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에 관해 중국의 한 바둑평론가가 올린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글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뉴스이 중심에 있는 생성형AI '딥시크(Deepseek)는 'LG배 커제 기권 사건'을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제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글에 따르면 Deepseek는 제29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이 규칙 논란과 심판 판정 문제로 인해 바둑 역사상 가장 논란이 된 경기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커제 9단이 제29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에서 반칙패와 기권패를 당하면서 한국과 중국 바둑팬들 사이에 격론이 이어졌고 스포츠외교 문제로까지 번졌다. 

지난 1월 22일, 결승2국에서 커제는 사석을 바둑통 뚜껑에 올려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차례 경고를 받았다. 첫 번째는 2집 벌점, 두 번째는 즉시 반칙패가 선언됐다. 해당 규칙은 2024년 11월 한국기원이 새롭게 시행한 것이지만, 본 대회는 2024년 5월에 시작됐기 때문에 규칙 소급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됐다.

이에 중국 대표단은 “소급 적용은 부당하며 벌칙도 지나치다”고 항의했으나, 한국기원은 판정을 유지했다.

이튿날 벌어진 결승3국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 심판은 커제의 행위를 다시 문제 삼았고, 경기 중 상대인 변상일의 생각 시간 동안 경기를 중단했다. 이에 커제는 재경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기권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변상일이 우승을 차지하며 3억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중국위기협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반발했다. 중국위기협회는 “심판이 경기 중단 타이밍을 잘못 판단했고, 판정 기준이 일관되지 않았다”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또한 “한국기원의 규칙이 선택적으로 적용됐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LG배가 2024년 5월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원이 2024년 11월 도입한 새 규칙을 적용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컸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새 규칙을 소급 적용하지 않지만, 한국기원은 이를 결승전부터 시행했다.

중국 바둑계는 일반적으로 반칙에 대한 처벌은 해당 경기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제18수에서 발생한 반칙을 제44수에서 문제 삼아 페널티를 적용하면서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주장한다.

또한 같은 실수를 두 번 했다고 해서 즉시 반칙패를 선언한 것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바둑에서는 ‘비공개 착수 원칙’이 중요한데, 심판이 경기 중단을 선언한 시점이 논란이 됐다. 변상일이 고민하는 도중 경기가 중단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의 사고 시간이 연장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한국기원은 2월 5일 “두 차례 반칙 시 즉시 패배” 조항을 삭제하고, 향후 국제 대회에서는 해당 벌칙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기원은 “규칙 개선을 위한 좋은 조치”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바둑계에서는 중·일·한이 각기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커제는 결승에서 기권하면서 챔피언 타이틀을 놓쳤고, 변상일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논란 속 승리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LG배 자체도 이번 사건으로 ‘판정 논란이 빚은 촌극’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대회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국제 규칙 통일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한·중·일 바둑계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일관된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한 가짜 뉴스도 성행하고 있다. 한 가짜 뉴스는 "결승전에서 변상일이 ‘돌을 놓기 전에 초시계를 먼저 누르는 행위’를 했으나, 심판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반면 커제의 경우 반복적으로 제재를 받으며 판정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라는 사실무근의 글이 SNS에 떠돌고 있다.

Deepseek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보다는 단순히 규칙의 차이가 심각한 사건을 초래했다고 보았다. 또한 Deepseek는 한국의 새로운 규칙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국 규칙은 다를 수 있지만, 공정함이 결여되어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반칙패-기권패' 제29회 LG배 결승 시리즈를 재구성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