 관계에서는 아직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그쪽 부분은 내가 아직은 도와줄 것이 남았다. 그리고 제가 완전히 은퇴하는 것은 아니고 장도장의 제2기라고 보시면 된다.

늘 도장사범에게 묻는 질문이다. 승부를 하려고 프로가 되었는데, 승부는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봤는가?
박병규=길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24세 때 KBS바둑왕전에서 송태곤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제가 잘 두는 줄 알았고 약간 우쭐하기도 했다. 그 후 1년 만에 처참히 무너졌다. 또 대학과 승부를 고민하는 차에, 장사범님이 적극적으로 후배를 길러보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해오셔서 이 길을 가게 되었다. 입단대회에서 떨어지는 등 후배들의 아픔을 보면서 제 맘도 아팠다.그후 같이 해보자는 생각을 굳혔고, 후배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했다.
장수영=각자마다 재능이 다르다. 박사범은 독특한 맛이 풍기지는 않지만 성실해서 모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 전부터 사범 일을 하면서도 잘해왔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하리라 보았다. 장도장 처음 차릴 때부터 제자들 중 누구 한명에게 물려줄 생각이 있었다. 

새삼스럽지만 장도장만의 특징이라면?
박병규=장사범님과 제가 다른 부분일지 모르겠다. 흔히 자신이 좋아하는 쪽으로 제자도 나가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승부하는 친구는 승부 쪽으로 열심히 가르치고, 바둑을 통한 다른 부분을 접목시키는 쪽은 승부외적인 면도 중시한다. 장사범님은 제게 여러 가지 길이 있다고 자주 얘기하셨다. 장도장 출신들은 승부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자들이 많다. 25살 이전에 자신이 갈 길을 정하는 것, 제 경험상 30대 초반에 그 길을 알게 되면 늦다.
장수영=나의 철학이 많이 반영됐다. 우리 도장 아이들은 어디 가서도 조금씩 손해 보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늘 말해왔다. 도장 동문뿐 아니라 바둑계 전체적으로도 잘 뭉치고 서로 돕고, 친목관계가 두터운 도장이다. 도장 숙소에 1년 내내 원생이었던 친구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찾아온다.

▲ 박병규 장수영 사제가 장수영도장이 지나온 15년을 소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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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로서 박병규를 다른 분이 평가한다면 어떨 것 같나?
박병규=착하다는 얘기는 많이 듣고, 반면 독하지 못하다는 얘기도 들을 것 같다. 착하고 성실하다든지 인상이 좋다는 이미지가 박혀 있다. 아이들에게 강하게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니고 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 부분은 후천적으로 제가 노력해야 한다.

이번에 4명의 입단자를 냈는데, 특별한 무기가 있었나. 아니면 그간 적체된 얼굴들이 한꺼번에 입단에 성공한 것인가. 거꾸로 이후 입단대회에서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박병규=4월 영재입단대회 2명 선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걱정중이다(웃음). 부담은 되지만 열심히 하겠다. 일반인 입단대회에서 올해만큼은 못해도 계속 입단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2011년에 4명, 그후 3년간은 1~2명씩 계속 나왔다. 2014년 겨울 남자입단대회엔 한명도 입단을 못 시켰다. 그 때 생각했던 1~2명이 이번에 입단한 것이다. 이번 입단대회는 저 보다는 출신 프로들의 도움도 컸다. 장사범님께서 내가 너무 가르치려 하지 말고 주위에 있는 좋은 자원들을 활용해서 같이 가야 한다고 조언해주셨고 그게 큰 도움이 됐다.
장수영=설날엔 도장출신들이 늘 세배를 하러온다. 프로들은 물론이요 대학에 들어간 친구들도 온다. 올해는 특히 입단한 친구에게 처음으로 부탁했다. 이번에 입단자를 내지못해서 내가 난처하게 되었으니 1년간 좀 도와달라고 했다. 그래서 박사범이 입단대회전에 기존기사들에게 호출을 했다. 입단했던 선배들이 엄청나게 많이 와서 둬주고 연구하고 노력 많이 했다. 올해는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고 본다.

장차 인생의 목표도 도장건설이라고 생각했나? 김은선과는 부부기사인데 결혼을 서둘러한 것도 왠지 긴 인생을 보고서 한 것 같다(웃음).
박병규=3년 전부터 도장은 물려받는 것을 논의했으니 갑작스런 일은 아니고. 결혼은 나의 입장은 적당한 시기며 아내의 입장에서는 좀 일찍 결혼 한 편이다. 도장과 연애는 별개였다. 도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이 도장에 정착하게 된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타이젬에 장인에 대해 소개가 되기도 했는데 바둑가족이라고 알고 있다.
박병규=장인어른은 영원한 제 멘토다. 장인어른 본인도 두 아이(김은선 김은옥) 입단준비를 했던 분이며, 또 도장의 어려운 시기에 바둑관련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노인복지회관에서 7년째 바둑강좌를 열고 있고, 올 5월에 또 바둑기부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장인어른(김웅환)과 저희 부부와 처형내외(아마강자 이용희 김은옥) 등 온 가족이 바둑으로 재능기부를 한다.

끝으로 장도장의 번창을 위한 한 마디를 남겨 달라
장수영=지금 관계가 잘 유지되기 바랄 뿐이다. 제가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 잘 유지될 수 있도록하고 바둑계에서 장수영도장이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도장원생들을 지도하는 사범진.장수영, 박병규(오른쪽에서 두번째), 이용찬(가운데)사범.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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