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 타이젬만화

국수산맥

<관전기>장문에 걸린 손오공

박상진(승)-서능욱, 국수산맥 예선에서 등장한 '장문'

2022-06-29 오전 10:02:13 입력 / 2022-06-29 오전 11:27:24 수정

▲국수산맥 예선 1회전 박상진-서능욱 대결이 126수 만에 단명국으로 끝났다. 좌하귀에 흑 다섯 점이 잡히며 백 철벽이 구축된 형태가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은데… 어쩌다 이른 종국을 맞게 됐는지 수순을 따라가본다.

 

 

근두운을 타고 바람을 가르며 천변만화를 부리는 '반상 손오공'. 서능욱9단을 묘사한 수많은 관전기자들의 평이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아니 손오공도 근두운에서 떨어질 때가 있었는데… 손오공이 장문에 걸린 진귀한 형태를 만나본다.

 

대국은 28일 14시에 중계 대국으로 펼친 제8회 국수산맥 국내프로 토너먼트 예선 1회전. 1958년생 서능욱(흑)과 2001년생 박상진의 대결이다.

 

 

▲126수까지 진행됐지만, 이 대국은 사실 여기서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왜 그런가 하니-

 

 

▲실전진행1

 

 

흑은 당연히 1로 이을 수밖에 없는 장면인데, 백4의 곳이 언제든지 선수로 듣는다는 점이 흑 입장에서 절망스러운 사실이다.

 

백2·4·6 멋들어진 수순으로 알토란 같은 흑돌 다섯 점이 잡히면서 승부가 단번에 기울었다.

 

 

▲실전진행2

 

 

바둑에서, 아니 전쟁에서도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 처신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죽음을 각오하고 '옥쇄'를 택하는 방법. 두 번째는 다소 기구하더라도 일단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하는 방법.

 

손오공이 택한 방법은 후자였다. 아직 돌을 거두기는 너무 이르다고 판단한 흑은 실전진행2 흑▲로 1선을 기어 넘어갔다. 백이 A로 때리는 수는 무려 99%가 넘는 승리 확률.

 

 

▲실전진행3

 

 

문제의 발단은 백이 열번 째 수로 △표시 곳처럼 젖혀왔을 때였다. 이 장면에서 흑은 쉽게 응수할 수도 있었는데, 먼저 전투를 걸어간 쪽은 흑이었다.

 

 

▲참고도1

 

 

흑1로 단수치고 3으로 이어두었다면 가장 무난했다. 인공지능 추천수이기도 하다.

 

 

▲실전진행4

 

 

하지만 흑은 1~5로 강하게 백돌을 휘감아가는 수를 선택했고, 이제부터 한 수만 삐끗해도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무시무시한 전투가 펼쳐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전진행5

 

 

공격하는 쪽은 흑이지만 돌이 놓일 때마다 곤란해지는 건 백이 아니라 흑이었다. 백△로 내려빠진 상황에서 흑이 곤란하다고 분석하고 있는 타이젬 대국실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을 볼 수 있다.

 

 

▲실전진행6

 

 

백이 1·3으로 젖혀왔을 때가 기로였다. 축은 흑이 유리한 상황. 요석인 넉점이 잡혀서는 단번에 바둑이 끝나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형국인데-

 

 

▲참고도2

 

 

정석을 외우고 잊어버리라는 말이 있다. 정말 까먹으라는 뜻이 아니라, 먼저 정석을 철저하게 공부하되 주변 배석이나 대국 상황에 맞게 수를 구사하라는 의미다.

 

이 바둑은 '프로기사의 고정관념'이 발목을 잡게 됐다. 참고도2 흑1로 단수를 먼저 쳐두고 3으로 잇는 수는 일반적으로 '속수'에 해당한다. 보통 프로기사들이 아마추어에게 바둑을 가르칠 때 "이렇게 두시면 안됩니다" 하고 설명하는 형태.

 

하지만 이 국면에서 흑이 요석 넉점을 살리는 수는 평소에 속수라고 정석책에 나와 있던 이 수법밖에 없었다.

 

 

▲실전진행7

 

 

실전은 흑1로 그냥 늘었다. 이 수가 보통 '프로의 행마'다. 단수를 결정짓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에 여러 가지 활용 수단이 있다. 소위 '뒷맛'을 남기는 고수의 행마법인 것.

 

그러나 지금은 백에게 2라는 무시무시한 반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전진행8

 

 

흑은 당연히 이을 수밖에 없는 장면인데 백3의 곳이 선수로 듣는다는 점이 뼈아프다. 백1·3·5 그림 같은 장문이 이렇게 탄생했다.

 

 

▲참고도3

 

 

만약 흑이 1로 단수치고 3으로 이었더라면, 백6으로 두는 수는 선수가 아니었다. 지금은 흑7로 하변쪽을 보강해도 중앙 흑돌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두었다면 흑이 유리했던 것일까? 사실 그건 아니다. 이 전투는 이미 시작부터 흑이 무리한 싸움. 백에게도 다른 수가 있다.

 

 

▲참고도4

 

 

흑이 1·3으로 정확하게 응수했다면, 이번에는 백이 4·6으로 흑을 괴롭힌다. 백6으로 단수친 곳을 받을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중앙 흑 넉점이 바로 장문으로 잡히기 때문.

 

백6으로 바로 단수치지 않고 4와 5를 교환해서 '근수'를 키워두는 수법 역시 교과서에 나와 있는 바둑 교본이다.

 

 

▲참고도5

 

 

하지만 이 상황이라면 흑에게도 난국을 헤쳐나갈 비장의 무기가 하나 준비돼 있다. 바로 흑7로 수를 바로 조여가는 수법. 

 

 

▲참고도6

 

 

흑이 정수대로 두었을 때 예상도. 실전과 달리 요석 흑 넉점을 살리고 반대로 하변 백 다섯 점을 포획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백10까지 일단락 되고 나면, 애초에 흑 귀에서 시작된 전투였고, 흑이 15집 남짓 얻는 동안 백은 8로 선수 빵따냄을 하고 10으로 좌변도 크게 선점하게 돼 대성공.

 

이 진행 또한 흑이 일찌감치 비세에 놓이게 되지만 실전보다 나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전진행9

 

 

한편 흑1로 넘어가며 굴욕적인 삶을 감내한 흑에게는 가시밭길만 남아있었다.

 

철벽을 구축한 백은 6으로 손바람을 내며 국면을 정리해갔고 더 버티지 못한 흑이 126수에서 돌을 거두는 것으로 파란만장한 승부가 끝이 났다(박상진, 126수 끝 백 불계승). 

 

 

▲2019 바둑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박상진.

TYGEM / 이영재

대국실 입장 대국실 입장하기 대국실 다운로드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타이젬바둑